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강스포]인터스텔라 감상평2014.11.10 PM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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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다보니 스포주의를 적는 것을 깜빡했습니다.

혹시 보신 분들 계시다면 사과드리겠습니다.

죄송합니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작품을 접한 것은 배트맨 비긴즈였습니다.

그 당시에는 배경지식도 없이 배트맨이라는 이유로 보았고, 별 감흥없이 지나갔었습니다.

뭐 별 액션도 부족하고 부실해 보이는 CG와 세트장면들에 잘 모르던 빌런들이었으니요.

그리고 본 영화는 프레스티지였습니다.

마술사를 배경으로 한 영화였지만 왠지 뻔한 반전에, 판타지적으로 가버린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사실 심지어 놀란 감독의 작품인지조차 몰랐습니다.


그리고 본 것이 다크나이트였습니다.

앞서 두 작품에 비하면 아주 높은 완성도였죠.

부족했던 액션연출이 더 강화 되었고 조커와 배트맨의 싸움이라는 배경에서 일어나는 고담의 이야기가 잘 펼쳐졌습니다.

아직도 놀란감독의 최고작품이라면 다크나이트를 고를 겁니다.

그리고 제 첫 아이맥스 영화기도 했죠.


그 후로 찾아본 영화가 메멘토였습니다. 꿀잼. 긴 말 안합니다.


그 다음 영화는 인셉션이었습니다. 기존의 있을 법한 이야기에서 이번에는 꿈을 소재로 한 그럴싸한 이야기를 펼쳤죠.

이 영화까지는 마음에 들었습니다.

절묘한 연출력에 설정이 잘 녹아드는 영상미까지 어우러졌으니까요.


그런데 다크나이트 라이즈가 나왔습니다. 초반 30분이 제일 재밌었습니다. 점점 이야기가 밝혀지더니 결말부에 가서는 완전히 무너져버렸죠. 이상한 개연성과 무성의한 격투 연출, 웃음이 나오는 편집의 결정체였습니다.

그것이 놀란 감독의 한계였든, 외부의 한계였든 전 그 이후로 완전히 실망을 해버렸죠.

그리고 이번에 인터스텔라가 나왔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제 한계가 보이는 것 같습니다.

영상미는 엄청납니다. 작년의 그래비티가 리얼한 우주를 보여주었다면 그래비티는 우리가 보지 못한 리얼함을 보여줍니다.

웜홀의 모습, 가까이서 보는 블랙홀, 신비한 외계 행성등 다양한 볼것이 압도합니다.

하지만 저는 그 과정에서의 이야기에 많은 부족함을 느꼈습니다.


우주로 나간 사람은 총 4명입니다. 그리고 컴퓨터 2대죠.

그 중에서 단 셋만이 부각이 되고 나머지는 쩌리로 전락을 해버립니다.

이름을 외우기도 전에 파도에 휩쓸려버린 분과 늙어버린 흑형, 그리고 대사도 얼마 없는 컴퓨터 한대.

놀란감독을 좋아했던 것은 그런 엑스트라에 신경을 쓰는 시나리오 때문이었습니다.

놀란의 시나리오는 서브플롯을 중시했습니다. 다크나이트의 마피아나 두 배 이야기, 인셉션의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 등등 버리는 캐릭터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영화에서는 과감히 다 버려버립니다.

캐릭터들이 별 의미없이 소모가 되어버립니다. 스토리는 온전하게 머피와 그 가족에 중심을 맞추었습니다.

그렇게 됨으로 주변 캐릭터들은 쩌리가 되어버리고 심지어 여주인공인 앤 해서웨이까지 쩌리급으로 강등됩니다.


그러면서 강조를 한 머피의 이야기도 아리송합니다.

가족을 위해 우주로 나갔고 가족애로 지구를 구한 주인공이죠.

그러나 전 그 작위성에 눈살이 찌푸려지더군요. 극중 후반에서 머피는 여주인공을 위해 블랙홀로 들어가는 희생을 합니다.
(ps. 중력에 의해 가속되고 난 뒤에 우주선의 일부가 떨어진다고 속도가 빨라지던가요? 오히려 같이 등속운동을 하지 않던가요.)

그리고 블랙홀에 들어간 머피는 먼 미래의 인류가 준 기회로 딸에게 메세지를 전달할 기회가 생깁니다.


이거 아무리 봐도 데우스 엑스 마키나잖아요. 먼 미래의 인류가 과거의 인류를 도와준다? 게다가 그건 타임 패러독스 아닌가요? 그렇다면 먼 미래의 인류의 과거에서는 누가 구해줬나. 먼 미래의 과거의 인류의 미래의 인류가 구해준다... 반복으로 가면 결국 패러독스가 남죠.

이건 시간의 방향성이 있다고 보면 패러독스지만 영화에서는 시간의 방향성에서 벗어난 존재가 있기 때문에 괜찮다가 되는 걸까요.

하지만 먼 미래의 인류가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은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그 과정에서 머피가 뽑힌 이유도 가관입니다. 가족의 사랑....

결론적으로 보면 다 잘되었으니 메데타시라 할 수 있지만 먼 미래의 인류는 뭔 생각으로 그를 보낸 걸까요. 아니, 먼 미래의 인류는 이미 알고 있으니 이 역시 타임패러독스일까요.

어쨌든 아무리 봐도 미래의 인류 드립은 실소가 나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후반부 질질 짜려고 눈가가 촉촉해졌는데 금방 식어버렸네요.

뭐 결국 미래의 인류가 문제를 해결해 주었고, 머피는 먼 미래의 토성궤도에 떨어지죠.

먼 미래의 인류도 참 무심하네요.

마지막 장면에서는 말이 안나오더군요.

분명 교수가 딸 세대가 지구의 마지막 세대가 될 거라 하지 않았나요?

아들딸 잘 낳고 그 다음 세대도 멀쩡하더군요.

또 토성권에 잘도 콜로니 건설을 했고 옥수수도 잘만 재배하더군요.

이거 아무리 봐도 억지잖아요.

머피가 전해준 것은 중력에 관한 방정식을 해결할 양자정보 뿐이었습니다. 콜로니 짓고 병충해 해결하는 것은 다른 기술에서 나오는 일입니다. 그런데 단순히 그것으로 해결이 되었다?

이건 순전히 인류 바보취급하는 거 아닌가요?

작중 초반을 보면 엔지니어링을 바보취급하고 농사일을 제일로 치는 것이 나오죠.

실제로라면 그걸 이길 연구를 하는 것이 인류 아니었나요? 그리고 이겼잖아요?

극후반부에서는 멍해지더군요.

기껏 감동했던 것이 다 사라지는 루즈한 엔딩은 덤이었습니다.



정말 비쥬얼 적인 측면에서는 감동을 했고 후반부의 책장 신은 정말 복선 회수에 대한 전율이 일었습니다.

그런데 이야기 측면에서 보면 이게 놀란 감독의 작품인지, 그냥 평범한 SF영화인지 모를 정도입니다.

말아먹은 개연성에, 기승전 데우스마키나에 아쉬움 한가득입니다.


다크나이트 라이즈를 보면서 이건 놀란의 대 실패작이고 이건 어쩌다 잘못한 거겠지 했는데...

이번 인터스텔라를 보니 이게 한계인가 하는 기분이 드네요.

필름덕후에 비쥬얼을 강조하는 것은 알고 또 그럴싸하게 만드는 것은 좋은데 이야기도 그만큼 발전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우리는 답을 찾을 것이다.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이라는 광고 문구가 있는데, 언제 인류가 사랑으로 때려맞추고 사랑하니까 다 될 거야. 하고 막나갔고 그대로 되었던가요?

하드한 SF를 기대하고 정말 SF적인 우주진출을 다룰 줄 알았는데 근본부터 실망이었습니다.

이렇게 된 것을 보니 이야기 구조를 맞추고 그에 끼워맞춰서 세세한 디테일이 들어간 것은 아닐까 생각합니다.










아아... 다크나이트가 최고였어요.
댓글 : 16 개
스포주의 써주셨으면 좋겠고. 저랑 같은 감상평이네요 ㅊㅊ!
죄송합니다. 스포 써놓는다는걸 깜빡했네요.

혹시 보신 분들 정말 죄송합니다. ㅠㅠㅠㅠ
나사가 존재한 만큼 과학 기술은 여전히 있었고 머피가 발견한건 콜로니가 뜰 수 있게 하는 방정식에 필요한 중요한 텀이었죠 그로 인해 전 지구인을 다 태울 순 없지만 상당히 많은 인류를 태우고 우주로 갔을겁니다. 다른 콜로니에서 머피가 오는걸 보면 그런 콜로니를 상당히 많이 만들어 많은 인류가 우주로 향했겠죠. 인공태양 산소등은 지구적인 자연에서 컨트롤이 불가능하지만 우주선내에서는 충분히 컨트롤이 가능하니 공기내에 질소 비중을 줄여서 병충해를 막았겠지요 ㅎ 뭐 이정도가 제 생각이고 제 개인적인 감상평은 경이로운 경험을 했다 입니다 ㅎ
근데 말씀하셨던 아쉬움은 저도 공감합니다만 저는 놀란이 자신의 한계를 한번 뛰어넘은것처럼 느껴지네요 ㅎ 시나리오나 등장인물에서 아쉬움을 느끼지만 그부분 놀란 감독의 형님에게 조금 더 아쉽고 연출적인 부분에선 전 너무나 만족했습니다 ㅎ
콜로니 건축은 그런 엄청난 방정식을 필요로 하는 물건이 아니지 않나요?
제 기억에 방정식은 인류를 보낼 포탈을 여는 것에 가까운 것으로 기억했는데요. 워낙 설명이 부족해서 애초에 뭐였는지도 헷갈리네요.
제가 영화를 보고 느낀건 그 쿠퍼가 고갸를 수평으로 놓고 보면서 건물 자체가 원심분리기로 이루어진 큰 우주선이라는거고 그걸 띄우기 위한 중력방정식이 아니었나요?ㅎ
머피 = 쿠퍼?
헷갈렸네요;;
딸이 머피 쿠퍼였죠. ㅎㅎ
저도 아쉬웠던 건 사랑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데우스 엑스 마키나는 미래의 인류가 아니라 사랑이 아닐까 합니다.

다만, 지구에 걸쳐 퍼진 사막화로 인해 작물이 자라나지 못하는 현상을 해결한 건 방정식을 품으로, 중력을 제어할 수 있게 됐고, 그것으로 인해 토성 근처에서 우주 식민지를 만들어서 새롭게 살아감으로 해결한 것이죠.

그래서 죽은 교수가 남긴, 딸 세대가 마지막이라고 한건 '새로운 행성을 찾지 못하면' 이란 조건이 붙습니다. 다만 교수가 계속 어둠 어쩌고 시를 읊은 건, 방정식을 풀지 못했지만, 그 해답은 블랙홀에 있다는 걸 암시하는 것이었구요.

여튼 재밌게 봤습니다.
생각해보면 쿠퍼가 전해준 것은 희망이라는 메세지 일지도 모르겠네요. 멸망을 앞두고 현상유지만 하며 살아가던 인류에게 방법이 있다고 보여준거요.
'저는 오히려 사랑이란 메시지가 더 좋앗습니다. 놀란은 단순히 가족간의 사랑, 자식을 위한 헌신적인 사랑에만 초점을 두지않고. 작게는 연인간의, 넓게는 인류애에 관한 이야기로 사랑을 포괄적으로 표현 하려 했다고 생각합니다.
극 전체적으로 주인공을 괴롭히(?)는 역을 과학자들이 맡은것도. 딸이 아버지의 사랑을 의심하고 과학자가 된것도.. 의미 잇는 역할배치 엿다고 생각하고 싶습니다.

콜로니에서 쿠퍼가 깨어나서 창문밖으로 내다봣을때 아이들이 야구를 하다 남의집 창을 깨부수는 장면이 잇는데. 이 컷으로 짧게 나마 콜로니 건설에서 중력방정식(?)이 큰 기여를 하였다는걸 표현햇다고 생각합니다.
전 그 중력이 회전에 의한 중력이라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통을 빠르게 돌리면 통 내부에서는 중력이 생성되죠.

사랑은 건조할 수 있는 SF에 좋은 요소가 될 수는 있었는데 너무 강조를 해버려 눈살을 찌푸리게 하더군요. 사랑이 도와주었다가 아니라 사랑이 우연히 해결했다 수준이었으니까요.
온전히 딸을 위해 만든 영화...자신의 딸을 위한 거대한 사랑을 범우주적으로
표현한 영화. 놀란 정도의 감독일지라도 사심 가득해서 영화를 만들면
영화가 그 집착에 눌려서 개연성 놓치고 산으로 간다는 것을 적나라하게 보았습니다.
사랑이라는 메세지부터가 문제였던 것 같습니다.
오늘 봤는데 도킹씬 말고는 좀...
중력문제를 해결했다면 오히려 딸이 블랙홀로 구하러 왔어야 하지 않나
싶더라구요. (콜로니의 안락한(?)삶과 중력문제랑 무슨 상관이지?)
그게 사랑이라고 말하는거 보다 훨씬 드라마틱 했을거 같은데...
영화는 그냥 가슴으로 보는거라고 생각합니다.
논리를 쓰는 머리로 보는게 아니라..

논리와 과학으로 따지자면 첫번째 물의 행성(파도 나오는) 에서 그 작은 비행체의 추진력으로 중력을 이겨내고 다시 인듀어런스로 돌아올수가 없음. 지구에서의 출발시 발사장면의 기술력을 생각하면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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