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상잡담] 조금 늦은 광화문 후기2016.11.13 PM 08:22

게시물 주소 FONT글자 작게하기 글자 키우기

수면이 부족해 힘이 읎으므로 음슴체.

 

14:30 오전에 일 보고 짐 챙겨서 고속버스 타고 센트럴시티로 출발.

   옆자리 외쿡인 여성분이 어마어마하게 아름다워서 부정맥으로 죽을 뻔.

 

16:40 지하철이 많이 밀린대서 시내버스로 이동하기로 함.

   143 타니 남산터널 지나 회현역 쪽으로 우회한다고 공지가 붙었길래

   거기서 내려서 다이소, 먹자골목을 지나 시청광장으로 가기로.

 

17:10 다이소 남대문점 도착. 양초는 진작에 다 나가고 LED초도 없다길래 생수 작은 것만 구입.

 

0.JPG

 

17:20 북창동 먹자골목 애성회관에서 곰탕 한 그릇.

   곰탕의 생명은 국물이라지만 그래도 씹는 맛을 위해 고기도 좀 줘야하는 거 아니오 주인양반ㅠㅠ

 

17:50 시청광장 쪽으로 가니 광화문광장 방향으로는 이미 포화상태.

   녹색당 깃발들이 저쪽으로 줄줄 빠지길래 가는 길 있는가 싶어서 따라가봄.

   무교동 - 종로구청 - 경복궁 사거리로 우회하여 광화문 쪽으로 진행을 했는데...


2.jpg

 

19:00 광화문 앞에 도착은 했는데... 말 그대로 광화문 "코앞"

   내 앞에는 그 유명한 금속노조, 그 너머엔 차벽, 그 다음엔 경찰, 그 뒤가 광화문.

   무슨 일 생기라는 건 아니지만, 혹시 만에 하나 분탕질이 시작된다면 이곳일 것 같아서 약간 물러서기로.

   이 즈음부터 휴대폰 데이터가 오락가락하기 시작함.


 

1.jpg

 

(사진 펌)

 

19:30 세종대왕상 앞에 무대 있고 발언들이 진행되고 있길래 그 쪽으로 이동.

   그러나 인산인해로 이내 막혀서 어찌할까 고민하고 있는데 마침 앞의 방송차량에서 전광판 중계를 시작함.

   노란 점 위치에 자리잡음.

   웃긴게 바로 코앞이 KT 광화문빌딩인데 데이터는 먹통. 안테나 1~2칸으로 전화와 SMS만 간신히 터짐.


 

3.jpg

 

19:30~22:30

   공연, 발언, 모금, 촛불 파도타기, 포토타임 등.

   기억력이 부조캐서 순서와 상관없이 기억나는 대로 뒤죽박죽 나열해봄.

    

   중간중간 긴급환자나 미아, 급한 연락 등의 공지가 잘 이루어짐.

   규모가 크다보니 시청광장 인근에서는 따로 진행한 듯. 함성이나 구호가 엇갈리는 느낌.

 

   댓통녀ㄴ... 아니 대통령의 모교 성심여고생들의 발언은 시원시원하니 좋았고

   특히 '썩은 감귤만 내놓는 새누리당이란 감귤나무를 베어서 태워버려야 한다'던 제주 아재의 발언이 사이다(크으~).

   하야해~ 하야해~ 이제 하야해~ 순~실이랑 하야해~

   하야해~ 하야해~ 이제 하야해~ 새~누리랑 하야해~ 에서 폭소.

 

   조PD가 나왔는데 방송에 얼굴을 자주 비추는 편이 아니어선지 '누구야? 누구야?' 하며 어리둥절.

   '길가에 버려지다'에 비해 '순실의 시대'가 상대적으로 유명세를 못 탔고, 발표도 PDIS 이름으로 해서 조PD가 이쪽 과(?)인 줄 모르는 듯.

   이어 '친구여'를 부르니까 그제야 알아보고 우오오오 하는 분위기.

   그와중에 나이 있으신 분들은 아직도 '누구라고?' 하시는 중.

 

   그리고 놀랍게도 정태춘 씨... 라고 하기도 죄송스런 정태춘 선생님의 등판.

   신나고 격정적인 분위기는 결코 아니었지만, 오히려 그런 무덤덤한 듯 읊조리는 가사가 더욱 사무쳤다.

   누구냐며 투덜대던 어린 학생들도 전광판의 가사를 보며 (음... 무대 뒤쪽이라 그런지 목소리가 잘 들리진 않았음)

   이내 몰입하여 뭔가 골똘히 생각하는 낌새.

 

   문화제의 마지막은 역시 이승환ㅋ

   첫 곡으로 세뿌사를 부르다 후렴에서 "그대의 얼굴과 그대의 이름과 그대의 얘기와~ 지나간 내 정든 날"이 나오니

   어머니와 같이 온 중학생?쯤 되는 학생이 "어 나 이거 알어 저 사람 노래야?"ㅋㅋㅋㅋㅋ

   하긴 이승환 2집의 실시간 팬은 당시 그 학생 나이였을 어머님이셨을 테니ㅎ


   이어서 '물어본다'를 부르는데

   광장의 백만 명 모두와 비록 광장에 나오진 못했지만 마음으로 함께해준 모든 이들에게 바치는 헌정곡이라는 느낌이 확 들었음.

   "부조리한 현실과 불확실한 미래에 내 안에 숨지 않게 나에게 속지 않게

    그런 나이어 왔는지 나에게 물어 본다 부끄럽지 않도록 후회하지 않도록"

   부끄러움을 알기에 광장에 나왔고, 부끄러움을 알기에 함께하지 못해 미안해하는데

   정작 부끄러워해야 할 사람들은 "질긴 오징어를 누가 계속 씹으려 할까요. 적당히 씹다가 뱉겠죠" 이러고 있으니...

 

   몇 곡이 더 있었으나 데이터가 안터지는 상황에서 동생네 집까지 가는 법 수소문하느라 정신이 팔림;;;

   그러다가 어떻게 사랑이 그래요 전주가 쫙 들리는데... 이게 마지막 곡이구나 느낌이 확 옴.

   머리로는 '이거 끝나면 끝이다 사람들 한번에 쫙 빠진다 가려면 지금 가야해' 이러는데

   몸이 안 움직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 듣고 후렴 떼창 하고 문화제 마무리하고 마무리 발언까지 다 듣고 주위 쓰레기 줍고 정리 돕고 하다보니 11시ㅋ

 

 

6.jpg

 

22:30 광화문~시청 방면으로는 아직도 인파가 있기에 을지로입구역에서 2호선 타고 동생 집으로 이동하기로 함.

   가다가 잠깐 멈춰서 찍은 청계천 모습.

   겉보기는 멀끔하니 화려해보이지만 관리비나 수질 등 파면 팔 수록 얘깃거리가 나오는 것이 마치 어느 나라를 보는 듯 하다.


23:30 신림동에 동생부부 신혼집에서 하루 묵어가기로 함.

   결혼 후 첫 방문이라 집들이 겸 해서 갔는데

   막상 집주인들은 시댁 가느라 없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집주인 없이 나 혼자 하는 집들이ㅋㅋㅋㅋㅋㅋㅋㅋ

   신혼집 내어준 게 고마워서 아무 것도 안 건드리고

   가져간 침낭을 작은 방에 펴고 잠들려 했으나....

   작은 방에 TV, 플4와 라오어 리마스터가 비치되어 있음ㅋㅋㅋㅋㅋㅋ

   대체 얼마나 잘 만든 게임인가 궁금해서 게스트 계정 만들어 자기 전에 잠깐만 해봄

 

06:00 동 트는 거 보고 기절ㅋ

 

 

낮에 동생 부부 와서 같이 점심 먹고 고속버스 타고 옴.

도착하자마자 뻗었다가 기억이 더 희미해지기 전에 사진 동영상 정리하여 글 남겨봅니다.

 

p.s. 일단 마이피 카테고리는 [사회]로 했지만 단순히 소요시간으로만 따지면 [게임-비디오게임]으로 해야할 듯ㅋㅋㅋ

댓글 : 11 개
고생하셨습니다. 어제 같은 곳에서 같은 구호를 외쳤을 걸 생각하니 동지애가 불끈불끈 샘솟습니다.
  • =ONE=
  • 2016/11/13 PM 08:48
고생하셨습니다ㅎ 백만 명의 모임이라는 게 정말 어마어마하더군요.
어제 모인 모든 분들과 마음으로 참가해주신 모든 분들의 바람이 하루빨리 이루어지면 좋겠네요.
주문을 외워보자~ 하야하라박그네~ 하야하라박그네~
뜻있는 일에 참여하고 오셨네요~
저는 생업을 핑계로 못가고 상황만 봤었습니다.
동생분 부부와 같은 구역주민의 정으로 리플달고 갑니다~!
  • =ONE=
  • 2016/11/13 PM 08:53
삶의 자리에서 마음으로 동참해주심에 감사드립니다^^
하시는 일 잘 되기를, 또한 일하는 이들이 걱정 없이 잘 살 수 있는 사회 되기를 바랍니다ㅎ
잠깐만해봄->동트는거보고기절???????????????????????????????어라????????
  • =ONE=
  • 2016/11/13 PM 08:54
어라???? 그러게요??? 어라?????
좋은 후기 감사합니다. 전 초저녁쯤에 충정로 쪽에서 내려서 걸어갔는데 의외로 많은 분들이 충정로에서 내려서 걸어가시더라구요. 원래 좀 일찍 나왔는데 무현을 보고 가야 겠다 싶어서 신촌cgv에 가서 보고 본격적으로 출발했습니다.

마침 서문 고가를 차단해서 그리로 다들 올라가서 건너길래 저도 올라가 봤습니다. 도심 고가를 걸어서 가는 기분이 묘하더군요.

그리고 도착한 시청앞 광장. 와 저기 들어가면 몸빼기 힘들겠다 싶어서 사이드쪽에 서있었구요. 재미있는건 사람이 너무 많아 행진이 제대로 안 이뤄지니 소규모로 움직이시더군요.

그리고 현장에서 친구 만나서 이야기 하다가 감기기운에 생기는거 같아서. 조금 일찍 돌아 왔습니다. 아 지하철에 사람 진짜 많더군요. 근데 재미있는건 아무도 불평알 안하세요 ㅋ
아 그리고 무현 꼭 한번쯤 보시기 바랍니다. 지금 아이들이 나와서 자기의견 펼치는거. 그거에 대한 이야기도 있습니다.

좀더 많은 내용을 볼수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조금은 아쉬웠습니다.
  • =ONE=
  • 2016/11/13 PM 09:03
고생하셨습니다ㅎ 고가도로 걸어가는 귀중한 체험 하셨네요ㅎㅎ
무현 두 도시 이야기는 종영하기 전에 극장에서 꼭 보려 했거든요.
내용은... 음... 전하고 싶은 내용이 하도 많아서 선별해서 담았나 봐요. 과연 어떤 내용들일지 조만간 직접 확인하겠습니다ㅎ
고생 하셨슈~
  • =ONE=
  • 2016/11/13 PM 09:12
감사합니다ㅎㅎ
친구글 비밀글 댓글 쓰기

user error : Error. 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