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상잡담] [긴 글, 노잼 주의] 한 달 간의 코인판 체험기2018.01.11 PM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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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천으로 시작해서 한 달 만에 +1100%, 11천으로 일단락 지었네요.

그냥 살면서 이런 경험도 했다 생각하며 기록으로 남겨둡니다.




[발단]


그전부터 실물경제와 관련없이 후발주자의 욕망에 의해 돌아가는 코인판을 부정적으로 보면서도

마음 한편으로는 '해보지도 않고 마냥 까도 되는건가' 하는 복잡한 감정이 있었어요.


크게 손해보지 않는 이상 경험삼아 해볼 만도 하고,

혹시라도 이익을 본다면 후발주자들에게 삥뜯은;; 돈이니 나를 위해 쓰지 말자는 생각도 있었고요.

하여튼 이런저런 생각만 하던 차에...

(이하 음슴체)




[17년 12월 초]


평소 관심갖고 있던 메디블록이 토큰으로 발행된다는 소식을 듣고

당시 15000원인 1퀀텀을 2000 메디코인으로 교환해주니

상장 후 1메디가 7.5원 이상이면 이익인 상황.


쭉 살펴보니 비전이 애매모호한 듣보잡 코인도 상장빨만 받으면 10원짜리 동전 이상 가서

이건 매우 높은 확률로 '되는 길'이라 생각하여 

시드머니 천으로 시작.




[18년 1월 3일 낮]


한동안 잊고 살았다가 문득 생각나서 거래소 들어가보니

1000 -> 6000으로 불어남.

눈이 돌아감.


2천은 물타기용으로 원화 키핑하고 4천으로 단타매매 시작.

거래소 종목별로 창 띄워두고

여기서 3%, 저기서 5% 먹기를 하며 시간 가는 줄 모름.




[1월 4일 저녁]


이틀간 단타로 6천 -> 7천 만듦.

 

그런데 그동안 내 생활을 돌아보니

수시로, 심지어는 자다가도 폰으로 거래소 보는 게 정상은 아니라 판단.


게다가 소규모 거래소라 그런지

세력으로 추정되는 큰손이 800원대 코인을 9900원까지 펌핑해놓고 8000원대에서 털어먹는 걸 보니

단타는 개미의 지옥이라는 말이 떠오름.



이틀간 느낀 점은

1. 향후 24시간의 흐름을 보는 기준은 선물시장 향방이 결정되는 밤 10시부터 2시간 남짓.

2. 호재에 상승 따라가면 물리고, 악재에 하강 손절하면 털린다.

3. 큰손에 놀아나면 물리지만, 큰손이 놀려는 판에 슬쩍 껴서 30%만 챙기면 살 확률이 높다.


그래서 거래 방식 변경.

1. 거래소는 밤 11시~12시와 아침 8시~8시 30분만 본다.

2. 동전주는 보지 않는다. 지폐주도 대표 7개 종목까지만 본다.

3. 차트를 보고 추세와 수렴을 예측하고, 해외 거래소 기준으로 어느 선에서 거래량 터지는지 보고 보정.

4. 보정한 가상선에서 -20%에 매수, +30%에 매도를 걸어놓고 나머지 시간에는 일상으로 돌아가자.




[1월 9일 저녁]


5일. 겨우 120시간만에 7천이 다시 두 배 가까이 불어남. 이제 13천. 한 달 만에 1300%.


그런데 기분좋음도 잠시.

일주일 만에 비트코인장을 가보니

1월 3일에 메디코인 매도 안 하고 그냥 묻어뒀다면 30천이 됐을 가격.


6천을 일주일 간 별짓을 다 해서 2배 넘게 띄워놨는데

코인 사놓은 걸 일주일 늦게 떠올렸다면 5배 먹었을 거라는 아이러니한 상황.


분치기 -> 한나절 치기를 거쳐 최소 1주일 이상의 투자로 계획 변경.




[1월 10일 아침]


리또속 리또속 하지만 그만큼 많이 언급되고 거래량도 많아 주시하던 리플이

(이 거래소 기준) 2500원대까지 떨어짐.

 

장기적으로 3000원 선은 회복할 것이라 보고

일단 2400에 80% 매수 걸어놓음.




[1월 10일 저녁]


매수는 체결. 그러나 그 이후 반나절 새에 1600 저점과 2900 고점이 지나간 걸 보니

완만하던 그래프가 급격히 요동칠 거라 예상.


당장 2150에 손절할 것이냐, 저점 물타기로 평단가를 내려 며칠 뒤에 익절할 것이냐.

어차피 1주일 이상 볼 거니 버티기로.




[1월 11일 점심]


원래 코인질 안 할 시간이지만

점심먹으며 루리웹을 보니 코인이야기로 어수선.

무슨일인가 싶어 찾아보니 정부 발표가 있었고 코인판은 패닉셀ㅋㅋㅋㅋ


어차피 천으로 시작한 거니 손해볼 거 없다는 생각에

추세와 물량을 보고 남은 원화를 1310과 1190에 나누어 매수 걸어놓음.




[1월 11일 오후]


마음 다잡는다고 하였으나 공부가 손에 안 잡힘.

 

간만에 미시 거시 경제학 기본서를 꺼내 이런저런 요인들을 살펴보고

코인판에 대입해 시나리오 몇 개를 짜며 시간을 보냄.




[1월 11일 저녁. 현재]


저점 매수 성공. 매수평균가는 대략 2200 내외.

시세는 기사 뜨는 내용에 따라 출렁이며 1700정도로 수렴하는 상황.

이라고 글을 쓰는 사이에 다시 1900선으로 올라옴.


조금만 버티면 익절 가능하지만

어차피 초기 투자에 비하면 많이 남긴 거고

언제까지 코인만 들여다보고 살 수는 없으니

그냥 코인 맛만 봤다는 느낌으로 이쯤에서 끝내기로 함.


1880에 풀매도.







[종결]


이제 11천 중에서 송금 수수료 천원 떼고

시드머니 천원은 거래소 가입기념으로 받은 거니 따로 원금 챙길 필요도 없고

남은 만원은 후원하던 복지단체에 보내면 되겠네요ㅎ





이상, 저의 코인판 체험기였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 : 12 개
정말 몇일만에 엄청 났군요.
  • =ONE=
  • 2018/01/12 AM 12:21
그알 방영한 날부터 오늘까지가 쩔었죠ㅎㅎ
주식시장 1년 그래프가 코인 1시간 그래프라는 말이 과장이 아니던데요.
ㅋㅋㅋㅋㅋㅋ 꿀잼
  • =ONE=
  • 2018/01/12 AM 12:22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지만 가까이에서 보면 비극이다.

그런데 소액으로 하면 오르나 내리나 꿀잼이죠ㅋㅋ
지금 리플 3000원 뚫었...
  • =ONE=
  • 2018/01/12 AM 12:24
조금만 늦게 팔았다면 후원금으로 2만원 낼 수 있었겠네요ㅎ
뭐 그래도 즐겁게 체험했고
이제 코인은 제 일이 아니니까요ㅎ
진짜 운좋으셨네요 ㅎㅎ
  • =ONE=
  • 2018/01/12 AM 12:27
이익 실현에 눈 돌아가서 달리는 것보다
장난질 들어온 코인, 상승할 코인 잘 잡는 게 더 중요하더라구요.
돌겜 저리가라는 운빨ㅈ망겜ㅋㅋㅋ
그런 리플은 첫 상용화 소식과 함께 폭등했다는 결말..
  • =ONE=
  • 2018/01/12 AM 12:31
폭등했다는 말은 곧 누군가가 그 가격에 사고 팔았다는 거고
그 말은 또 하나의 폭탄 돌리기가 시작되었다는 얘기겠네요ㅠ
이득보고 나오셨군요
  • =ONE=
  • 2018/01/12 AM 01:16
이름모를 다른 개미님께 만 원 뜯어왔으니
사회에 환원하려구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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