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리뷰] 명량: 회오리 바다 리뷰.2014.07.31 AM 0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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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조할인으로 메가박스 M2관으로보고 왔습니다.

스포일러는 최대한 안할 것이나, 아주 조금 있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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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김한민 감독에 대해서 지지하는 편이었습니다. 표절 시비가 있었던 김한민 감독에 대한

논쟁은 과하다고 싶었고 활은 만듬새가 마스터 피스는 아니더라도 시종일관 달리는

그 기묘한 호흡조절에 성공한 액션 영화라고 봤습니다. 사실 나름 재밌는 영화잖아요?

그가 최민식과 이순신 일대기를 그린 영화를 만든다고 햇을 때 큰 기대를 했습니다.

활은 신파가 좀 과했어도 그 신파를 나름 잘 살린 영화 아닙니까?

그러다 보니 기대를 가지고 극장에 갈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매우 실망했어요.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법이라고 했나요?

지나치게 신파극입니다. 이순신은 말도 안되는 승전을 수도 없이

이끈 그야 말로 전설 아닌 레전드 먼치킨 아닙니까?

한번이라면 기적이나 천운이지만 여러번 반복 되면 그야 말로 실력이지요.

네 이순신은 말이 안되는 그런 전과를 실제로 거둔 영웅입니다.

이런 용비어천가가 그에대해선 사실입니다. 매우 당황스럽죠.

그런 이순신을 전략의 대가라고 할 수 밖에 없겠습니다.

그런 이순신을 소재로 했는 데에도 불과하고 이 영화는

이순신 장군의 전략적인 면보다 독려하는 리더의 면모가 더 부각됩니다.

이 영화의 키워드는 "두려움"과 "용기" 입니다. 승리에 대한 유일한 희망 역시

두려움을 용기로 전환시키는 것이었습니다. 그게 반전이고 전략입니다.

물론 그 용기를 치환시키는 과정에서 올돌목과 그 해류의 회오리를 활용한

전략이 이어집니다. 그러나 이 애국심 투철한 이 영화에서는 이순신에 뜨거운

용기와 민중의 화답으로 뜨거운 승리를 거둡니다.

다시 말하면 전략에 의한 냉철한 승리는 아니라는 이야기지요.

용기를 강조하는 것은 좋습니다만, 용기와 천운 위주로로 설명하기엔

이순신의 업적이 너무 위대하지 않나요?

사실 이순신의 전략성에 대한 묘사를 접어두더라도 근본적인 문제는 이야기

구조에 있습니다.

특히 두 조연 캐릭터가 크게 걸림돌이 됩니다. 바로 진구와 이정현 역입니다.

진구와 이정현의 이야기는 후반가면 매우 무리수가 따릅니다. 일단 논리적으로

말이 안되요. 이정현 캐릭터가 말을 못하는 캐릭터 이므로 귀가 타인에 비해

매우 밝다고 쳐도 이건 무리수죠. 뭐 극적인 각색이라고 넘어간다고 해도

지나친 신파가 극의 진지함을 방해합니다. 굳이 이런 신파를 통해 서스펜스를

넣어야 햇나요. 긴장감도 조금도 안생기더군요. 다들 로봇대전 파일럿도 아니고

그 시끄러운 전장에서 이어팟 끼고 천리안이 있는 느낌입니다. 슈로대 하면서

캐릭터들 무전대화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것을 우리가 뭐라 하지 않듯 그냥

자연스럽게 넘어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사뭇 진지한 정통 사극에서 그러면

다소 난감하죠.

게다가 극적인 포인트마다 그 극적인 부분을 강조하거나 설명하는 연출이 빈약합니다.

명량해전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관객은 모르고 넘어 갈수 있겠더라고요.

보는 관객이 모두 대학생은 아닙니다. 나이 지긋한 분도 있을 것이도 어린 학생도

있을 것입니다. 모든 국민이 명랑해전에 대해 알고 있지는 못합니다. 다소 극의 흐름이나

전장 상황에 대한 설명이 너무 미흡합니다. 왜 이순신 대장선이 홀로 적군과 맞써야 했는지

그 밖에 각종 중요 포인트에서 부장들이 그러고 있었는지 등에 대한 설명이 너무 적습니다.

그리고 사적인 불만은 초반 cg 자막 설명씬이 너무 빨리 지나가서 어린애들이나

어른들 읽긴 좀 그럴것 같기도 하고요.


언어 문제도 큽니다. 일본 사무라이 역들은 그냥 일본 배우 썼어야 했어요.

아무리 연기를 잘해도 모국어가 아니니까 네이티브 발음이 안나오기 마련입니다.

로스트 기억나실겁니다. 아무리 잘해도 과찌쭈가 되죠.

언어 문제는 그 외의 문제도 있어요. 발음은 넘어가더라도 그 훌륭한 배우인

류승용, 김진웅 갔다 써 놓고 연기적으로 크게 보여준게 없어요. 잘하긴 해요.

그러나 극중 키워드가 "두려움"이고 이순신이 말도 안되는 전과를 올리고 있는

상황에서 지고 있는 장수 들의 리액션은 심심하기 그지 없습니다. 물론 눈빛

연기, 표정연기는 좋죠. 그러나 언어가 안되니 대사가 제한될 수 밖에 없습니다.

대사를 동반한 애드립은 적을 수 밖에 없고 대사가 짧아지니 모든 리액션은

표정 연기로만 해야합니다. 이순신이 무슨 짓을 해도 놀란 표정외에 배우들이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아무리 동작 표현이 좋아도 대사 없이는 한계가 있습니다.

무언극이 아니잖아요.

중간에 일본에서 귀순한 장수가 한명있습니다. 그에 대한 상황 설명이 전혀

없어요. 대충 봐선 이해 못할 정도. 일본 배우라 발음은 네이티브입니다.

차라리 그 배우를 적장으로 썼으면 어땠을까요? 일본 배우가 캐스팅이 안된

것이었다면 그나마 된 사람이라도 주요 대사가 있는 배역을 시켰으면

어땠을까요?

이 영화의 단점은 이 외에도 많습니다. 초반 한시간이 너무 느슨합니다. 아무리 우리가 이순신에

대해 잘 안다고 해도 그렇게 지루하게 연출할 필요가 있었을까요. 서스펜스가 있는 것도 아니고

하물며 잠자리에서 죽은 원혼들이 찾아오는 연출은 과연 조선시대급 연출입니다.

그나마 그런 장면마저 최민식이 워낙 연기를 너무 잘해서 멋지게 포장이 된것은 장점이죠.

해전씬은 매우 훌륭합니다. 국내에게 이런 씬들을 찍을 수 있다는 것은 촬영 기술의 발전이

틀림없습니다. 영화내에서 백병전이 잦더군요. 난중일기에 따르면 조선 수군의 피해는 대장선에서

사망자 2명, 부상자 3명이라고 기록되어 있다고 합니다. 요컨대 영화상에서는 지나치게 아군이

많이 죽어요. 아마 실제는 백병전이 없었겠죠? 실제 이순신은 실로 더 먼치킨한 승리를 거두었었다는

말입니다. 뭐야 이거 무서워....수준의 명장이었던 것이죠. 순수하게 백병전도 하기 전에

적이 섬멸된것입니다. 조선 군선은 일본 군선에 비해 압도적으로 훌륭한 배이며 조선 수군의

훈련도 역시 굉장히 높았을 것입니다. 압도적인 승리에는 이유가 있죠. 왜군이 조총쏠 때

조선 수군은 화포를 쏴댑니다. 백병전 위주의 왜군이 당해낼리 없죠. (원균이 대체 왜 대패했는지

이해가 안갈정도). 그러나 영화는 극적인 장면을 위해 또한 극한 상황에서 용기를 통한 무쌍난무를

표현하기 위해 다소 이순신의 상황을 좀더 처절하고 천운에 따라 겨우 이긴 것으로 묘사합니다.

물론 실제로 천운이 있었겠죠. 그렇지 않으면 너무 말도 안되는 전적입니다. 그러나

한번이 아니라 여러번이라면 장수의 전략적 재능은 가벼히 여길 수 없습니다. 손자병법을 논하는

이순신의 전략적 면모는 영화적 신파에 의해 다소 표현되지 못하게 된 것입니다.

명량 해전이후 조선군은 전술적 후퇴를 하는데 이런 부분도 영화에서는 나오지 않습니다.

이순신의 그런 전술적 전략적 군사 활용을 충분히 표현해 내지 못한 것은 아쉽습니다.

물론 영화의 테마 자체가 두려움을 용기로 치환한 것인 만큼 의도적 생략이었겠지만요.

이순신이 더 위대한 장수 였을뿐. 이 영화는 재밌게도 이순신을 과소평가합니다.

영화의 아트디렉션은 매우 훌륭합니다. 불멸의 이순신 보다 보면 감동 그자체입니다.

제가 역사 전문가가 아니라 고증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합니다만,

적어도 디테일이 높다는 것은 알수가 있었습니다. 특히 왜군에 관해서 보여지는

일본 특유의 작고 섬세한 세트나 군선의 묘사는 매우 훌륭합니다.

투박하고 자연색인 조선 군선이나 갑옷에 비해 화려하기 짝이 없습니다.

왜군 장수들의 갑옷은 매우 미려합니다.

그러나 그런 왜선들이 화포에 팍팍 부서지는것은 카타르시스를 제공하죠.

그리고 미려하다고 갑옷입은 이순신의 카리스마를 이겨낼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최민식은 이순신 그 자체이며 발광합니다.

다만 이순신만 빛이 나며 이순신 외에 모든 캐릭터는 빛을 잃습니다.

왜장들은 돋보이지 않으며 이순신의 부장들은 얼마 나오지도 않고

그나마 얼굴 비치는 진구와 이정현은 신파를 하고 있습니다.

아들은 아버지에게 내려 놓고 떠나자고 합니다.

그래도 원탑 영화로서 이순신은 극을 잘 이끌고 갑니다. 다소 입체적이지 못하지만

이순신의 젊은 시절이 나오는 것도 아니며 한 대첩 하나를 고른 것이기에

입체적일 수는 없겠죠. 고뇌 자체는 잘표현 한 것 같고요.


이 영화는 단점이 너무 극명합니다. 만듬새로는 전작 활보다도 못한 감이 있어요. 그러나

기술적으로는 괄목할만한 수준입니다. 해전 장면은 그야 말로 인상 깊습니다. 해적이 개봉해봐야

알겠지만 명량보다 해전씬을 잘찍었을지 모르겠군요. 최민식의 연기는 의심할 필요가 없죠.

볼 가치가 충분히 있는 영화입니다. 맨오브스틸이 그랬죠. 호흡조절도 실패하고 이야기구조도

엉성했으나 그 화려한 영상만은 값어치가 있었듯이 명량도 그런 값은 있는 영화입니다.

극장 표값 아낄 필요는 없는 영화에요. 큰 단점에도 불과하고 말이죠.

군도에 비해 좋은 영화는 못되요. 군도는 대중적으로나 프로덕션으로는 실패했어도 감독이

장르적으로 가지고 논 작가주의 성향이 남아있는 가치가 있습니다. 만듬새로는 낫지요.

그러나 "호소력"이라는 부분에 명량은 훨씬 나은 가치를 지닙니다. 솔직히 말해 해전씬

멋있고 이순신이 멋있게 나오고 신파라는게 평단에서나 싫어하지 대중에게는 먹히니까

사용하는 플롯이니까요. 만듬새가 나쁘다고 대중에게 항상 외면하는 것은 아니죠.


그럼에도 불과해도 저는 위에서 언급한 장점들에 의해 김한민이 이순신 후속작을

연출하는 것을 지지합니다. 해'전'을 이렇게 찍을 수 있는 감독이 많지 않을뿐더러

3부작이라고 생각하면 첫작품에 호흡이 틀어진 것도 이해가 안가는 것은 아닙니다.

차기작에서 이순신의 전략적 면모가 들어날 가능성도 높고요.

무엇보다 이와 같은 해전의 퀄리티로 노량이 보고 싶습니다.

3/5

댓글 : 21 개
공감이 많이 되네요. 저도 보면서 거의 비슷하게 느꼈습니다.
특히 백병전 장면에서 롱테이크로 쭉 찍어냈던 부분은 멋졌습니다.
볼 가치가 없는 영화는 아닌가 보군요. 일단 보고 평가해 봐야겠습니다
일단 재미면에서는 합격점을 주고 싶습니다. 1시간 참고 해전에서도 신파만 이겨내면 해전씬은 시각적으로 매우 즐겁거든요.
금요일에 직접 보고 판단해야겠군요...
영화도 일단 개취니
개인적으로 군도도 재미있게 봐서 ㅎㅎ
대중적 취향도로 따지면 군도보다 훨씬 우위일듯 싶네요.
호불호 참 심하네ㅋㅋ
표절시비에 대한 논쟁이 과했다는건 동의하기 어렵네요..;;;
플롯이나 내러티브(이야기 구조)에 대해 표절을 언급하는 것은 다소 무리수가 있지요. 그렇게 따지면 대다수의 슈퍼 로봇만화는 표절시비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심지어 아바타 조차 라스트 사무라이와 아니 그이전에 늑대와의 춤과 동일한 플롯이에요. 소재와 설정이 다를뿐이죠.
분명 소재도 다르고 주제도 다르고 극을 끌고 가는 내러티브 방식 또한
차이가 짐에도 극 전체가 만들어내는 전반적인 질감은 상당히 흡사합니다.
콘텐츠의 표절을 논할 때 개인적으로 가장 중요하게 보는 부분이 바로 이
질감인데... 이것은 전혀 다른 색깔과 맛을 가지고도 비슷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것이 콘텐츠의 속성이기 때문이지요.

그런 고로 활의 경우 저 또한 표절까지는 아니라고 보긴 하지만
표절에 대한 말들이 많아질 수밖에 없는 태생적 한계는 분명히
존재한다고 보네요.
함포전 자체가 이순신에 의해 창안된 전술이었거든요.
원균은 그 좋은 스펙의 하드웨어들 싹 끌고 가서 배 붙여 놓고 백병전했습니다.
그러니 백년 동안 전쟁만 했던 애덜한데 깜냥이 될 리가요. 그래서 개박살난 게
칠천량입니다.
그렇군요. 왜군의 장점이 백병전인데 그 백병전으로 맞써다니. 진 이유가 있군요. 이순신의 그런 면모도 좀 살렸으면 어땠을지.
더 정확히 말하면 원래 바다에서의 싸움이 배 붙여놓고 칼질하는 게 당연한 시절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순신 장군이 발상 자체를 바꿔서 대포만 쏴갈기고 싹 빠져 버리니 왜군 애들은
지들이 왜 지는지조차 전쟁 끝날 때까지 알지 못하고 줄줄이 패전에 패전을 거듭한 거죠.
그렇군요. 시기적으로 대항해시대가 열릴쯤이고 도쿠가와 초기때 키리시탄 관련해서 오란다 등과 교루했다는 걸 대망에서 읽은 적이 있어서 해상전을 흔히 그시절 해적 영화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네요. 이순신 이 무서운 사람...ㄷㄷ
평론을 매우 잘하시는군요 잘읽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영화 관련 논문 쓰다보니 글재주가 아주 조금 늘었네요.
저도 방금 봤는데 재미있게는 봤습니다
인터넷에서 캐릭터들이 증발하는 게 아쉽다는 평을 봤었는데 보고 나니 확실히 그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조선수군의 부장들 뿐만이 아니라 왜군 장수들도 저렇게 잠깐만 나오고 마는 건 캐릭터가 아깝다란 생각이 팍!
한국판 300...
특히 마지막 배에서 병사들이 하는 대사는 너무 깨는...
해전을 잘 찍은거에 대해 칭찬을....최민식 연기는 좋았는데
나머지는 별로 기억에 안남음

왜구들 부하들은 발음이 토종인데
장수급 되면 엄청 어색함
갠적으로 류승룡씨가 젤 이상한 듯
잘 읽었습니다. 공감 가는 부분이 많네요.

진구와 이정현의 신파도 그렇고 애국심 유발요소나 백성들이 장군을 구해낸다거나 하는 장면 등에선 감독이 관객들에게 뻔한 감정을 느끼도록 강요한다는 인상까지 받았습니다. 백병전 부분은 아무래도 칼끼리 부딪혀야만 사극 답다는 대다수 사람들의 고정관념 때문인 것 같네요. 명량은 실제 역사도 적절할 뿐만 아니라 감독의 전작이 활을 중심소재로 하는 영화였던 만큼, 그 고정관념을 깨뜨릴 절호의 기회였는데 이를 포기하고 오히려 편승한 것 같아 여러모로 아쉬웠습니다. 전체적으론 뭔가 고전적으로 잘 팔리는 요소들만 마구 집어넣다보니 영화가 과식으로 소화불량이 된 느낌이랄까요...
사실 흥행에 대한 부분은 제작자가 신경써야 할 부분이고 많은 요구를 했을거에요. 감독의도는 현상황에서는 알 수 없으나 흥행을 위해 양보해야할 부분이 있었을 것이고요. 이정도 스케일의 영화를 자기맘대로마냥 찍을 순 없었겠죠. 그런 면에서 봉준호의 최근 영화들은 복받은겁니다.
호불호 진짜 심하네요;;
전 안볼래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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