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10.11
이상한 꿈을 꾸었다.
배경은 어느 한 수련원으로 보이는 큰 건물이었는데, 그곳에 내 또래 아이들과 내가 있었다.
이들을 담당하는 선생 또는 보호자로 보이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그들은 우리와 그리 친하지 않은지 별다른 교류가 없었다.
문득 영화인듯 게임인듯 한 인트로 화면이 눈앞에 펼쳐졌는데, 마치 사일런트힐2의 오프닝장면 마냥 어둠속에서 한 사내가 거울을 쳐다보고 있었다.
거울을 누군가 주먹으로 내려쳤는지 일부가 조각나 금이 가 있었고, 그 주위에 핏물이 맺혀있었다. 사내는 조각난 유리조각을 들어 거울에 비추어지는 자신의 모습을 노려보았다.
꿈은 1인칭 시점과 3인칭 관찰자 시점을 오고가며 진행되었다.
좀 전에 이야기한 거울을 보는 사내와 앞으로 이야기할 내용은 3인칭 관찰자 시점으로, 꿈속에서 오직 나 만이 그 정황을 알 수 있었다.
날이 저물더니 안개가 끼었다. 사실 이부분은 자세히 기억나지 않지만, 아무튼 시야에 방해가 될 정도로 주위 환경이 좋지 않았다. 누가 방해를 하는것도 아니었으니 안개나 어둠과 같은 자연환경에 의한 것이리라 생각한다.
누군가가 어둠 또는 안갯속을 헤메고 있었다. 바깥인것 같지만 건물 안이기도 한 것이 경계가 모호하다. 그 누군가가 헤메는 동안 다른 이들은 그들의 침소에서 잠을 청하고 있었다. 그 시간에 깨어있는이는 그 누군가 뿐이었다. 그렇게 누군가가 헤메는동안 누군가를 향해 무엇인가가 다가왔다. 사실 정말로 그 누군가를 노리고 무엇인가가 다가왔는지 알 수 없지만, 그 누군가가 결국 주검으로 발견되었던 정황을 생각해보면 누군가를 해코지한 누군가는 그 무엇인가가 맞을지도 모른다.
시신의 상태는 온전치 못하였다.
애초에 범인이 누구진이 또는 무엇인지도 모르기에 이를 단순 살인으로 보아야할지, 원한에 의한 살인인지, 계획적인 살인인지 알 수 없었다. 다만, 이야기 했듯이 시신의 상태는 참혹하다 못해 끔찍하기까지 했다.
다른 아이들과 어른들은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눈치였지만, 정황을 아는 나는 무엇인가가 우리들을 노리고 있음을 깨달았다.
1인칭으로 진행된 이후의 이야기는 꽤나 짤막하다.
나는 최대한 아이들에게 무기가 될 만한 것들이 있는지 물어보았다. 어째서 무기가 될 만한걸 그들이 가지고 있는지, 또는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었으나, 그냥 자연스레 이야기가 진행되었다. 나는 심지어 훈련에 사용했던 화기들은 어디에 보관하고 있는지 물어보기까지 하였다. 이 부분에서 나는 우리가 단순히 수련회에 온 학생 신분이 아니었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날이 저물기 시작하였고
또다시 안개가 끼기 시작하였다.
나를 제외한 이들은 평상시와 같은 태도를 취하고 있었으나, 나는 무엇인가가 또다이 우리들을 향해 올 것이리라 짐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