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 '09 유럽 배낭여행기 - 님펜부르크 궁2010.06.20 AM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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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영어도 못한다면서 어떻게 구경다니냐" 라고 많이들 물어 보시는데...







영어못해도 다닐만 하드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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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음~

어머님이 식사준비를 하는 소리에 맞춰 잠에서 깹니다.

원래 오늘은 체코의 프라하로 가는 날이었지만, 잠깐씩 머무르다 이동하는게 반복되다 보니 몸이 많이 버리는것 같습니다.

그래서 과감하게 프라하 일정을 빼버리고, 뮌헨에 더 머무르기로 결정합니다.


문제는 이게 즉흥적으로 생각한 발상이다보니, 뮌헨에서 딱히 할게 없습니다.

뮌헨에 왔었던 최대 목표인 퓌센의 백조의 성도 갔다왔고, BMW도 봤는데 이젠 어딜간다나...

이리저리 생각하다가 가이드 북을 뒤져보니 뮌헨에 님펜부르크라는 궁전이 있다고 합니다.

어짜피 할것도 없으니 가보기로 합니다.





님펜부르크 궁은 가는길이 조금 복잡한데, 일단 지하철을 타고 Laim역으로 가야합니다.

가기전 중앙역 지하 슈퍼에서 오늘 마실 물과 음료수를 삽니다.

왠지 오래 걸을것 같아 2L짜리로 샀는데, 이게 오늘 한짓중 가장 병신같은 짓이었습니다.

Laim역에서 내려 트램을 타고 가야 합니다. 음.. 하지만 왠지 트램은 타기가 좀 그렇습니다.





로마에서 알지도 못하는 시내버스를 탔던 경험탓인지, 왠지 지하철 말고는 거부감이 생깁니다.

그래서 그냥 걸어가기로 합니다. 병신짓 두번째 입니다.ㅜ

가도가도 주택들만 늘어서 있고 궁전은 보이질 않습니다.

이길이 맞는지 틀린지도 몰라 결국 유모차를 끄는 아무머니께 물어보니 흠칫 놀랍니다.





아니 내가 뭐 잡아먹기라도 하나; 못생긴 외국인이 갑자기 말을거니 깜짝 놀라셨나 봅니다.ㅜ

그러면서 이길로 10분~15분 정도 죽 가면 나오니 계속 가라고 합니다.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계속 걷습니다.





걷다보니 거리에 낙엽도 많고 가로수 잎도 점차 노란색으로 물드는게 이곳도 가을이 성큼 온것 같습니다.

지금은 멀리 떨어져있는 우리나라도 단풍이 들기 시작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오오 가을...

...


외길을 따라 20분쯤 걸어니 드디어 님펜부르크 궁전(Schloss Nymphenburg)이 저멀리 보입니다.





바이에른 왕가의 여름궁전이었던 이곳은 17세기에 지어져 여러차례 개축공사를 해 지금에 이러렀다고 합니다.

궁의 앞쪽에는 분수와 호수가 있는데, 오리와 백조들이 기곳에서 헤엄치고 있습니다.

2리터짜리 물을 짊어지고 걸으니 금방힘이 빠지고 어깨가 아픕니다.

그래도 먹지도 않은 물을 버릴 순 없으니 울며 겨자먹는 심정으로 계속 가지고 갑니다. ㅜ





성 정면에 있는 분수. 시원하게 물줄기가 올라오는게 더위를 식혀줍니다.

분수대 가까이에서 사진을 찍고 본성쪽으로 이동합니다.





본성으로 들어가기전 가까이에서 한컷. 입장하기전에 밑의 입구에서 입장권을 끊습니다.





님펜부르크 성은 앞쪽과 안쪽 정원을 보는덴 무료이지만,

부속건물들을 전부 보려면 그 수에 따라 돈을 지불해야 합니다.

입장권을 사고 본성안으로 들어가 구경을 시작합니다.





우와...사방군데에 금칠이 되있는것이 무척이나 화려합니다.

도금 뿐만아니라 장식들도 세밀하게 조각되있는것이 눈이 핑핑 돌아갑니다. @.@





천장에는 당연히 천장화가 그려져 있는데, 주로 성경의 내용을 담고 있던 이탈리아와는 다르게

무슨 천사? 요정? 같은것들이 굉장히 화려하게 그려져 있습니다.





천장화가 있는 옆쪽의 방으로 들어가면 아늑해 보이는 공간이 나옵니다.

옆에는 이방에 대한 설명이 독일어와 영어로 안내되어 있습니다.





대충 읽어보니, 어제 갔었던 퓌센의 백조의 성을 지은 루드비히 2세가 태어났던 곳인듯 합니다.

천장화와 내부를 스~윽 훑어 보고 밖으로 나와 황금마차가 전시되어있는 마차 박물관(Marstall Museum)으로 향합니다.





마차 박물관은 본 성에서 조금 떨어져 있습니다. 이곳에 가이드 북에 나온 금장마차가 있는듯 합니다.





마차 박물관에는 그 이름에 걸맞게 엄청나게 많은 수의 마차들이 전시되어 있는데,

거의 모든 마차에 금(!)이 씌워져 있습니다. 거기다 조명도 약간 누리끼리~ 한게 찬란하게 빛나는 금 마차를 보는듯 합니다.

금 마차를 보고 2층으로 올라가면 각종 그릇과 인형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딱히 사진찍을거리가 별로 없어 대충 훑어만 보고 있는데, 눈에띄는 그릇이 보입니다.





바로 다빈치의 모나리자가 새겨진 금제 그릇입니다.

다빈치가 이 그릇을 만들었을 것 같진 않고, 아마 배껴 그린듯 합니다.

마차 박물관의 2층까지 전부 봤으니 이제 정원으로 향합니다.





님펜부르크 궁의 정원은 영국정원 이라는 이름으로 따로 관리될 정도로 그 규모가 엄청나게 큽니다.

하늘 높이 뻗어있는 나무들 사이로 나있는 길을 따라 천천히 걷습니다.





나무들 사이로 나있는 길을 걷다보면, 님펜부르크 궁의 부속 건물중 하나인 아말리엔 부르크(Amalienburg)가 나옵니다.

별궁 안으로 들어가기전에 빠질것 같은 어깨도 풀겸, 앞쪽에 있는 벤치에 앉아 잠깐 쉬기로 합니다.

벤치에 앉아 있으니 뒤쪽에서 도란도란 무슨 소리가 들립니다.





할아버지 한분과 손녀가 사진을 찍고 있습니다.ㅎ

아이는 걷기 시작한지 얼마 안되는듯, 약간 불안해 보이는 자세로 서 있는데,

할아버지는 그런 손녀의 모습을 사진으로 찍고 있습니다.

손녀의 추억을 담는 할아버지의 모습이 짠~하게 다가옵니다.





이번에는 아이들이 우르르 몰려 옵니다.

방금봤던 아이보다는 크지만, 그래도 조그마한게 유치원생들인가 봅니다.

뒤쪽에 교사로 보이는 사람들이 따라 오는것으로 봐선 소풍을 나온듯 합니다.





역시 애들은 서양이나 동양이나 할거 없이 귀엽습니다.ㅋㅋ

아이들 뒤쪽으론 이쪽 전통 복장을 입은 선생님이 커다란 등짐을 매고 따라 오고 있습니다.





아이들을 인솔하는 선생님과 선생님 손을 꼬~옥 붙잡은 아가.

아이들의 모습은 정말이지 인형 같습니다. @.@

앉아서 아이들 구경도 했겠다 천천히 일어나 앞의 별궁으로 들어갑니다.





별궁의 규모는 작지만 그 내부는 굉장히 화려합니다. 18세기 로코코 양식으로 지어진 건물이라고 합니다.

거울의 방과 내부를 한바퀴 둘러보고 밖으로 나옵니다.





별궁에서 나와 공원으로 조금 더 깊이 들어가니 운하(?)가 나옵니다.

운하를 따라 늘어서 있는 나무들은 벌써 노랗게 물들어 있습니다.





뒤를 돌아보니 본궁이 저 멀리 보이고 있습니다.

아직 4개의 별궁중 하나만 봤을 뿐이니 계속 공원쪽으로 걸어갑니다.





두번째로 나온 건물은 바덴부르크(Badenburg).

이 곳도 역시 별궁의 일종인듯한데, 앞쪽의 Amalienburg와는 다른풍으로 지어진듯 합니다.





입구에서 입장권에 펀칭을 하고 내부로 들어와보니 아말리엔 과는 다르게 중국 냄새가 물씬 풍깁니다.

건물안쪽에 중국풍 자기와 그림들이 걸려져있는데,

이 건물이 지어진 시기와 그림속 모습을 볼때 청에서 들어온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당시 유럽에선 중국에서 넘어온 물건들이 굉장한 사치품으로 여겨졌다는 말이 생각납니다.





아침에 일아나서 오후까지 밥도 안먹고 발품을 팔고 다녔더니 다리가 아픕니다.

많이 걸을거 같아서 물도 샀는데, 오히려 이 물병 때문에 어깨만 아파 죽겠습니다.ㅜ

마침 벤치 근처에 쓰레기통이 있으니 앉아서 물을 마신 후, 나머지는 버리고 물통은 쓰레기통에 버립니다.





벤치에 앉아 있으니, 저 멀리 무슨 비석? 같은게 보입니다. 잠깐 쉬었다 저 곳에 가봐야 겠습니다.

벤치에서 쉬고 있으니 물에서 헤엄치던 오리가 밖으로 엉금엉금 기어나옵니다.





사람이 앉아있는데 경계심이 전혀 없는듯. 발치까지 다가와서 털을 고릅니다.

어휴 고놈 참.... 습

오리주제에 여유가 넘치네요.





벤치에 앉아 다리도 풀고 어깨도 풀며 앉아 있었더니 어느새 시간이 훌쩍 지나간 느낌입니다.

천근만근인 몸을 일으켜 운하의 끝쪽으로 갑니다.

그러고 보니 오늘 아침 이후로 먹은거라곤 물 2L뿐입니다.





가까이 다가가면서 한컷. 남쪽 이탈리아는 아직도 태양이 작렬하는 여름인데, 산하나 넘어왔다고 계절이 바뀌다니...

하기사, 날짜가 9월 하순인걸 생각하면 이상한건 오히려 이탈리아 입니다.





휴... 진이 빠집니다. 가까이 가서 보지 않고 그냥 멀리서 사진만 찍습니다.

아직 안본 별궁이 두군데가 있지만, 다리가 아파 걷는것도 짜증 납니다. 이제 슬슬 돌아가야 겠습니다.





궁전의 잔디는 깔끔하게 정돈 되어 있는데, 정원사들이 매일매일 관리 하는듯 합니다.

본성으로 다시 돌아와 바깥쪽에 있는 테라스로 올라갑니다.





테라스에 올라오니 님펜부르크 궁의 정원이 한눈에 시원하게 들어옵니다.

저 숲 사이로 이런저런 건물도 있으니... 유럽의 성은 커다란 성채만 생각했던 제가 바보였습니다.ㅜ


성을 나와 이번엔 트램을 타고! 다시 Laim역으로 돌아옵니다. 시간은 아직 5시 30분 정도.

지금 들어가기엔 조금 어정쩡한 시간입니다. 배도고프기도 하고... 역에서 파는 핫도그는 이제 질렸습니다.





결론은 역시 옥토버 페스트에 가서 거기서 파는 먹거리나 먹어야 겠습니다. ㅡ.ㅡ;





쩝...역시나 오늘도 사람이 많습니다.

아... 저는 왜 맥주를 못마실까요?ㅜㅜ 차라리 소주 축제라면 마실 수 있겠는데.

이런 세계적인 축제에 와서 즐기지 못하다니... 쩝. 체질을 뜯어 고쳐야 하나ㅜ





안쪽에 들어서니 말똥냄새가 엄청나게 납니다. 아니 꼭 먹는 곳 앞에 저렇게 똥을 싸제끼는 것들을 놔둬야 하나요?ㅜ

각 호프집의 홍보 마차인듯, 마차뒤의 술통엔 각 술집의 이름이 씌여있습니다.

관광객에게 더 유명하다는 호프브로이도 보이고...





어찌됐건 일단 배를 채워야 하기 때문에 한쪽에 있는 닭집으로 갑니다.

우리나라 전기구이 통닭을 반마리와 한마리로 나눠 팔고 있는데... 가격이 미쳤습니다.

닭 반마리에 7.5유로. 오리는 반마리에 14유로를 줘야 합니다. 와...

기왕이면 오리를 먹고 싶지만, 반쪽 전기구이 한테 25000원을 쓸순 없으니 닭으로 선택합니다..ㅜ





쩝. 배가고파서 인지 순식간에 먹습니다. 아구아구...

약간 부족 한듯 하지만, 욕심을 내면 주머니가 파탄나니 캔콜라나 하나 먹습니다.

끄억~ 배도 채웠겠다 주위를 둘러보니 갖가지 복장을 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중 한 아저씨. 맥주 컵 모양의 모자를 쓴 아저씨가 이곳 중년남자의 특징인 올챙이 배를 내놓고 있습니다.ㅋㅋ

그래도 이 아저씨 정도면 준수한 편입니다.

맥주를 얼마나 먹어대는지, 인간인지 올챙인지 구분 못할정도의 배를 가진 사람들도 있습니다. ㅋ





밥도 먹었겠다. 약간 이른 시간이긴 하지만 숙소로 들어갑니다.

가는 길에 보니 경찰들이 많이도 나와있습니다.

아무래도 술이 관련된 축제이니, 치안때문에 나와있는듯 합니다.





가는길에 본 동상인'척' 하는 아저씨.

처음엔 동상인줄 알고 그냥 지나가려고 했는데, 이 아저씨가 가끔씩 지나가는 사람들을 놀래 킵니다.

가만히 서 있다 앞쪽에 지나가는 아가씨를 살짝 건드리니, 아가씨가 괴성을 지르며 놀랍니다. ㅋㅋ





저무는 햇볕을 받으며 공원에서 자빠져 자는 상팔자 개.

개를 보니 저도 아무데나 자빠져 잠이나 자고 싶습니다.

오늘은 딱히 한것도 없는데 피곤합니다.

차라리 프라하를 갔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또 5시간이 넘게 기차를 탈 자신은 없습니다.

여행을 하면서 하루정도는 쉬어줘야 한다는데, 오늘이 그날인듯 합니다.

숙소로 돌아가 내일은 어디를 갈지 곰곰히 생각해 봅니다.



To be continued...



댓글 : 3 개
우왕 여행기라 'ㅅ' 재밌겠네요
자주 읽겠습니다.
ㅎㅎ 기다리고 있었는데 재밌네요 다음편도 기대하겠습니다
다음편 언제 나와요? 현기증 난단 말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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