뀨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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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슈로대에 안좋은 추억 (3) 2019/02/20 PM 07:01

 때는 초등학교 4학년쯤, 20년도 더 된 이야기다.

 

 

그때는 한창 오락실이 유행했기 때문에, 학교만 끝났다 하면 오락실로 직행하기 일쑤였다.

 

 

그때 나는 좀 까불까불하는 성격이었는데다가, 오지랖도 좀 넓어서 옆자리에 앉아서 훈수하던가 옆에서 가만히 보고 있으면

 

 

어캐해야함? 물어보면 곧잘 가르쳐주곤 했다. (물론 형들한테 함부러 훈수하다간 줘터질수있으니 입다물고 있음)

 

 

그러다 나보다 한두살 어린 아이에게 히든 캐릭같은걸 고르는걸 알려준적이 있었는데,

 

 

보답으로 자기 집에 놀러 오라고 하는 것이었다.

 

 

그당시 20층 정도 되는 아파트의 7~8층에 살았던거 같은데, 집에가보니 웬걸 슈퍼패미콤이 있는게 아닌가!

 

 

본인도 게임기는 있었지만 좀 구식이었다. 켜면 세가로고가 뜨면서 기본게임으로 알렉스 키드가 실행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거기다 100 게임 팩인가 넣어서, 서커스, 양배추소녀, 빵공장, 인디언나무 같은 게임을 하곤했다.

 

 

암튼 걔가 팩을 딱 꽂고나서 게임기를 키는데, 정체모를 언어가 나오는것이 아닌가? (그 당시에는 일본어 인줄도 몰랐다 =ㅅ=)

 

 

그리고 로보트가 나오는데... 오오...... 너무 멋있어 보였다!!

 

 

걔가 플레이 시작후 10분 쯤 지나자, 어떤 로봇의 필살기를 보여주는데, 무슨 파란색폭발이 사방으로 퍼져나가면서 적들을 분쇄했다!

 

 

눈이 동그래져서 보고 있는데, 한시간은 시간가는 줄 모르고 봤던거 같다.

 

 

약간 나도 시켜주지 않으려나? 라고 생각했는데, 그럴 생각이 없어보였고, 그래서 이거 좀만 해봐도 되냐고 물어봤더니

 

 

흔쾌히 패드를 넘겨줬다. 오오!! 하지만 주인공 기체는 무슨 기 같은 게이지가 별로 없는 상황이었고, 내가 쓸 수 있는 기술은 기껏해야

 

 

미사일 몇발 날리기, 몸통박치기 같은 기술밖에 쓸 수 없었다. ㅠㅠ

 

 

그래서 일단 일반공격후에 턴종료를 누르는데, 걔가 패드를 다시 가져가는 것이 아닌가... ㅇ_ㅇ....

 

 

허탈한 표정으로 걔를 쳐다봤는데, 걔는 뒤도 안돌아보고 게임에 집중하더라....

 

 

그렇게 다시 한시간쯤 쳐다보다가 그집 아주머니가 주시는 간식냠냠하고 한 삼십분 쯤 더 보다가 집으로 왔다.

 

 

해가 거의 다 져서 어둑어둑해질 쯤이었는데, 그때를 생각하면 너무 서글프다

 

 

나도 필살기 한번만 쓰게 해주지......

 

 

슈로대 관련 사진이나 영상을 보면 가슴한쪽이 아련한 것은 이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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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알TV    친구신청

그래서 슈로대나 프라모델, 게임기에 환장해버리는 거죠.... 저도 공감합니다. 첫 월급으로 플스2 샀을때 울뻔 했어요. 유년기, 청소년기에 받았던 설움 폭발....

리베리타    친구신청

부모님 자리 비우신 친구네집에서 전지가 날아가서 세이브도 안되는 4차 롬팩으로 1화부터 13화까지 밤새 정주행 달렸던 때가 생각나네요.

Thmlues    친구신청

저도 뒤에서 닌자거북이 구경만하던게 서러워서 구매한 게임들 못팔고 꾸역꾸역 모아놓는 어른이 되었습니다.
그 얘기를 듣고 짭패미콤을 사주신 어머니는 그때 게임기를 사주지 말았어야 하는데 하시며 후회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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