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서기 2006년 12월이었다.
나는 군대에서 전역한지 3개월 조금 넘은 상태였고
(당연히 다단계 경험담 이후의 이야기)
그 당시에는 우리 부대 전역자들끼리
종종 연락을 주고받던 상태였다.
그러다보니 송년회 이야기도 나왔는데
군대라는 집단의 특성 상 전국 각지에서
차출되어 오는 장정들이 모인 집단이기에
전국단위의 송년회는 불가능했고
결국 서울과 서울 근교의 인원들만 종각에서 모이기로 했다.
정확한 날짜는 기억이 안나지만
요일 상으로 봐서는 아마도 12월 29일 금요일이었을 것이다.
얼추 20여명이 모였고
부어라 마셔라하며 전역 후에 있었던 다양한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1년 이상을 함께 동고동락하며 지내온 사람들이기에
한결 반가웠고 하고 싶은 말들도 많았다.
그러나 나는 토요일도 출근을 해야됐기에 약 1시쯤에
형들에게 인사 후 먼저 자리를 떴다.
그러나 때는 이미 늦어있었다.
훨씬 전에 나왔어야 할 것을
술도 한 잔 얼큰하게 걸쳤겠다
'설마 수원가는 택시가 없지는 않겠지'라는 생각이 들어
'조금만 더.조금만 더.' 이러다가
대중교통이 끝나는 시간이 넘어버린 것이었다.
밖으로 나오니 거리는 한산했고
수원까지 가는 택시를 잡으려면 서울역으로 가야할 것 같았다.
난 그냥 무작정 걷기 시작했다.
※4년 이상 지난 이야기를
기억 속에서 다시 꺼내서 쓰려니
전개가 느릴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