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글 작성 전에 우선 배경 설명을 좀 하자
난 스타워즈 빠돌이다.
여전히 최고의 극장 경험은 2005년 용산 CGV에서 본 시스의 복수이다.
스텝롤이 올라가고 수 많은 철부지 아저씨들이 광선검 들고 작별을 고할 때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아쉽게도 그 때 이후 요즘 스타워즈에 대한 좋은 기억들은 별로 없다....
7편이 나올 때 내한 행사에 가서 엑소 애들이 부른 스타워즈 노래를 들었을 때만 해도 이렇게 내리막길을 탈거라 생각 못 했는데
어찌 새로운 이야기들이 나오면 나올수록 스타워즈에 대한 애정만 식어 가는거 같다.
누구 보다 좋아했던 루크나 한, 레아의 시체를 보며 내가 이걸 왜 보고 있나 하는 생각이 늘 뇌리 저 깊숙한 곳 어디선가 떠오른다.
여튼 또 다시 속는 마음으로 새로운 스타워즈의 시리즈인 오비완 케노비를 보기 시작했다.
이쯤 되면 보는 내가 바보 같지만, 매일 두들겨 맞아도 어릴 때의 추억을 잊지 못하고 차마 떠날 수 없는 사람 처럼 그냥 습관 처럼 찾아 보게 된다. 당연히 이제 기대는 안 한다. 그냥 뭐 대충 봐 바야지 하면서 보는데, 잊지 말자 항상 밑에는 더 밑이 있다는 것을.
2화까지의 간단 평은,
어린 레아 그냥 죽었으면 좋겠다. 아무리 커서 내가 좋아하는 비키니 캐리 피셔가 된다 해도 상관 없다.
그냥 다시는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다 큰 어른들, 아니 그냥 어른들도 아니고 우주 해적과 우주 최강의 제다이 정도 되는 사람들이 시속 1키로도 안 될거 같은 속도의 아장아장 거리는 애를 못 잡고 허우적 거리는 꼴을 보고 있자니 한숨도 안 나온다.
그나마 오비완은 여전히 연기도 잘하시고 괜찮은데 이 시리즈에서 무엇을 이야기하고자 하는지 모르겠다.
늙고 지친 옛 전사가 한번 더 돌아오는 류의 이야기 구성인 듯한데, 우린 이미 이 늙고 지친 옛 전사의 마지막 댄스를 봤다.
새로운 희망이라는 영화가 이미 있는데 이건 뭘 또 하자는건지 모르겠다. 여기서 오비완이 아 내가 뭘 해야하는구나 깨달은 뒤 사람들을 구하러 다니지 않을거라는 걸 우리는 알고 있다.
4편 까지 오비완은 캐릭터로서 성장할게 더 이상 없는데 굳이 이 노인네의 지루한 일상을 통해 뭘 보여주려는걸까?
지금까지 새로이 안 것은 오비완은 더러운 남존여비 사상을 가진 놈이라는 것 정도? 계집 따위 나는 루크만 챙길거야!!
그럼 주변 인물들이 매력적이냐? 그럴리가. 이미 레아 죽었으면 외치고 있으니 넘어가고 반대 축인 악당들은 어떤가.
인퀴지터 역의 아줌마는 연기를 못 하는건지 아님 감독이 역량이 부족한건지 진짜 카리스마란 1도 없다.
베이더의 손 같은 존재들이신데 그냥 동네 양아치 집단 느낌만 난다.
더욱이 모든 액션이 구리다. 스타워즈 원래 연기도 좀 이상하고 이야기가 좀 구려도 액션만은 10점만점이었는데 이건 그것도 못 한다.
인터넷에서 떠도는 둠칫둠칫 광선검 액션은 아직 나오지도 않았는데도 구리다.
1화에서 제다이 하나 도망가는걸 누구도 못 잡는거 보고 이 악당들에 대한 기대는 0을 넘어 음수로 바뀔 지경이었다.
2화에서 멋지다고 생각하고 만들었을 옥상 파쿠르는 뭔 90년대 파워레인져가 떠오르는 허우적 거림이었다.
이 시리즈의 목적이 레아에 대한 정을 떨구고 그녀를 그리워하지 않게 하는거라면 성공적이다.
난 이제 다시는 레아를 안 봐도 될거 같다.
언제나와 같이 끝까지 보기야 하겠지만, 이제 진짜 그냥 스타워즈 안 나왔으면 좋겠다.
그냥 뒷방 노인네 같이 나 때는 안 그랬는데! 외치면서 추억 속의 물건들이나 꺼내 보고 사는게 날 수도 있겠다.
한 때 꿈과 희망을 노래하던 장엄한 우주 판타지가 이제는 시궁창에서 썩어가는 모습을 보자니 씁쓸하구나.
쓰고 보니 드라마 이야기는 얼마 없고 그냥 노인네 푸념만 남았네.
처음 보는 캐릭터들 또한 말씀하신 것처럼 별로 매력적이지가 않은데다가
구린 연출과 허접한 액션씬들이 더해져 그야말로 똥덩어리 같은 드라마가 나와 버리고 말았습니다
남은 2화 마저도 이 모양이라면 해외 시청자들의 평도 좋지가 않던데 그냥 시즌1으로 끝내버렸으면 하는 맘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