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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단평] 컨저링: 마지막 의식 보고 왔습니다. (노 스포)2025.09.20 PM 05:06
1. 어쩔 수가 없다 예매하려는데, 정부 쿠폰이 2장들어와 있더라고요. 선착순이라더니 아직 널널하게 쿠폰 적용되는 거 보고
주말이고 해서 뭐 볼꺼 없나 cgv 앱을 뒤지니 컨저링: 마지막 의식이 아직 상영 중이더라고요. 쿠폰 쓰는 김에 얘도 예매해봤습니다.
관객이 저 포함 3명이더군요. 혼자였으면 좋았겠지만, 뭐.
2. 사실 컨저링 1~3편, 애나벨 2~3을 극장에서 봤습니다. 컨저링 몇 편은 유튜브 개별 구매도 되어 있어요.
호러 영화를 워낙 자주 보긴 하지만, 이 정도면 이 프랜차이즈 팬까진 아니더라도 돈 좀 쓴 축에 들겠죠.
그런데도 4는 그다지 끌리지 않았습니다. 일단 감독이 제임스 완이 아니기 때문이고 3편에 상당히 실망했기 때문입니다.
3편의 감독이 4편의 감독이더라고요. 심지어 이 감독의 이 세계관 데뷔작이 요로나의 저주인데 그건 진짜 시간 낭비였거든요.
3. 뭐 6천원 할인이고 시리즈 마지막이라기도 해서 그냥 극장으로 향했습니다.
예상대로더라고요.
4. 막 나쁘진 않았어요. 애나벨 1편 이나 더 넌 같이 진짜 인생의 중요한 시간을 낭비하는 느낌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감독이 바뀐 호러 영화 속편은 엉망진창이라는 서브컬처계의 클리셰는 역시 깨지지 않습니다.
물론 다른 B급 호러 영화들의 속편보다는 나아요. 이 프랜차이즈는 나름 마블처럼 세계관을 쌓았고, 서로
유기적이다 보니 그래도 워렌 부부의 서사라는게 있습니다. 컨저링 시리즈와 애나벨 시리즈에서 보여줬던
이 가족의 이야기가 마무리 된다는 점에서는 나름 볼 가치는 있어요. 뻔하긴 해도 아는 맛이 MSG면 그 나름대로 괜찮죠.
5. 문제는 이 영화는 호러 영화, 그것도 오컬트 하우스 호러에 속한다는 점입니다.
귀신들린 집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겁나 무시무시하거나 서스펜스가 넘처야 하는 그런 장르란 말이죠.
호러 영화를 마블 영화 보듯이 보는 저야 뭘 봐도 무섭다고 느낀 적은 없습니다만, 적어도 주인공 일행이 죽지 않길
바라는 서스펜스, 긴장감 이런 건 느낀단 말이죠. 사실 컨저링 1-2편은 이런걸 무척 잘했어요.
악령과 관객과의 밀당, 서스펜스 쌓기 등 제임스 완 감독이 능수능란하게 호러 영화의 장치들을 가지고 놀았어요.
애나벨 2편의 데이비드 F.샌드버그도 라이트 아웃의 감독 답게 나름 잘했어요. 집이라는 공간에 재미난 장치들을
배치해 귀신과 재미지게 잘 놀았거든요.
이 영화는 하우스 호러의 그런 맛이 전혀 없습니다. 오히려 스티븐 킹식 초능력 SF 호러를 보는 거 같아요.
이게 나쁘다는 건 아닌데, 이 프랜차이즈는 캐리나 닥터슬립이 아니라 컨저링이잖아요,
컨저링 시리즈는 꽤나 영화 기술적인 영화였어요. 존윅이 서사보단 액션 그 자체에 집중한 영화라면
컨저링은 악령들린 집과 엑소시즘 연출에 집중한 영화였거든요.
근데 소재만 그럴 뿐 4편은 대중 지향 가족 영화같아요. 흥행에는 도움이 되겠죠.
6 .
제임스 완, 데이비드 F.샌드버그 이 두 감독이 (망한) DC로 스카우트 되어
슈퍼히어로물 찍으러 가고, 뒤를 이어 받은 다음 감독들은 참으로 실망스럽기 그지 없습니다.
재밌게도 컨저링 마지막 의식은 가족애와 세대교체를 다루고 있기도 해요.
힘을 물려받은 다음 세대를 지켜주는 내용이거든요.
근데 프랜차이즈 감독 세대교체는 확실히 실패한 것 같아요. 회사도 그걸 아는지 이야기를 마무리 하는 거 같고요.
행성적이 좋다는 억지로 세대교체해서 프랜차이즈를 이어나가진 않았으면 합니다.
세대교체는 대게 실패하는 법이죠. 제갈량 사후 삼국지처럼, 아이언맨 사후 MCU처럼,
나루토 아들 보루토처럼 안 좋은 사례만 될 거 같아요.
7. 뭔가 유니버스를 다룬 작품의 마지막 의식이라고 하니 뭔가 어벤져스 엔드게임이 떠오르는 지점도 있었어요.
가족이 '투게더'로 똘똘 뭉쳐서 어셈블을 외치며 타노스... 아니 귀신을 물리치는 영화랄까.
8. 애나벨은 또 까메오로 몇번 존재감을 드러내는데 너무 자주보고 소비되다보니 이젠 정이 들었습니다.
전 원래도 애나벨이 무섭다고 느낀 적은없지만, 이젠 갑툭튀 하면 놀라긴커녕 이젠 반갑고 귀엽고 막 그렇습니다.
옆집 못생긴 불독이 정들어서 귀엽게 느껴지는 느낌이랄까.
9. 그래도 3편이나 보단 나았습니다. 애나벨: 집으로 수준은 되는 거 같더라고요.
한 줄 평 : 제임스 완 시절 밀당의 재미가 사라진 대신 가족과 어셈블을 외치는 호러 엔드게임. 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