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내 재미없는 대학 시절 이야기 2018.02.11 PM 0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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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말해준 니 과거를 돌아보란 말에 한번.. 

 

대학 입학 전 

수능 끝나고.. 식당에서 무쟈게 열심히 서빙하고 있었음.. 수능 성적도 별로지만 재수한다고 좋은 학교 갈 수 있을까 싶었음.

(사실 정말 가고 싶었던 국립대 예비1번이었는데 해당 전형에서 선발인원이 1명이라 그 예비 1명이 안빠져서 탈락)

그래서 마냥 식당에서 음식 나르면서 일하고 있다가, 예상치 못하게 예비번호 뚫리면서 합격함. 2월 중순? 말? 그 쯤이었던 것 같음. 

 

대학 입학

대학 학비 더럽게 비쌈. 동시에 통학 할 수 있는 거리가 아니라 나가 살아야 했음. 그나마 싸게 해결할 수 있는게 기숙사라 선택했음. 다행히 학교에서 기숙사에 대한 관심이 많은 학교여서 다행히 기숙사에서 졸업때까지 살았음.

결국 매 학기 시작에 등록금+기숙사비가 일시불로 나가야함. 

 

대학 생활

고등학교 다닐때는 천원 짜리 한 장 지갑에 넣고 다녀도 괜찮았음. 교복 입겠다, 학교는 걸어서 다니겠다, 당시엔 군것질도 별로 안좋아했음. 

근데 대학생활은 시작부터 끝까지 돈, 돈, 돈임. 친구를 잠깐 만나도 음료수 한 캔 값은 나가고, 동아리 활동이니 뭐니 해도 적든 크든 돈은 계속들어가야 함.

결국 하고싶은 동아리 다 포기함. 돈이 너무 아까웠음. 

 

2학년때까지는 기숙사에서 주 7일, 하루 3끼 다 기숙사에서 제공했음. 지불한 기숙사비에 포함되어있었으나, 하루 3끼 다 먹어도 1일 식비가 4천원을 안넘었음. 맨밥에 김치만 씹어먹어도 행복하다고 먹었음. 

근데 군대 갔다오니, 기숙사비는 그대로인데, 하루 3끼 제공이 하루 1끼로 바뀜.(정확히는 하루 1끼 X 기숙사 주거일 계산해서 횟수 충전 )

밥 값 걱정해야함. 라면이 최고의 식량. 뭐 남들 처럼 라면 하나를 쪼개서 2~3일을 먹은건 아니지만, 학교 편의점 두고 2~30분씩 걸어나가서 대형 마트가서 사왔음. 항상 진라면이 제일 싸서, 지금은 진라면은 쳐다도 보기 싫음.... 

 

아르바이트 

그냥 숨쉬듯이 함. 아르바이트때문에 항상 일주일 내내 수업은 09:00 또는 09:30부터 시작하는 수업으로, 연달아 2개씩 들었음. 그래야 아르바이트 할 시간이 넉넉하게 생김. 갔을때 먹을 거 잘챙겨주는 곳이면 굶고 갔지만, 잘 안챙겨주는 곳은 방구석에서 라면 하나씹어먹고 출근함. 

사람 많은 술집이 항상 페이는 제일 쎘음. 시급 100원이라도 더 올려받으려고 온갖 짓 다했음. 남들이 안하는거 다 했음. (나쁜짓 빼고)

초저녁부터 와서 새벽까지 술먹는 친구들 보면 마냥 슬픔. 그래도 해야 먹고 살았음. 

 

방학

방학이 뭔지 잘모름. 종강 날짜 확정되면 집 근처 용역회사 전화함. 주변에 야근 제일 많고 주말 출근 제일 많은 공장 소개 시켜달라고 함. 

방학 2달 동안 야근 특근 다 함. 그래야 학기시작 할 때, 등록금이랑 기숙사비 낼 수 있음. 그렇게 2년쯤 하니까, 방학때 쯔음 되면 용역사에서 먼저 전화옴. 오히려 리스트 주고 가고싶은곳 정하라고함.

개학해서 토익이 몇점올랐니, 해외를 갔다왔니, 여행을 갔다왔니, 무슨 얘기인지 모름. 나랑 상관없는 얘기임. 

 

졸업 후 

동아리, 친목 다 못함. 멀쩡하게 생겨서 연애 왜 안하냐 라는 말에, 항상 먹고 죽을 돈도 없는데 무슨 연애냐 라고 답함.

그래도 기분 좋을 때 나만큼 좋아해주고, 나쁠 때 나보다 많이 속상해 해주는 선배 몇 명, 친구 몇 명 남겼음. 

소위 학생으로 남길 스펙이나 그런건 코딱지만큼도 안남았지만, 나쁘진 않았다고 생각함.. 

댓글 : 12 개
정말 열심히 사셧네요,.
나름 재미있었습니다.
팍팍했어도 일하던 그때가 더 좋네요 흐흐
저는 상상도 못하는 삶을 사셨네요
대단하십니다.
별거 아닌, 특별할 것도 아닌 삶이죠.
전효성님도 하시는 일 더 잘되시길 기원합니다
선배랑 친구 남겼으니 됬죠
정말 열심히 사셨네요 앞으로 하시는 일도 잘 되시길
딱, 그것만 남은것같아요.
그거라도 남겼으니 다행이다 싶구요. 흐흐..
이젠 좀 잘됐으면 좋겠습니다 오늘까지만 좀 쉬려구요
힘내시길 바래요.
다들 힘내십쇼-!
이래 써놔서 그렇지 저만 힘들겠습니까
서술하시는 모든 기준이 돈이네요.
힘드셨고 지금도 아직 여유는 없으신듯.
힘내시고 앞으로도 좋은 결과 있으시길
그러네요. 맞는 말씀이시네요.. 흐흐.
예전부터 돈에 대한 트라우마? 뭐 그런게 있다보니 그런가봅니다.
저랑 비슷하네요. 아직 학자금 대출은 많이 남았지만 결혼도 했고 직장도 그럭저럭 괜찮고
돈을 벌기위해서 발버둥 쳤는데 이젠 좀 살만하네요.
결혼 하고 나서 더 큰 돈을 벌기위해서 중국출장 많은 곳을 택해서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은 별로 없네요. ㅠㅠ
  • Ainn
  • 2018/02/11 PM 06:00
자부심을 가져도 충분하실 과거시네요.
언젠가 알아주실 분을 만날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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