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백업이 취미라서, 십년이전에 내가 쓴 글들도 대충 다 보관하고 있는데, 그때 써놓은 것들을 보면 참 청산유수로 써놨다. 어떻게 저렇게 아무 부끄럼 없이 써놓을 수 있는지. 있는 없는 수식어는 다 붙여놓은 글을 써놨다. 손발이 오그라드는 글은 애초에 쓰질 못해서 그런 글은 거의 없는데, 그 대신 너무 장황한 글이 많다. 지금 그 글들을 다시 고쳐보면, 실제 내용을 덧붙이지 않는한 10줄이면 4, 5줄이 될 것이다. 하나 무서운건 그때 그 당시는 그 써놓은 글이 알기쉽고 잘 쓴글이라 나 자신은 몇번이고 되읽으면서 생각했을거라는 것이다!
그렇게나 장황한 글들을 마구 쓰던 내가, 지금은 단 한글자도 앞으로 나아가질 못해 쩔쩔매는 경우가 허다하다. 정말, 교육이란 무서운 법이다. 이렇게나 사람의 글 쓰는 습관을 바꿔버리는구나.
물론 여기에 쓰는 글들은 그때 쓰던 글이랑 크게 안다를거라 생각한다. 물론 그 때에 비해서야 장황함은 더 줄었겠다만. 두서없는건 여전하겠지...
예전에 음악이 취미인 사람이랑 이야기할때, "음악은 오나니예요." 라고 들었는데, 아마 그 이야기랑 크게 안다를거다. 장황하고 내가 쓰고싶은 것들 다 쓴 글들은 오나니랑 다름이 없다. 실제로 사람에게 읽어지는 것을 가정한 글은 오나니여서는 안된다. 아, 그럼 '후훗...밍나...' 이어야 합니까? 라고 묻는다면 조금 다르려나. 왜냐하면 글은 단방향이니까. 차라리 AV 라고 하는게 옳을지도.
쓰고나니까 19금자료에 체크를 넣어야할지 말아야할지 고민되기 시작했다...
아, 이런글이 진짜 오나니 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