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 대대전술 훈련을 뛰었다.
너무 더웠다.
수통에 물도 금방 떨어졌다.
누구 아이디어 인지는 몰라도 물 트레일러에 숭늉이었나 뭔가를 끓여 왔댄다.
죽으면 죽었지 그 날씨에 뜨거운 숭늉을 먹기는 싫었다.
그래서 난 수통에 물을 받지 않았다.
그런데 날씨가 너무 더웠던게 화근이었나보다.
숭늉은 쉬었고
알파포대 60여명 중 48명이 식중독으로 자빠졌다.
(우리 포대는 찰리포대)
그런데 목은 계속 마르고 날씨는 너무 더웠다.
그래서 난 농수로 물을 퍼마셨다.
살짝 풀의 향기가 느껴졌다.
그거 농약 맛이랜다.
지금 생각하면 미친 짓이다.
그리고 훈련 복귀하면서...
훈련 중에 안경 가운데가 똑하고 부러졌다.
테이프로 붙였다.
촛점이 안 맞았다.
부대로 복귀하려는데 비가 졸라게 쏟아졌다.
어떤 놈인지 몰라도 다른 포대 놈이 내 차 와이퍼 브러시를 쌔벼갔다.
앞이 안 보인다.
내차는 5/4톤 인데 2 1/2톤용 물 트레일러를 연결할 차가 없댄다.
지통실 물자를 가득 실어서 이미 한계를 초월한 내차에 연결했다.
이거 달리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모르겠다.
그래도 달리고 있는데 사이드 미러가 계속 휙 고꾸라졌다.
한 손으로 사이드 미러를 잡고 달렸다.
미치는 줄 알았다.
그래도 살았으니 이렇게 잉여질을 하는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