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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일기] [스압, 16MB] 집도 아닌 집을 집처럼 만들어보기 12019.12.02 PM 09:23
[발단]
2018년 가을, 부모님이 귀촌을 결심하시고 시골에 주택을 구입하셨습니다.
어머님이 아직 정년이 되지 않으셨기에
저만 선발대로(!!) 먼저 들어와 살면서 고칠 곳을 알아두면
2019년 봄부터 고쳐서 여름에 이사를 들어오신다는 계획이었는데요.
살아보니 이건 집이 아니라 '집 꼴만 갖춘 그 무언가'더라구요ㅠㅠ
주방 바닥은 습기가 차올라서 벽지가 썩어들어가고
창문은 외풍을 막아주지 못해 뽁뽁이가 부풀어오르는 지경
그나마 창틀마저 삭아서 뽁뽁이를 붙인 테이프가 떨어져내리기 일쑤네요.
단열이 안돼서 해질녘부터 동틀 때까지 보일러를 계속 돌려야 합니다.
하루는 보일러를 깜빡하고 잤더니 아침 실내 온도가 4도까지 떨어졌어요.
난방텐트와 전기장판으로 어떻게든 버텨보지만 결국 발가락 동창에 걸렸습니다ㅠ
[설계]
저는 어떻게든 버틴다 하더라도
정년 전후의 부모님과 아흔을 앞두신 할머님은 도저히 못 사실 것 같아
개축, 증축, 혹은 재건축까지 염두에 두고 가족들의 의견을 수렴해 집 구조를 만들어봅니다.
대충 현재 도면을 그리고 부술 벽은 부수고 지을 벽은 지어서 설계도 초안를 만든 뒤
외삼촌의 소개를 받아 건축사무소를 방문했습니다.
설계, 건축허가, 감리 등의 절차는 건축사님이 맡아서 해주시되
육체노동은 인건비 절약을 위해 외삼촌, 외삼촌 지인분들 그리고 제가 하기로 합니다ㅠㅠ
[뜻밖의 지출]
알고보니 이 집의 전전주인이 혼자 알음알음 고치면서 이미 불법증축이 된 상태라
건축허가가 빠꾸당했다고 합니다ㅠㅠ
전 주인도 아니고 전전 주인, 게다가 이미 연락이 안 되는 상태라
학습비라 생각하고 다 덤탱이 씁니다ㅠㅠ
건폐율때문에 옆 필지 일부를 분할하고 지목을 변경, 집이 있는 대지에 합치고 어쩌고 하면서
행정사, 법무사, 국토정보공사 등등을 찾아가느라
시간도, 돈도 많이 깨집니다ㅠㅠ
부동산 거래시 복비, 법무사 자문료 아끼겠다고 대충 알아서 하면
나중에 크게 깨질 수도 있다는 걸 비싸게 배웁니다 ㅂㄷㅂㄷㅂㄷ
[공사 준비]
5월 중순, 가설건축물 신고를 한 뒤 컨테이너 하나를 가져옵니다.
공사하는 동안 세간살이를 넣어두고 밤에는 제가 기어들어가 뻗을 곳입니다.
안쪽부터 차곡차곡 가재도구를 쌓고 문 근처에는 침대로 쓸 소파를 둡니다.
낮에는 찜통이라 못 들어갑니다.
[철거 시작]
세간살이 정리를 대충 끝내고 5월 말에 들어서 해체를 시작합니다.
천장 합판부터 뜯어냅니다.
벽지와 석고보드, 합판을 뜯으니 단열재가 하나도 없이 쌩 지붕이 보입니다.
안방 천장을 뜯으니 용마루와 처마가 보입니다?????
보일러를 아무리 돌려도 따듯한 공기가 다 어디로 빠져나가길래 이렇게 춥나 했더니
보일러로 하늘을 데우고 있었습니다ㅠㅠㅠㅠㅠㅠ
전전주인 불법증축의 흔적.
시멘트블록으로 지은 오래된 농가주택을 얼기설기 고쳐서 혼자 사는 것 까지는 이해하지만
그걸 웃돈 붙여서 팔고, 거기에 다시 웃돈 붙여서 되파는 건 이해하기 힘드네요.
"속은 놈이 잘못이다"라는 말... 정말 싫네요ㅠㅠ
거실 샷시와 벽을 뜯어보니 외풍이 없을 수가 없는 구조입니다.
5cm 샌드위치판넬에 대충 샷시를 끼우고 외벽에 방부목만 덧댄 채 마무리라니ㅠㅠ
작은삼춘이 마법의 오함마를 톡 갖다대면 시멘트블록이 뾰로롱 날아갑니다.
저는 그 뾰로롱들을 모아 삽으로 떠서 나릅니다.
뾰로롱들이 더이상 안 나올 때까지요.
큰삼춘은 타일을 다 깨서 긁어냅니다.
주방 바닥이 썩은 원인도 찾았습니다.
분노와 함께 타일조각을 모아 삽으로 떠서 나릅니다.
더이상 안 나올 때까지요.
공사 시작해서 철거만 4일째.
이때까지는 화장실을 건드리지 않아서 사용이 가능했습니다.
5일째에는 화장실도 부숴서... 이후로는 뒷산 으슥한 곳에 야전화장실을 -이하생략-
다행히 관정에서 물 뽑아오는 펌프는 건드리지 않아서 씻거나 먹는 물은 문제 없었습니다.
세수도 빨래도 샤워도 탁 트인 앞마당에서 해야 한다는 것만 빼면요.
[본격 집 만들기]
6월 초부터는 내실 다지기에 들어갔네요.
이 깜찍한 R2D2는 레이져 레벨기인데요
레이져를 발사해 일정 레벨 이하의 잡몹을 썰어버립니다.
다행히 철거하는 동안 제 전투력이 53만으로 올라 썰리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숙련된 마법전사는 저 레이져가 수평과 수직으로 나간다는 사실에 착안, 각재를 수직으로 세우거나 할 때 활용한다고 하네요.
스티로폼을 재단해 지붕합판 밑에 대주고 폼건으로 마무리해서 일차적인 단열과 흡음을 합니다.
나무로 된 보 위에 시멘트블록이 올라간 게 위태로워보여 싹 걷어내고 각파이프로 보강합니다.
시멘트 블록만 있던 벽에는 열반사단열재(20T)를 붙이고 그 위에 각재를 박아둡니다.
각재 사이에 스티로폼으로 단열을 하고 합판으로 덮습니다.
각 방의 천장에도 각재를 두고 스티로폼을 끼워 2중 단열과 흡음을 합니다.
미리 주문했던 샷시를 가져와서 수평을 맞춰 심어둡니다.
레이져!!!! 피해욧!!!!!! 구석으로!!!!!!!!!
=ONE=이 죽었습니다.
디월트 레벨기의 레이져에 비비기엔 아직 제 레벨이 부족했나봅니다.
며칠 뚝딱뚝딱 하니 가벽은 거의 다 만들어졌습니다.
뻥뻥 뚫린 곳을 막으니 이제 좀 집같아 보이기 시작합니다.
[불지옥 시작]
6월 초, 벌써 더워지기 시작합니다.
비가 오기 전에 콘크리트를 타설해야 이후 공정에 지장이 없다고 해서
내부는 잠시 내려놓고 외부공사에 들어갑니다.
오전에는 화장실 오수관과 화장실+주방 하수관을 정화조에 연결해두고
오후에는 틀을 짜고, 와이어메쉬를 깔고, 그 위에 미리 불러두었던 레미콘차로 콘크리트를 부어줍니다.
콘크리트 다짐기가 있으면 좋겠지만 기계 대여료는 비싸고 저는 무료라서 그냥 마법의 갈퀴로 신나게 다져줍니다.
뒤에는 몸소 시범을 보여주시는 작은삼춘.
여차저차 콘크리트를 다지고 외삼촌이 미장마감을 한 뒤
너무 급하게 마르면 갈라지니 비닐로 덮어두고 하룻밤동안 천천히 말리면
와!! 고양이 발도장이 완성되었네요!!!!
[내부마감]
콘크리트가 마르는 동안 내부 마감을 합니다.
나르고 붙이고 하느라 사진을 못 찍었는데
합판이 드러난 가벽과 천장에 석고보드를 붙여줍니다.
미송 루바를 적당한 폭으로 켜고 한쪽 모서리를 날려줍니다.
루터를 하루 종일 잡으니 나중에는 주먹이 안 쥐어질 정도로 손바닥이 얼얼합니다.
적당한 길이로 자르고 끝을 45도로 다듬으면 구석 몰딩이 됩니다.
벽에 회색으로 보이는 것이 석고보드입니다.
복도 천장은 약간 꾸며줍니다.
하중이 실리지 않으니 대들보는 아니지만 대들보처럼 보이게 튀어나오도록 하고
양 옆으로는 경사를 줘서 천장을 만들 겁니다.
천장은 무늬가 화려한 낙송으로 합니다.
낙송 합판을 적당한 폭으로 켜서 양쪽 모서리를 날려줍니다.
손바닥의 감각도 같이 날아갑니다.
복도 천장에 먼저 붙이고
주방 천장에도 마저 붙입니다.
천장을 붙이면 이제 벽입니다.
무늬가 은은하고 감촉이 좋은 미송 루바를 사용합니다.
처음 보시면 '우와 고급지네. 이게 히노끼? 아니, 편백인가??' 하시는데 그냥 씨익 웃고 넘깁니다.
미송이 훨씬 싸거든요ㅋㅋㅋㅋ
일반 목재와 달리 루바는 서로 끼워맞출 수 있는 홈이 있어서
길이만 재단하고 한쪽 방향으로 쭉쭉 끼워맞추면 됩니다.
주방과 복도 벽을 미송 루바로 붙입니다.
천장 낙송 합판의 끝단에 맞춰서
레드파인 7x7짜리를 사포로 다듬고 박아올립니다.
서까래가 노출된 것처럼 보여 그냥 낙송판만 붙였을 때보다 훨씬 이뻐보입니다.
다용도실 벽은 낙송판으로 했습니다.
시각적으로 공간에 차이를 두려는 의도도 있었고
혹시나 다용도실에 습기가 차서 벽 마감을 뜯어내고 다시 해야 할 때
루바보다는 낙송합판이 더 수월하기 때문입니다.
[다시 밖으로]
6월 중순, 콘크리트는 다 말랐으니
장마가 시작되기 전에 최대한 빨리 거실과 2층 증축을 끝내야 합니다.
단단히 굳은 콘크리트에 각파이프를 박아 세우고 모서리부터 용접해 들어갑니다.
철골조 용접이 워낙 중요하다보니 이때는 제가 할 일이 별로 없었네요.
고속절단기 옆을 자세히 보시면 연마석 가루가 부분부분 고여있는데
그게 고양이 발도장입니다. ㅂㄷㅂㄷㅂㄷ
2층 바닥을 받칠 각파이프를 촘촘히 끼워 용접하고
2층 기둥도 용접해 세웁니다.
파이프를 밟고 올라가서 뒷산쪽을 내다보니
눈은 시원한데 발 디딜 곳이 없어 다리가 후들후들거립니다.
드워프는 땅을 밟지 않으면 기운이 빠진다던데
저는 인간이 아니라 드워프였나 봅니다.
2층 천장 구조를 용접해서
마법의 휴대폰으로 크레인 기사님을 부르면 뿅하고 올라갑니다.
이게 왜 여기에 있지;;;;
하여튼 화장실 천장입니다.
환풍기 방향이 자바라 나갈 방향이랑 달라 고생했습니다.
다시 밖으로 나가서, 1층 가벽을 대충 만드는 동안
주문했던 샌드위치 판넬이 왔습니다.
15cm라서 손으로 잡기는 애매하다보니 바이스로 찝고 크레인으로 옮겼습니다.
2층 벽까지 올리고 창문을 뚫어줍니다.
미리 뚫고 올리면 좁은 부분에 하중이 걸려서 휘어지거나 뜯어져버리니
올리고 뚫어야 한다네요.
크레인 부른 김에 천장에 올릴 판넬까지 다 올립니다.
하늘이 꾸리꾸리한 게 이날 저녁부터 비가 쏟아졌는데 하마터면 며칠간 쉴 뻔 했네요.
비가 오는 동안 안에서 계단을 만들고
(이때까지는 2층 올라갈 때 사다리 타고 창으로 올라갔습니다ㅋㅋㅋㅋ)
시멘트사이딩을 적당한 길이로 자르고 실리콘으로 붙여줍니다.
아1시1바(욕 아닙니다)를 밟고 올라가 작업할 수 있는 데까지만 하고
그 위는 스카이를 불러서 하기로 합니다.
창틀 샷시만 있던 곳에 창문을 딱 맞춰서 끼우면
마법의 창문이 고양이로 변합니다.
[비가 지나간 뒤]
6월 하순, 비가 내리는 동안에는 지붕이 미끄러워 못 올라갔는데
비가 어느 정도 지나갔으니 이제 지붕에 함석을 올립니다.
주문한 밤색 함석지붕이 도착하고
크레인으로 지붕 위에 올립니다.
지붕 판넬 끝단에 U바를 먼저 끼우고 함석지붕을 덮은 뒤 빗물받이를 대줍니다.
저는 땅에서 멀어지면 힘이 빠지는 드워프족이라 올라갈 수 없었습니다ㅠㅠ
밑에서 열심히 용맹의 버프나 걸어줍니다.
지붕 함석과 빗물받이가 마무리되고
전기공사 사장님이 오셔서 내선 조인과 분전반 작업을 해주십니다.
통신단자함 만드는 걸 깜빡해서 거실 콘센트 옆에 4구 키스톤을 설치하기로 하고
뽁스와 전선관을 심어줍니다.
친절하신 전기사장님이 요비선으로 랜선 땡겨주셔서 쉽게 끝났네요.
버릴 스티로폼 짜투리를 끌어모아 지붕 틈 사이를 메꿔줍니다.
이제 틈을 폼건으로 메꾸고 넓은 스티로폼으로 덮은 뒤 열반사 단열재를 붙여 마감하면 바람 샐 걱정 끝입니다.
드워프는 손재주가 뛰어납니다.
수도배관입니다. 요즘은 다 플렉시블 배관으로 한다고 하네요.
펌프실에서 주방으로 냉수관을 따주고 보일러실에서 올 온수관도 따줍니다.
땅 밑의 포쿠테 비스무리한 건 주방 하수관 빠질 곳을 임시로 막아둔 겁니다.
no pokutes were harmed in the making of this house.
작은 삼춘의 역작. 루바와 레드파인 남은 것으로 계단 난간을 만들었습니다.
사진에는 나사구멍이 도드라지지만
목재가루를 목공용 본드로 개서 나사구멍을 막으니 전혀 티가 안 납니다.
[make a happy face]
7월로 넘어갑니다.
지붕과 벽을 했으니 이제 바닥을 만들어야 합니다.
또 정신없어서 사진을 못 찍었는데
먼저 바닥에 스티로폼 단열재를 깔고 그 위에 열반사 단열재 10T를 깔아줍니다.
그 위에 와이어메쉬를 깔고 메쉬 사이를 철사로 고정합니다.
메쉬 위에 난방용 엑셀파이프를 깔고 케이블타이로 꼼꼼하게 짬매주면 바닥 방통 사전작업은 끝납니다.
여기까지 하고 대략 정신이 멍해졌는데
저대로 방통을 치면 방바닥에 케이블타이 더듬이가 튀어나오니
니퍼로 더듬이를 다 자르고 타이 매듭 부분을 바닥으로 돌려줘야 한다는 말을 듣고
저는 그만 정신을 잃고 말았습니다.
몰탈이 튀지 않게 벽에 마스킹 비닐도 붙여줘야 하는데
이미 정신을 잃고 몸만 좀비처럼 움직이느라
사진을 못 찍었네요.
케이블타이 더듬이 빠는 것은 일도 아니었네요.
마이티 트럭이 와서 모래(2.5톤?)를 쏟아내고 가면
시멘트 40kg 30포대와 적당히 섞어줍니다.
바닥 미장은 한번에 몰아서 해야하니 바싹 땡겨서 다 섞어야 합니다.
마법의 각삽이라 뾰로롱만 하면 섞어져서 다행입니다.
하마터면 입가에 시멘트 게거품 그르륵그르륵 뿜어가며 등골 빠지게 삽질할 뻔 했네요.
혼합한 사모래를 적당한 다라이에 담아 안으로 가져가면
숙련된 전문가께서 마법의 믹서드릴로 물과 섞어 바닥에 부어주십니다.
그리고 외치시죠. "뭐 구경났어? 빨리 가져와!!"
...하마터면 마법의 예절주입기 꺼낼 뻔 했네요.
Don't forget to smile!
섞어서 나르고, 섞어서 나르고, 섞어서 나르다보면
정신은 모래처럼 흩날리고
모래는 바닥나서 없어지고
바닥은 채워져서 끝납니다.
남은 시멘트는 촬영 후 제작진이 맛있게 먹었습니다.
바닥 미장이 끝나면 습기가 날아가게 창문을 다 열어 넉넉히 사흘은 말려야 합니다.
그동안은 마법의 도구들을 무리하게 써서 소진된 마법력을 채우는 평온한 시간이죠.
설마 그새 무슨 일이야 생기겠어요?
고양이 발도장 mk.II
뭐야 내 평온 돌려줘요ㅠㅠ
[외주의 시간]
작업이 마무리가 될 수록 전문가들의 손길이 필요해지고 제가 거들 부분은 점점 없어집니다.
뭔가 시원섭섭합니다만 단언컨대 이때가 좋았습니다.
화장실 수도배관을 따고 보일러실로 넘겨 냉온수 순환계를 만듭니다.
바닥은 여러 고민 끝에 온돌용 데코타일로 정했습니다.
전문가의 손길이라 다르긴 다릅니다.
여름에 깔고 겨울이 되면 수축해 틈이 벌어진다던데
12월인 지금도 눈에 띌 정도의 큰 틈은 안 보입니다.
그동안 타일집에 가서 화장실과 현관 타일을 고르면
타일 사장님께서 타일을 붙이고 깔고 해주십니다.
아, 저기 바닥에 보이는 사모래(물 없이 시멘트+모래만 섞은 것)는 타일 사장님 조수분께서 섞으셨습니다.
하마터면 재충전한 마법력이 또 소진될 뻔 했네요.
외주 최고!!
그렇게 화장실과 현관 타일도 완성입니다.
화장실 바닥 타일이 어긋나보이는 건 마법으로 공간을 자른 흔적입니다.
저렇게 공간을 잘라두면 샤워할 때 흐르는 물이 변기 쪽으로 올라오지 않는다고 하네요.
시스템 주방도 들어옵니다. 주방 키큰장+싱크대+조리대+가스렌지+렌지후드+인조대리석 상판까지 통으로 설치해주십니다.
외주 최고오오!!!!!!!
아버지께서 기왕 대들보(처럼 보이는 무언가)가 있으니 상량문을 써붙이는 게 어떠냐고 하십니다.
외삼촌은 종이로 써붙일 거면 아예 목각해서 달아버리는 게 어떠냐고 하십니다.
저는 알아서 하시라고 했습니다.
그렇게 아버지께서 쓰고, 외삼촌이 서각하고, 제가 먹칠한 상량문이 완성되었습니다.
외주 최ㄱ... 아 이건 외주가 아니라 가내 수공업이죠ㅋ
2층과 계단실, 1층 거실과 복도, 주방과 다용도실 벽은 목재로 마감하고
1층 방(할머니방, 부모님방, 옷방, 드워프방)은 벽지를 바릅니다.
천장은 흰색, 벽은 밝은 회색으로 골랐는데 석고보드랑 별 차이가 없어 보입니다.
도배 직후에는 벽지가 살짝 울어있는데
창문을 살짝 열고 하루이틀 정도 말린 뒤 보면
벽 대신 고양이가 울고 자빠져 있습니다.
기존 외벽 방부목은 최대한 손 안 대고 그대로 뒀는데
거실 샷시 자리는 외벽마감이 없던 곳이라 뻥 뚫려있었습니다.
외단열을 하고 적삼목을 적당히 잘라 메꿔줍니다.
적삼목과 루바 남은 걸로 창틀 몰딩을 둘러주고 시멘트사이딩 끝단에도 몰딩을 대줍니다.
바보와 연기는 높은 곳을 좋아한다는데
바보연기하는 고양이는 2중첩이라 틈만 나면 저렇게 올라가 있습니다.
왠지 야옹 대신 "으하핫! 봐라, 쓰레기 같은 인간을!!!으흐하하핳하!!!"하고 울 것 같습니다.
주방 싱크대 사장님을 통해 인조대리석을 주문합니다.
현관 옆에 붙이면 고급진 대리석사이딩이 됩니다.
무거워서 실리콘으로 붙이는데
실리콘은 마르는 게 늦으니 글루건도 같이 발라서 붙여야 합니다.
시멘트사이딩이 너무 시멘트색이니 보호색을 입히기로 합니다.
시멘트는 밝은 나무색으로, 적삼목은 기존 외벽과 비슷한 색으로, 새로 지은 외벽은 두 색의 중간 톤이 나게 투명 마감을 해줍니다.
창문 몰딩과 시멘트사이딩 몰딩은 한 톤 진하게 갔습니다.
외부공사는 이렇게 마감되었고 이제 내부 소개가 있어야 하지만
스압이 심하고 제 마법력도 고갈되는 것 같아 여기서 1부를 마감하겠습니다.
그럼, 뾰로롱~
- 미티삔다
- 2019/12/02 PM 09:34
- =ONE=
- 2019/12/02 PM 09:41
집도 만들고 창고도 만들고 보일러실도 만들고 펌프실도 만들고 아이스박스도 만들고ㅋㅋㅋㅋㅋㅋ
- 아타커
- 2019/12/02 PM 11:49
역쉬 단가절감의 최고봉은 인건비 절감~~ㅎㅎ
- =ONE=
- 2019/12/03 AM 12:10
- 라스카린츠
- 2019/12/06 PM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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