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제가 옥션에서 강아지를 분양받았습니다.
직접 배달도 해주신다고 했는데
퇴근길에 집사람과 함께 들렀습니다. 건대입구역에서 20분쯤 걸어간 곳, 재작년 11월 아주 추웠던 때였습니다.
말없이 조용히 있던 작은 요크셔를 24만원 주고 한마리 데려왔지요.
상상할 수 없을만큼 가슴이 뛰었습니다. 작은 박스에서 코를 내밀고 있는데.. ㅎ
그런데 와서 한 일주일쯤 보니까,
병에 걸려있었습니다.
파보 장염, 코로나 장염이라는 저한테는 듣도보도 못한 병이었죠.
급히 회사 법무팀에서 몇가지 물어보고, 관련된 자료들을 챙겼습니다.
새 강아지로 교환해준다는군요.
집사람이 메일을 보내왔습니다.
그렇게 이 강아지를 보내면 정말 빛도 들어오지 않는 똥구덩이같은 곳에 놓고 죽을 때 까지 밥도 안주고 그냥 죽인다는군요.
저희한테는 그냥 '새'강아지를 주고요.
그럴 수 없었습니다.
만약에 이 강아지가 제가 분양받을 때부터 병에 걸렸다는 것이 증명되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민형사상으로 책임을 묻겠다고 전화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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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정말 눈물겨운 투병기가 시작되었죠.
2주를 입원했고, 동네 동물병원이라 아픈 강아지가 거의 없어서 3분의 의사 선생님이 8시간씩 돌아가면서 진료를 해주었습니다.
다행이었죠.
방송일을 하는 처제는 방송이 없는 날은 병원으로 거의 출근해서, 링겔맞고 있는 강아지를 몇시간이고 안아주었고,
저희도 퇴근길에 꼭 들러서 밤 열한시까지 안아주고 돌아섰습니다.
결론은
병원비는 한 200만원 나왔구요. (입원비 7만원 * 15일쯤?, 기타 약값, 주사값 등등)
1월에 성과급받은거를 좀 헐었습니다. 집값 갚아야되는데. ㅠ
그리고 그녀석은 지금 너무 건강합니다.
병원에가면 의사선생님들이 정말 가족처럼 반겨주십니다.
믹스라 8kg가 나가는군요. 허걱.
저는 아직도 무신론자지만, 이 녀석을 보면 하느님이 계시는 것 같습니다. 하느님이 이녀석을 보내서 제 인생과 제 집사람의 인생을 범사에 감사할 줄 아는 사람으로 만들어 주셨으니까요.
모든 생명을 가진 것들을 사랑하게 된거죠.
(심지어는 (제가 일하는 곳은 해외 어드메입니다) 제가 일하는 사무실에 엄지손가락만한 아주 작은 쌩쥐가 한마리 사는데,
청소하는 직원에게 절대 못 잡게 합니다 .ㅋㅋ Never! Never! 뭐 이러면서)
아, 강아지 이름은 '뺑'입니다.
빅뱅에서 따왔어요.ㅎㅎㅎ 제 이름의 돌림자가 또 '병'자라서 겸사겸사. ㅎ
마지막으로 걱정은,
집을 자꾸 뜯어먹어요. ㅎ(개집이 아니라 진짜 저희 집을)
의사선생님은 어려서 아픈 강아지들이 식습관, 배변습관 이런거 잘못들여 고치기가 어렵다고 하는데,
다음 인테리어때는 친환경 자재를 주로 쓰자고 해야겠네요. 뜯어 먹어도 탈 안나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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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디씨 멍멍이겔 강선수님 글
강아지는 24만원 병원비 200만
글쓴이는 참 좋은분, 개는 주인 정말 잘만난거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