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조로 봤습니다.
미리 밝혀둘 것 ---
개인적으로, 이미 진행된 이야기를 시간역행이나 차원이동을 이용해서해결하는 방식을 그닥 좋아하지 않습니다.
(터미네이터나 바이오쇼크 인피니트 같은 경우는 괜찮아요. 그게 핵심이니까.
하지만 반지의 제왕에서 프로도의 실패를 시간을 돌려 해결한다면 그건 싫습니다)
그러니까, 이미 영화를 보기 전부터 그 부분은 깎고 들어간 겁니다 ---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제가 엔드게임에서 좋았던 장면들은 전부 다 과거에서 나왔습니다.
특히 MCU 의 트리니티, 캡틴-아연맨-토르 의 장면들은
마블이 MCU 팬들에게 건네주는 선물 같았습니다.
캡틴이 과거의 캡틴 자신과 조우하고 로키로 오해하는 장면,
엘리베이터 안에서 '...헤일 하이드라' 하고 속삭일 때의 희열ㅋㅋ
창 너머로 아직 젊은 페기 카터를 바라볼 때의 절절한 심정까지.
토니 스타크가 젊은 하워드 스타크를 만났을 땐 울 뻔했습니다.
제 일도 아니고 실제도 아닌데, 저절로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토르는 좋아하는 캐릭터인데도 1 만 대충 보고 말았네요.
그런데, 그런데도 좋았습니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엄마니까.
토끼와의 파트너쉽도 좋았고.
어벤져스 어셈블!
근데 문제는, 저한테는 이게 다였다는 겁니다.
영화가 전체적으로 구렸다 이런 건 아니지만, 좋지도 않았습니다.
저에게는 <배트맨vs슈퍼맨>과 비슷한 영화에요.
좋은 장면들은 너~무 좋은데 그걸 뺀 나머지는 별로인.
1
일단 캡틴마블의 존재가 쉬이 받아들여지지가 않습니다.
아이언맨도 너무 다재다능하다 싶었는데 그걸 까마득히 상회하는 힘,
이상하게 다른 멤버들을 깔보는 듯한 표정...(?)
토니와 캡마는 거의 데우스 엑스 마키나처럼 작용하는 것 같아요.
(일개 과학자 기술로 뚝딱 만들어내는 인피니티 건틀릿...?)
2
이어 영화 전체에 대한 인상을 한순간에 망친 장면이 있었습니다.
바로 '쥐'죠. 어쩌다 쥐가 거길 지나다 하필이면 전원 버튼을 밟을 확률...?
이게 닥스가 미리 본 천몇백만개의 미래 중 유일한 승리의 길?
사실 우주 생명체 절반을 구한 건 어벤져스가 아닙니다.
'쥐'죠. 이전 다른 작품들에 이 쥐에 대한 암시가 있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없었다면 무조건 납득이 되는 장치가 있었어야만 합니다.
앤트맨이 거기 먹다 남은 치즈버거를 올려놨더라면 어땠을까요?
아니면 과자 부스러기라도. 그럼 필연이 되는 거죠.
저는 이게 배대슈의 마사보다 더 받아들이기 힘들었습니다.
"슈퍼맨도 누군가의 아들, 그것도 우리 엄마랑 이름이 같으니까 안 죽인다" 가
아무것도 없는 차에 올라간 쥐가 하필이면 전원을 누르는 것보단 낫습니다.
앞사람이 자꾸 자막을 가려서, 제가 그 장면에서 뭘 놓쳤을 수도 있는데
거기 쥐가 올라갈 만한 근거가 있었다면, 제 잘못입니다.
혹은 그게 미키마우스였다면 마찬가지로 제 잘못입니다.
3
네뷸라는 과거로 가기 전에 이미 소울스톤 얻는 법을 알았을 텐데요.
(타노스가 가모라를 제물로 바치는)
그럼 그곳에 가게 될 멤버들에게 말을 했어야 하지 않나요?
그게 하필 호크아이와 위도우라는 것도 좀 그래요.
자 이제 위도우랑 헤어질 시간이야~ 하는 기분.
아니면 네뷸라가 일부러 숨긴 거라는 연출이 있었던가?
있었다면 또 제 잘못입니다.
그냥 이게 그 닥스가 말한 승리의 길이라고 받아들여야겠죠.
4
히어로가 빛나려면 또한 빌런이 제 역할을 해야 합니다만,
인피니티워에서 거의 타노스에게 감화될 뻔했던 저로서는
엔드게임의 타노스...는 매력이 없었습니다.
초반에 타농부가 죽을 때는 연민을 느꼈는데 갑옷 타노스는...
그냥 1차원적 악당 같아서 별로였습니다. 인상적인 액션도 별로 없고요.
5
인피니티 건틀릿은 사라지거나 데려오는 것 밖에는 못하는 물건인가?
아니 사라지면 사라졌지 다시 어디서 데리고 온다고?
정확히 용도를 모르겠습니다.
우주의 자원을 네 배로 올릴 수는 없나요?
---
감히 총평하자면, 저에게는 배대슈 같은 영화였습니다.
영화 전체로는 별론데 너무너무 좋은 부분이 있어서 선물 같은 영화.
(헤일 하이드라..!)
어벤져스 영화로만 따지자면
인피니티워 > 어벤져스 = 엔드게임 > 에이지 오브 울트론
요쯤 되겠네요.
선물 같은 영화지만...
세상을 구한 건 어벤져스가 아니라 '쥐'였습니다.
그리고 그게 미키마우스였다면 제 잘못입니다.
60 / 100
타노스 혼자 돌아왔다는거만 알고 있는 상황입니다
정확하게 어떤 필요나 상황에 의해 가모라는 돌아올 수 없게 됏는지 알수 없는 상태죠
그러니 엔겜에서도 네뷸라가 말을 할수 없는 내용인게 당연한거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