• [영화 단평] 엘리멘탈 보고 왔습니다. (노 스포)2023.06.23 PM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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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마감이 빨리 끝나서 급 예매해서 보고 왔습니다. 픽사 작품은 소울까지 봤고


메이와 버즈 라이트를 안 봤기 때문에 사실 이 두 작품을 먼저 보고 가려 했으나 


시간 난김에 보는게 낫겠다 싶어서 보고 왔습니다.


다행히 괜찮은 작품이었습니다. 돈이 아깝지는 않더라고요. 


2. 일단 '픽사'니까 기술적인 부분, 캐릭터의 생동감(애니메이팅)은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거의 모든 부분에서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가 이 작품보다 낫다고 생각하지만,


애니메이팅에서는 역시 아직은 픽사가 업계 넘버원이라는 건 부정하기 힘들겠어요.


3. 작품의 톤이 온워드, 루카와 비슷합니다. 이 두 작품에 주토피아를 섞은 것 같은 세상을


보여주더라고요. 그런데 정작 이야기는 픽사의 것이라기 보다


오히려 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의 작품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러브 스토리"거든요. 


뮤지컬은 없지만요.


이젠 이런 전통적인 이야기조차 디즈니보다 픽사가 더 잘한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사실 당장 '흑인' 인어공주와 '백인' 왕자의 러브스토리가 이랬어야 했는데 


그 영화는 피부 스킨만 바꾸고 동어 반복을 했죠. 


반면 이 영화는 둘이 외형과 성질이 물과 불만큼 다르다는 걸 아주 노골적으로 보여줍니다.


4. 사실 엘리멘탈이라는 재미난 소재를 가져온 것 치고는 꽤 전통적이고 익숙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백인 남자와 아시안 이민자의 딸 2세의 로맨스를 물과 불의 사랑으로 비유한 작품입니다.


감독이 한국계라 그런지 여러가지로 너무 대놓고 한국 이민자로 보이더라고요. 


여러가지 한국 이민자를 상징하는 장면들이 많습니다. 


예전 우리나라 드라마에서 딸이 외국인 남자를 사위후보로 데려왔을 때 벌어지는 사건 같은 것들이


이 작품에서도 비슷하게 일어납니다.


다만, 2020년의 소재라기 보다는 2000년대 초반에 벌어질 법한 이야기라는 생각이 좀 들었어요.


작품은 교포 2세대를 다루지만, 지금은 교포 3~4세대의 시대고 지금의 40~50대의 부모 세대는


예전 만큼 전통적이지 않잖아요? 


5. 사실 픽사 치고 그렇게 깊은 사유를 불러 일으키는 작품은 아닙니다. 픽사 전성기 작품들에는


당연히 비교조차 힘들고 피트 닥터의 인사이드 아웃, 소울 같은 작품에도 한참 모자랍니다.


아무래도 플롯 자체가 그렇게 신선한 작품은 아니니까요. 비유도 다소 직관적이고요.


하지만 한국계 이민자에 관한 재밌는 스몰디테일들이 많습니다. 특히 한국인 관객에게 공감을 일으킬 만한


요소가 많아서 흥미로웠어요. 한국에서는 특히 먹힐만한 요소가 많겠더라고요. 데이트 무비로도 딱입니다.


게다가 여주의 성질 급하고 화가 많은 '불'같은 성미가... 저건 백퍼 한국인이야. 싶더라고요.


6. 원소인 여주 엠버 캐릭터가 매우 잘 빠졌어요. 남주에게 주기 아까울 정도로...


7. 조금 아쉽긴 해도 픽사는 픽사입니다. 좋은 작품이에요. 미국 흥행 성적이 안 좋던데 마침 한국에서 역주행중이라니


잘 됐으면 좋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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