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불구덩이>
불구덩이가 스스로 불구덩이에 빠져서 더욱 큰 삶의 축복을 맛본다면 그 누구도 그를 축복할 수 없다
축복의 아래에 있는 거대한 틈 그 사이에서 가끔씩
불구덩이는 흐느적거렸다
그로 부터 많은 세월이 지난 후
불구덩이 아래에 생긴 어떠한 지하세계에서는
사람들의 모습이 기록되고 있었다
그게 어디서부터 내려온 건지는 불구덩이만이 알고 있을 것 같다
나는 홀로 일어나 불구덩이를 찾아가 물었다
그 속의 나를 알아봐주시오
불구덩이는 대답했다
나는 나로써 이미 모든 불을 섭렵했기에 더 이상 나눠줄 불이 없소 돌아가시오
"불은 불이고 불은 불이 불러온다 결국 불은 마음의 불일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