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푸념] 한국에서 일 이란.2014.10.07 PM 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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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취재 관계로 레이블 관계자를 만났을때 그가 나를 보고

"그럼 슈하씨는 일본어, 영어, 한국어 3개국어를 하시는 겁니까? 대단하네요"

라고 말했다.

"아뇨, 어느쪽도 제대로 하진 못하기 때문에 대단한건 아닙니다."

라고 대답했는데 생각해보니, 나를 응대하고 있는 그 일본측 관계자는

영어는 좀 심하게 말하면 나보다 못한 수준이고, 한국어는 당연히 거의 못하는 수준인데 이 사람이 하는 일과 내가 하는일엔 큰 차이가 없다.오히려 이 사람은 수입을 버는 직업이지 않은가.

라는 생각을 했다. 그러고보면 일본과 한국의 차이는 이런 부분에서 오는 것 같다. 한국에서 3.5명이 필요한 일자리에 두명을 놓고 근무시간을 두배로 늘려 굴리는게 합리적 이라고 생각할때 일본에선 4명을 놓고 살짝 여유있게 일을 돌린다.

비슷한 사례로 한국에서 A라는 사람이 맡고 있는 일에 B라는 직무가 필요하면 A에게 자기 개발이라는 명목으로 B까지 배워서 (물론 월급은 그대로) 하게 만드는게 일반 적인데 일본에선 B직무의 사람을 따로 뽑는다. 물론 모든 회사가 다 그렇다는 이야긴 아니지만, 일반적인 사고의 출발점이 다르단 이야기.

한국에서 게임기획을 했던 (앞으로도 하게 될) 나로선 프로그래밍을 배우는게 어떻겠냔 이야길 자주 들었다. 변변치 않지만, 어쨌든 기획과 사운드, 스토리 작업을 함께 해왔던 내가 프로그래머들이 기획을 이해할 맘이 없는데 왜 프로그램을 배워야 하나 라고 생각해 왔지만, 한국에선 어쨌든 상대적 약자인 기획자들이 우물을 파야하는 경우가 많다.

막말로, 프로그래머가 없으면 게임이 안나오지만 기획 그까짓거 없어도 게임은 만드니까 라는 이야기가 공공연히 오가는 마당에 무슨 좋은 게임이 나오겠나.

유능한 사람들이 정당한 대접을 받지 못하는건 참 가슴아픈 일이지만 나처럼 무능한 사람들에게 더 유능해지길 요구하는 것도 못할짓이다.
댓글 : 31 개
그렇담 일본으로 간다!
그럴수 있다면야 좋겠지만. 또 게임 기획은 다른 나라에서 일하기 쉽지않죠^^;
  • JOSH
  • 2014/10/07 PM 06:24
> 한국에서 3.5명이 필요한 일자리에 두명을 놓고 근무시간을 두배로 늘려 굴리는게 합리적 이라고 생각할때

그래서 일본에서는 블랙기업 이라는 말이 만들어질 정도로 이슈가 되더군요....
한국은 당연한건데 =_=;
한국은 기본이 블랙기업이죠. 애초에 기업의 목적이 '이윤추구' 라고 말하는 출발지점부터. 기업이 이윤만 추구하면 그건 도둑놈이죠.
벌이가 줄어들면 품질과 서비스를 늘릴 생각을 해야되는데

줄어든 벌이만큼 직원을 쥐어짜고 품질과 서비스를 낮추는게 일상인 나라죠.

그래도 일 할 사람 많으니 괜찮다고 사업주들은 다리뻗고 잡니다.
그래도 예전엔 이건 좀 심하다. 라는 자각이라도 있었는데 이젠 더더욱 노골적이죠.
여유있게 돌린다... 부러운 항목이군요.
사실 한국이나 중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에선 당연한 사고죠. 미국이나 유럽은 말할것도 없고.
한국에선 사람이 멀티태스킹이 되야져

그런데 월급은 왜 그대로지.. 시무룩
월급을 늘려주면 멀티태스킹이 아니잖아요..
일본서 살다가 한국왔는데 다시 일본가려고 준비중입니다! 이나라는 6년전보다 더 안좋아지고 살기빡빡하고 외모지상국이 되가고있음..이제 사회적 지위없는 일반 서민들은 너무 힘들것같음... 폐지줍는 노인들이 한귝에선 내 미래일거같음..ㅠㅠ
그게 더 문제죠. 미래 같은거 없다는거.
아닙니다. 한국은 전문가는 당연한거고, 추가로 다른 일도 할수 있어야 하는 거고 일본은 전문가면 다른 일은 다른 사람에게 맡긴다는 개념이죠. 일본..도 사람 사는 곳인데 업무 중에 다른일을 안한다. 라고 보긴 어렵..; 또 한국에서 업무중 다른 일을 하게 되는건 일하는 사람의 태도가 문제 라기 보다 어차피 야근으로 근무 시간이 늘어나기 때문에; 근무 시간중 집중도가 떨어질수 밖에 없죠.
우리나라와 아니 이나라 라고 하는게 정확할듯.. 이나라는 직업의식이 별로없다고 느껴지더라고요 일본과 비교하는게 좀 그러하지만 ㅠ일할땐 손님앞에서 물도 마시지않습니다 핸드폰도 보지않고요 뒤에안보이는곳에서 물마시고 휴식해요...
그것도 맞죠. 그런데 손님앞에서 물 마시고 핸드폰 보는게 직업윤리와 관련이 있는진 잘 모르겠;;
예전에 서비스 관련해서 본 댓글이 고용주든 손님이든 종업원 대하는건 알바 서빙이고 요구하는건 호텔 서빙이라
직업의식도 뭐 환경이 되야 자각을 하죠
한국 같은 상황에서 알바 월급 받으면서 직업의식을 가져라 란 얘기는 돌고 돌아 다시 네 일처럼 더 해라 라는 결론이 나오더군요;
제가좀 감정적으로 글을썼네요..이나라가 너무 싫어진것같네요..ㅠ
그냥 갑갑합니다. 문제를 느껴도 결국 다시 그런 환경에서 일할수밖에 없다는게.
일본에서 일하는데 꼭 다 그렇진 않습니다...

걍 한국회사 같아요.
그래서 "물론 모든 회사가 다 그렇다는 이야긴 아니지만, 일반적인 사고의 출발점이 다르단 이야기." 를 본문에 넣었습니다.
이상하게 제 주변 일하는 사람들을 봐도 사고의 출발점이 다른 것 같지 않습니다...
뭐 케이스 바이 케이스 겠지만 한국에선 일반적일 스키야 사태가 크게 보도되고 사회문제로 주목받은걸 보면 사고의 출발점이 다르긴 한것 같습니다 ^^;
지금 제가
레벨 기획제작도 하고
캐릭터 기획제작도 하고
사운드 기획 및 편집까지 하고 있스빈다... 죽겠음.

근데 내옆에있는 기획자분은 거기에 시스템까지 하고 계심... 불쌍함.ㅠㅠ
그리고 그 옆에 있는 치프급 기획자분은 프로젝트 2개의 파트장을 맏고있음...
개불쌍함 ㅠㅠ
예 그렇지요. 한국에서 기획이란 '스토리+레벨+시스템' 을 모두 하는 직종이지요..
그리고 결국 병을 얻었지요.... 죽겠음(2)
게임이 좋아서 게임 회사에서 일을 하는데 언제부턴가 공무원 처럼 일하게 되더라구요.
기본적으로 사람의 가치 인건비에 대한 인식 자체가 한국은 후진국이라서 답이 없음
공짜 좋아하는 거지근성 국민성조차도 전혀 나아질 기미조차 안보임
처음부터 그랬던건 아닌거 같은데..
거지근성은 임금 올라서 살만해지면 줄어들겠죠
과연 그날이 언제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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