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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도라에몽 스탠바이 미를 보고 왔습니다.
사실 도라에몽은 옛날에 만화와 간간히 TV로 시청한 것과 요새 여러 인터넷에 돌아댕기는 사진들로 접해왔습니다.
이번 영화는 도라에몽이 만나기부터의 이야기를 보여주는것도 대강 알고있었지요.(예고편만 봐도 완결이 어떻게 날지도 훤히 보이긴 했고..)
요새 뜨는 배우님께서도 열혈히 추천하시고 여러 호평이 많아 영화에 대한 기대는 꽤 되었습니다.
근데 제 영화의 평가는 매우 화가났습니다.ㅋㅋㅋㅋ..
영화 내용을 요약하면..(영화 보신 분들은 생략해도 무관합니다.)
『
일단 영화 시작부터 주인공인 노진구는 역시 찌질하고 잘난 장점 하나 없는 캐릭터였습니다.
그런 모습을 본 미래의 진구 손자와 도라에몽이 과거로 오지요.
도라에몽이 과거로 온 목적은 노진구의 미래를 행복하게 바꾸는것.
손자와 도라에몽이 말한 미래로는 퉁순이와 결혼해서 회사차렸다 망해서 계속 가난하게 살아왔다고 합니다. 그야말로 완폐아 인생.
아무튼 도라에몽을 만나 불리한 상황이 되도 도라에몽이라는 만능 친구로 인해 하나하나 해결해나가고 친구들과 함께 놉니다.
그리고 어떻게든 자신의 미래를 바꿔 이슬이를 미래의 신부로 만들겠다는 다짐.
머 도라에몽 도구에 의존하면서 변변치 않게 계속 실패만하다 어찌저찌하여 결국 이슬이의 호감을 얻어 미래는 바뀝니다.
그러다 자기의 미래를 보고싶다고 하여 14년 후의 자신을 보러 타임머신을 타고 미래로 가지요.
(이 부분은 단행본에도 나왔던 편을 약간 바꾸어 만들었습니다.) 이 때의 노진구는 발전없는 모습 그대로를 보여줘서 으아..
그러다 이슬이가 눈폭풍 속에 조난당해 이를 구하러 진구는 타임보자기로 14년 후의 모습으로 성장해 무작정 갑니다.
이슬이를 구하긴 커녕 계속 더욱 폐만 끼치다가 결국 위기에 몰렸을때 미래의 자신(14년 후 진구)이 나타나 구해주고 결국 미래는 이슬이와 결혼하는 것으로 확정이 납니다.
다시 진구가 도라에몽에게 갈 때 미래의 진구의 모습은 약간 성장해보였습니다...
그리고는 과거로 돌아와 도라에몽에게 자기가 행복하다고 고백을 하면서 기쁨을 온몸으로 표현했지요.
그러나 도라에몽은 진구가 행복한 것이 확인되어 강제 복귀 프로그램이 작동됩니다. 바로 미래로 강제로 복귀 되는것.
이를 안 진구는 도라에몽이 떠나지 말라고 떼를 쓰고 집을 나가버립니다. 그러다 퉁퉁이에게 만나 늘 그렇듯 괴롭힘을 당합니다.
그러나 이 때의 진구를 달랐습니다. 도라에몽이 자기가 없어도 잘 해낼 수 있지라는 질문.
이를 보여주기 위해 포기하지 않고 퉁퉁이에게 계속 덤빕니다. 쓰러져도 일어나고 포기하지 않는 모습이 상당히 감동적이였습니다.
결국 퉁퉁이가 항복하고 이를 본 도라에몽은 눈물을 흘리면 엉망진창이 된 진구를 부축혀 집으로 데려왔습니다.
그런 모습을 자랑스럽고 고맙게 지켜본 도라에몽은
다음날 사라졌습니다.
어느날 늘 그렇듯이 비실이와 퉁퉁이에게 놀림을 받곤 제대로 덤비질 못해 찌질하게 있다가 도라에몽이 마지막으로 준 선물인 정말 필요할 때 한 번만 필요한 도구가 나오는 상자를 열었습니다.
그 도구는 거짓말이 진짜 거짓말이 되는 물약. 그 도구로 퉁퉁이와 비실이를 놀려댔습니다. 개에게 물리지 않는다느니 엄마에게 칭찬받는다니 등.
이를 통쾌하게 웃던 진구는 다시 표정이 어두워졌습니다. 이젠 도라에몽이 없다는 사실을 다시 인지한거죠.
그리고 집에와서 이제 도라에몽은 없다고 중얼거리는 순간 책상 서랍에서 익숙한 물체가 튀어나왔습니다. 다시 도라에몽이 돌아온거죠.
거짓말의 반대가 진실이 되어 과거로 못 오게된 도라에몽은 이제 자유자재로 돌아올 수 있게 되어 다시 도라에몽의 복귀로 서로 기뻐하며 영화는 막을 내립니다.
』
영화 내용을 적으려니 상당히 길어졌네요.
훈훈한 엔딩처럼 보입니다만 이게 과연 진구입장에선 진정한 행복한 엔딩일지 모르겠습니다.
이미 널리 명성 퍼진 노진구라는 캐릭터는 정말 장점은 거의 없고 겁쟁이, 울보에 어쩔때는 욕심이 많기까지한 단점만 가득한 캐릭터입니다.
전 이 캐릭터가 도라에몽이라는 인물을 통해 미래를 바꾸고, 이별의 아픔을 겪으며 새로히 성장해 나가는 모습을 기대했었습니다.
근데 미래를 바꾼건 맞으나 정작 노진구 이놈은 한 게 뭐있나 싶습니다. 이별의 아픔은 겪었습니다. 그로인해 앞으로 더 나은 진구의 모습을 보여주는듯 했습니다.
그러나 엔딩에선 정작 다시 겁쟁이에 울보로 돌아오며 결국 도라에몽까지 돌아와 결국 캐릭터의 성장의 길 자체를 막아버린것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영화 초반~중반부는 그래 원래 이런 녀석이니까 하면서 인정하고 봤습니다만 이놈은 끝까지 변하지 않아. 아니 무슨 끝까지 노답진구로 나오는거냐아아아ㅏㅏㅏ아
뭐 사실 지금까지 도라에몽을 진지하게 챙겨본 적이 없어서 원래 내용에 이렇게 교훈이 없는건지 지적하기도 애매합니다만..
적어도 어른이 같이 보면서 뭔가 남을만한 교훈이라도 줘야지. 이건 무슨 성장하다 유턴해버린 녀석을 해 집어넣은거야ㅋㅋ
나는 진구가 성장해나가는 모습을 보려 왔는데 결국엔 그대로네? ㅁ나롬니로찬을ㅁ
결국 영원한 노답 캐릭터로 만드는게 이번 영화의 목적일까요.
뭐 이렇게 까도 좋았던부분도 많았습니다. 상당한 고퀄리티의 3D CG, 도라에몽의 전체 스토리를 잘 함축해놓은 느낌.
근데 엔딩이 이건 아니잖아. 아무생각없이 보는 아이들 앞에선 그냥 와 좋아라 하겠지만 노진구는 평생 도라에몽에게 의존하면서 노답진구로 남아있는 거냐곸ㅋㅋㅋ..
차라리 옛날에 봤던 도라에몽 마지막회 동인 만화가 훨씬 더 잘 만들고 감동적이였습니다.
애들 보는 영화에 너무 심한 간섭과 괜히 생각이 많은건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정말 엔딩크레딧까지 보고 나오면서 불편한 느낌이 가시지 않았습니다.
오늘 영화 보고 한 번 길게 푸념 늘어놨습니다. 긴 글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합니다.
결론 : 이슬이 성녀,
진구 노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