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의상 반말로 쓰겠습니다.
※ 그냥 제가 어릴때 봤던 게임들 일기같은 글입니다.
※ 연초가 되니 심심해서 작성 중
이전 글에서 이어집니다.
1화 : https://mypi.ruliweb.com/mypi.htm?nid=106547&num=7251
2화 : https://mypi.ruliweb.com/mypi.htm?nid=106547&num=7256
내 인생 최초로 본 시뮬레이션 게임
페르시아의 왕자보다 더 놀란 게임이 이거였는데
영어는 당연히 모르고 게임을 설명해주는 메뉴얼이 있는것도 아니고
게임 내에서 게임을 제대로 설명해주지도 않는데, 클릭해서 움직이는 화면들만봐도
압도적이었다.
어떨때는 여러부대가 한번에 나와서 싸우는 장면이 나오는가하면
어떤때는 군인 하나만 움직여서 싸우는 모드도 있고 겁나게 신기했던 기억이 남아있다.
그리고 컨트롤을 제대로 해먹을수 없을 만큼 게임스피드가 빨랐는데,
나중에 알아보니까 남북전쟁은 시스템 설정에 따라서 게임 스피드가 달라지는 사양이었기에
당시엔 무언가 설정이 잘못되어 있었겠으나, 그냥 모른채로 게임을 했었다.
그냥 이런게임이구나 하고..
페르시아의 왕자를 봤던 것과는 좀 더 뭔가 다른 느낌으로 그래픽과 움직임에 놀랐었다.
솔직히 어릴 적 하는법 전혀몰랐고, 이 게임 켜서 보여준 그 형도 할줄 몰랐던거다.
뭐 당연히 게임이 제대로 진행되는 것도 아니고, 뭘 눌렀는지도 잘 모르는데 말들이 막 달려가서 치고받고
대포도 쏘고 어떤 때는 큰 캐릭터를 조종해서 달려가고..
그냥 거의 이런것만 했는데도 한달은 이거가지고 놀았던거 같다.
그날 그 형이 보여줄수 있는 게임은 아마 이정도였을까.
그걸 감안해도 내 느낌엔 신세계였는데
사실 이 게임기(라고 당시에 알고있던 사실은 컴퓨터)는 디스켓이란 걸로 게임을 더 넣을수 있다고
나중에 더 찾아서 보여주겠다고 했었다.
이런걸 써서 옮긴다고
당시엔 그냥 이렇게 생긴 팩인줄 알았다. 게임기인줄 알았으니
결국 이날 여러가지 새로운 게임을 경험했던 최고의 날이었으나
아무래도 우리 집안 사정상 PC는 가질 수 없었고, PC는 커녕
고등학교 1학년이 되어서 아르바이트로 PS2를 살 때 까지는
패미컴 외의 콘솔을 집에서 만져볼 일이 없었다.
결국 PC 게임을 하고 싶었을 때는 주로 친척형네 놀러가거나, 부자집 친구네..
또 특이하게도 그 당시 다니던 미술학원에 컴퓨터가 한대가 있었는데 학원수업 끝나고 이걸로
도스게임을 했었다. 선생님 두분이 부부로 학원을 운영하고 계셨는데, 30대가 된 현재까지도
내 인생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분들이신 것 같다. 미술만이 아니라
사는법, 예의범절, 공부 등등 그리고 게임.. 진짜 다 배웠었다.
고등학교 졸업 때 까지는 스승의 날이 될 때 꼬박꼬박 찾아뵈었는데
그 이후에는 뵌 적이 없었는데 글을 쓰면서 다시 생각났는데 지금쯤 어떻게 지내고 계실까
여하튼 신기하게도 아직도 당시 도스게임은 어떤 게임을 어디서 했는지 구별되서 기억난다.
친척형네서는
학교 컴퓨터실에서는
학원에선
친구네서는
이런 게임들을 했었다.
이중 마지막 스크린샷은 게임이 아니고 AI 와 대화하는 프로그램이었다.
도스시절에 이런 프로그램이 있었다니 대단하다면 대단하다.
맥스, 게임켜줘 는 당시 다들 한번쯤 해보지 않았을까
나열한것들은 극히 일부지만 생각해보면 그 어릴때는 저런걸 다 어디서 구해서 했는지 모르겠다.
나는 집에 PC가 당시엔 없었기 때문에 어떻게 공수해오느냐 고민할 기회도 없었고
생각해보면 당시에는 다른 사람들 얘기를 들어보면 둠이나 퀘이크 같은 1인칭 슈팅들을 해봤다는 사람이
많은데, 어릴적에는 나는 저런 장르의 게임을 해본건 울펜슈타인3D밖에 없었다.
지역별 차이가 있었던 것일까
물론 이 와중에 집에서만 게임을 했던건 아니었다.
국민학교.. 또는 초등학교였는지 가물하지만 아마 4학쯤 되었을까
아는 동네 중학생 형이 게임기들이 모여있는 장소가 있다고 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