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군대에 관심이 많다.
내가 처음 입주하고 나서 집중적으로 질문 받은 내용은 군대의 이야기였다.
당시에 아마도 아베가 집단 자위권 어쩌고하고 북핵떄문에 민감했던 시기여서 그랬던 것 일지도..
전쟁나면 돌아가야하는거냐, 전쟁나면 공항도 막힐텐데 돌아갈 수는 있냐 등으로 서로 토론도 하고(..)
총 쏘면 느낌이 어떻냐, 훈련은 뭘 하는거냐, 맨날 총쏘냐(..), 얼마나 복무하냐 등등등..
한국이었으면 몇살이냐 였는데 여기서는 군대 갔다왔냐가 첫 질문이었다.(...)
2. 일본어 공부가 된다.
어학교와 연계되어 있는 쉐어하우스인지 어학교 다니는 외국인들이 자주 왔다가고 관련있어보이는 사람들도 자주 방문하고 그랬었다.
위 사진만 해도 4명이 찍혀있고 찍히지 못한 인물들도 더 있다.
그래서 위에 군대 이야기만 하더라도 복잡한 이야기가 되면서 내가 알지 못하는 일본어를 써야할 위기(?)도 있을 법 했지만, 생각보다 스무스하게 이야기가 진행되고, 듣는 사람들도 어떻게든 이해를 한다.
만약 내가 잘못된 말을 쓰고 있다면 제대로 알려주기도 합니다.
대화 도중에 돈 이야기를 하게 되었는데, 당시에는 그냥 かね라고만 말하고 있을때 お金라고 말하는 편이 좋다 라던가.
머리에 물기가 있다 에서 물기를 みずき라고 말하고 있었는데 みずけ가 제대로 된 표현이라고 알려준다던지..
3. 정신나간(....) 서양인들이 많다.
나랑 같이 살진 않았지만 이전에 살다간 이들이 자주 쉐어하우스로 놀러오곤 했다.
그중에 한 벨기에인이 있었는데 프랑스인들과 서로 대화하는데 벨기에와 프랑스가 언어를 같이 한다는걸 그때 처음 알았다.
여튼 그건 문제가 아니고 이 벨기에인은 처음보는 나에게 자기소개를 하는데 자기는 미친놈(...)이라고 소개를 한다.
뭐지 이 미친놈은이라고 생각했는데 리얼 미친놈이었다.
내 옷을 벗기려고 들질 않나, 키스미 키스미 이러면서 달려든다거나..
쉐어하우스에서 19세 여자도 같이 살고 있었는데 얘 샤워하려는걸 진짜 보려고 하는건지 장난인지 모르겠는데 애가 화를 내고 있는데도 장난을 치고..
얘 세번인가 왔는데 올 때마다 너무 무서웠다 진짜.. 이번엔 무슨 미친짓을 할까 하면서..
프랑스인 한명도 프랑스에서 일어난 총기난사 사건의 범인은 프랑스인이다 = 고로 프랑스인은 미친놈이다. 라는 논리로 자기 나라를 까대는 놈도 있고(...)
4. 강력사건의 참고인으로 경찰차 타고 경찰 간 썰 - 사실상 메인 내용
프랑스 인 한명이 어학교에서 어느 한국인(30세) 한명을 친구로 사귀게 된다.
위에서 말했던 프랑스 인들은 전부 미친놈이다 라는 논리로 다른 프랑스인과 교류를 잘 안하려 하던 친구라 이 한국인 아저씨와 영어로 대화하며 친하게 지냈던거 같다.
근데 이 프랑스인이 이 한국인을 쉐어하우스로 초대하게 되는데 그 길에 한국 쏘주를 대여섯병을 사왔다.
나로써는 일하고 돌아왔는데 나 말고 또다른 한국인이 와있고, 이 한국인이 일본어를 잘 못하니 얼결에 통역으로 자리하게 됐다.
술은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처음부터 술은 안먹는다고 하고 옆에 앉아있다가 룸메들이 오면 통역해주고 시덥잖은 이야기 하고 그러고 있었다.
근데 프랑스인과 한국인 둘이서만 쏘주를 까니 좀 취하긴 했었나보다. 진짜 갑자기 느닷없이 이 사람이 일본인들 웃는게 보기싫다면서 빽 화를 내고;;
같이 있던 일본인은 내가 뭔가 잘못한거 같다 나는 들어간다 하고 들어갔다
진짜로 국까 라던가 일빠라던가 그런거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같이 있으면서 통역으로 있던 내가 확실하게 보장하는데 진짜로 한국인이 느닷없이 화낸게 맞다. 이유도 모르겠다.
여튼 이렇게 갑자기 빽 화를 내면서 일본인은 들어가버리고 남은 사람은 프랑스인 둘, 한국인 둘이 남았다.
근데 이 프랑스인이 같이 사는 여자 한명을 좋아한다고 이 한국인에게 말했던 모양이다.
내가 살던 쉐어하우스는 남녀 방은 구분되어 있으나 잠금장치가 없었다.
(그나마도 내가 들어간 극초기에는 남녀 방 구분마저 없었다. 커튼으로 가리기만 했을 뿐)
당시 새벽 두시에 모두 자고있을 테니 좋아하는 애 방에 가서 뭐라도 하고 오라는 쓰-레-기 발언을 한다.
프랑스인들이나 나나 경악을 하면서 형님 취한거 같으신데 집에서 전화도 계속 오는데 돌아가시죠 라고 권해보았다.
(실제로 부인에게서 몇통씩이나 전화가 왔으나 가겠다고만 하고 계속 막무가내였다.)
근데 이 술에 꼴아버린 한국인은 더욱 흥분하며 프랑스인을 싸대기를 때리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장난인줄 알았으나 눈에 눈물이 맺힌걸 보고서 상황의 심각성을 깨닫고 밖으로 빼냈으나 도저히 집으로 돌아가질 않았다.
그래서 아주 한국적인(..) 방법으로 경찰에 인도시키려 했으나 당시 일본 경찰의 전화번호를 몰랐다.
시간도 새벽 2~3시 길에 아무도 없어서 물어볼 수도 없고 자고있는 일본인을 깨운다는것도 미안하고..
결국 이 한국인의 상대를 프랑스인들에게 맡기고 15분 거리에 있는 역에 코방까지 달려가서 경찰을 불렀다.
내가 생각했던 이 소동의 끝은 얌전히 이 한국인이 훈방처리 되는 것이었다...
프랑스인을 때리긴 했지만 어디 부러지고 그런건 아니고, 음주 운전한 것도 아니고..
경찰이 주소지 알아내서 훈방 귀가되리라 예상했었다.
하지만 예상은 언제나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가기 마련이다.
-언젠가 계속 이어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