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지와 더불어 90년대 대중가요를 이끌었던 듀스의 이현도.
지금이야 각종 병크와 어그로로 '아르헨도'라는 비아냥을 듣고
위 사진처럼 젊었을때의 간지와 카리스마는 온데간데 없고
그저 콧수염난 아저씨로 변해버렸지만,
여름날만 되면 찾아듣게 되는 잊을 수 없는 명곡 2개를 남겼다.
지금 들어도 전혀 촌스럽지 않은 느낌이 든다면
그만큼 시대를 아우르는 명곡이라는 소리 아닐까?
듣기만 해도 여름에 대한 낭만을 불러일으키는
그의 여름 노래 2개를 다시 꺼내들었다.
첫번째는 룰라의 '3! 4!' 이다.
1996년도에 발표된 룰라의 4집 앨범 "All System Go!"의 타이틀 곡으로 이현도가 프로듀싱했다.
사실 이 곡이 선보이기전 룰라나 이현도나 엄청나게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었다.
6개월전 룰라는 3집 앨범의 타이틀 곡 '천상유애'가 표절시비에 걸려 대중가요계에 큰 파문이 일으켰다.
(예전부터 한국 대중가요의 표절은 있어왔지만 '천상유애'만큼 본격적으로 이슈가 된 적은 없었다.)
그보다 한달 전 이현도는 그룹 듀스로 동고동락했던 멤버 김성재의 석연치않은 죽음으로 충격을 받은 상태였다.
훗날 이상민이 밝히길 노래 제목 '3! 4!'는 3전 4기라는 뜻이었다 라고 말하는데
아마 가사내용이나 당시 상황들을 보면 충분히 이해가 갈만한 작명이다.
어쨌거나 표절파문 이후 다시 재기할 수 없을 것 같았던 룰라는 보란듯이 다시 원년의 인기를 되찾았다.
(그런데 후속곡 '아자'가 다시 표절시비에 걸린 것은 함정)
열대기후의 이국적 풍경을 배경으로 세련된 영상과 세련된 음악,
진부한 사랑노래가 아닌 미래에 대한 희망과 낭만을 노래하는 이 곡은
몇년이 지나도 잊혀지지 않는...
마치 크리스마스 때의 All I want for Christmas 처럼
여름날의 캐롤송과 같다.
특히 필자의 생일이 3월 4일이기 때문에 더욱 애착이 가는 곡.
두번째는 듀스의 '여름 안에서' 이다.
(90년대 뮤직비디오에서 뽀샤시 효과는 거의 필수라고 보면 된다.)
1994년 9월 9일에 발표된 2.5집 "RHYTHM LIGHT BEAT BLACK" 의 타이틀 곡이다.
(타이틀곡은 아마 여름 시즌에 선공개된 것으로 알고 있다.)
사실 나는 이때 꼬꼬마 시절로 이 곡에 발표되었을 땐 듀스에 대해 관심이 없었다.
(아마도 하연수하수빈 누나를 좋아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 곡을 처음 접한 것이 2003년도에 서연 이라는 가수가 리메이크한 곡을 통해서였다.
당시 서연 이라는 애가 우리 동네(인천 출신) 유일한 남녀공학이었던 중학교 출신이라서 친구들 사이에서 좀 화제였다.
상큼한 미모와 목소리가 노래 분위기와 참 잘 어울렸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지금 이 친구 뭐하는지 모르겠다.
무슨 보아 대항마라고 얘기는 했던 것 같은데... 그 친구에겐 아쉽게 되었다.
어쨌든간 원곡도 좋지만 개인적으로는 서연의 '여름 안에서' 가 더 끌리기는 한다.
(다만 색소폰 연주로 도입되는 부분은 원곡이 더 좋았다.)
하필 가장 좋아하는 여름 노래 2개가 이현도의 작품이라니...
이현도는 정말 여름 노래에 특화된 장인이다.
이외에도 여름의 낭만을 적시는 수많은 90년대 명곡들이 많다.
요즘은 여름하면 그저 EDM계열인 것 같은데...
신나긴 신나도 귀가 정화되는 느낌은 그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