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뻘건곰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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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름밤의 이야기 - 5 - (0)
2010/06/20 PM 08:11
어머니 얼굴을 본 순간 안도감에 눈물이 흘러나왔다.
어머니는 무슨 일인지 몰라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나는 한동안 계속 울다가, 그 날밤 있었던 일과 오늘 있었던 일을 말해줬다.
설명하던 중 아버지도 귀가했다.
아버지에겐 어머니가 설명해줬다.
아버지는 아무 말 없이 그 여자가 서있던 창문 근처를 둘러보았다.
창문 유리에는 예리한 뭔가로 긁힌 자국이 잔뜩 나있었다.
예리한 뭔가라는 말에 나는 퍼뜩 대못을 떠올렸다.
부모님은 나를 꾸짖지 않았다.
어머니는 나를 꼭 껴안아 주었고, 아버지는 경찰에 전화를 걸었다.
10분 정도 지나 경찰이 왔다.
경찰에겐 아버지가 사정을 설명했다.
그동안 나는 어머니와 함께 거실에 있었는데, 잠시 뒤 경찰이 내게 그날 있었던 일은 물었다.
해피와 터치에 대한 것, 나무에 못박힌 사진, 비밀기지에 새겨진 쥰을 저주하는 글자,
그리고 방과 후에 만난 것 까지.
[중년 여자]에 관계된 모든 이야기를 했다.
....방금 전에 있었던 일도...
내가 이야기를 하는 동안 다른 경찰관이 창문에서 지문을 채취했다.
내가 이야기한 것중 경찰이 가장 자세하게 물었던 건 여자애 사진에 대한 것이었다.
그 여자애의 용모에 대한 질문을 받았지만 잘 모르겠다고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뒷산의 지도를 내가 그려주고 경찰이 조사해보기로 했다.
당분간 우리 집 근처 순찰을 강화하겠단 약속을 한 뒤 경찰은 돌아갔다.
결국 지문은 나오지 않았다.
잠시 뒤 진과 쥰네 부모님한테서 전화가 왔다.
부모님끼리 뭔가 이야기를 나눈 것 같지만 [중년 여자]에 대한 것 보단
학교에 어떻게 설명할 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것 같았다.
그 날 밤, 나는 몇년만에 처음으로 부모님이랑 같이 잤다.
부끄러움 같은 건 조금도 없었다. [중년 여자]가 그 만큼 무서웠으니까.
다음 날 아침, 일어나 보니 8시가 넘었다.
지각한다고 당황해 일어났지만, 어머니가 오늘은 학교에 안가도 된다고 말했다.
학교에는 이미 사정에 대해 이야기를 한 것 같았다.
아버지는 벌써 출근했지만, 어머니는 하루 쉰다고 했다.
아마 쥰이나 진도 학교를 쉴 거라 생각했지만, 굳이 전화는 하지 않았다.
나는 내 방에 틀어 박혀서 [중년 여자]가 한시라도 빨리 체포되기 기다렸다.
제발 이 공포에서 빠져나갈 수 있길 빌었다.
어머니는 어째선지 [중년 여자]에 대해서 하나도 묻지 않았다.
아마도 나에 대한 배려라고 생각한다.
점심 식사를 하고 또 다시 내방에 박혀 있던 중,
쿵
하고 집 벽에 뭔가 부딪히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순간적으로 진이라고 생각했다.
진은 나를 불러낼 때 현관에 있는 초인종을 누르는 대신 창문에 돌을 던지곤 했으니까.
나는 창밖을 내다봤다.
집앞 골목길에 있는 전신주 근처에 진이 있을거라 생각했지만 보이지 않았다.
어디 숨어 있는 건가 싶어 주위를 둘러보는 중
내 방 아래 마당에서 꺄악! 하는 어머니의 비명소리가 들렸다.
놀라서 창문을 열어 아래를 내려다봤다.
어머니는 아래쪽의 뭐가를 보고 놀란 듯 했다.
나는 뭐가 어떻게 된 건지 몰라 어머니에게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어머니는 나를 올려다 보더니 아무 말 없이 담장쪽을 가리켰다.
나는 어머니가 가리킨 방향을 봤다.
거기에는 뭔가 끈적 끈적한 보라색 액체가 흩어져 있었다.
그게 방금 전 쿵 하는 소리를 낸 흔적인가?
그리고 시선을 내려 어머니가 바라보고 있었 곳을 봤다.
거기에는 내장이 삐져나온 커다란 황소 개구리 시체가 놓여져 있었다.
어머니는 그 자리에 멍하니 서있었다.
나는 바로 [중년 여자]의 짓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바로 근처를 둘러봤지만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멍하니 있던 어머니는 이내 거실에 뛰어들어 경찰에 연락을 했다.
어머니의 얼굴은 파랗게 질려있었다.
아마 이때 처음으로 [중년 여자]의 이상함 알게 된 거라 생각한다.
그렇다. 그 여자는 이상했다.
분명 개구리를 던져 넣은 다음 놀라는 우리 모습을 보고 웃고 있었을 것이다.
근처에서 지켜봤을 거라 생각하니 소름이 돋았다.
이제 이 집은 우리 집이 아니라 [중년 여자]의 새장.
마치 훤히 들여다 보이는 것 처럼 느껴져 견딜 수가 없었다.
잠시 뒤 경찰이 왔다. 어제와는 다른 경찰 두명이었다.
경관 한명이 도로 바깥을 조사하는 동안 남은 한명은 나와 어머니에게 질문을 했다.
뭔가를 보지 못했나? 그 때 상황은? 같은 질문이었다.
마지막으로 경관은 불안을 부채질하는 듯한 이야기를 했다.
경관 [분명 어제도 비슷한 일이 있었죠? 범인은 또 다시 이런 일을 할지 모릅니다.]
이에 나는 참지 못하고,
나 [그 여자에요! 코트를 입은 40살 정도의 여자에요! 빨리 잡아줘요!]
반쯤 울먹이며 간청했다.
그러자 경관은,
경관 [방금 전에 산에 가보고 왔단다. 개 시체랑 여자애 사진도 찾았어.
지금부터 그걸 조사해 범인을 잡을테니, 안심하거라.]
그렇게 말하며 내 어깨를 툭툭 두드렸다.
그리고 어머니한테 가서 말하길
경관 [남편분에게 연락을...]
이런 말을 했던 것 같다.
개구리를 던졌던 흔적을 사진을 으로 담은 경관들은 1시간 뒤 돌아갔다.
얼마 있지 않아 아버지가 돌아왔다. 아직 5시도 안됐는데.
어제랑 오늘 일 때문에 걱정이 되서 일찍 돌아온 듯 했다.
저녁 식사 준비를 하는 어머니도, 신문을 읽는 아버지도 아무 말 없었지만.
왠지 모르게 불안해하는 것만은 알았다.
나 자신도 언제 [중년 여자]가 올지 불안해서 견딜 수 없었다.
그 날 저녁 식사는 가족들 모두 아무 말없이, TV 소리만이 가득했다.
11시쯤 지나 모두 잠자리에 들었다.
만일을 위해 1층 거실 전등은 켜놓기로 했다.
그 날밤도 부모님과 함께 잠을 잤다.
물론 쉽사리 잠이 오지 않았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흘렀을까.
갑자기 현관밖에서,
[어이! 뭐하는 거야!]
커다란 남자 목소리와 함께
[끼야아아아아아~]
들어본 적 있는 비명이 들렸다.
[중년 여자]의 비명 소리였다.
우리 가족은 모두 일어났다.
당황한 아버지는 밖으로 나갔고, 어머니는 나를 꼭 껴안았다.
아버지가 현관문을 열고 나가는 소리와 함께,
[끼이...끼야아아아!! 젠자아아아앙!!]
다시 [중년 여자]의 절규가 들려왔다.
[얌전히 있어!!]
[날뛰지 마라!!]
이런 남자 목소리도 들렸다.
이때 나는 그 여자가 경찰에 잡혔다는 걸 직감했다.
[중년 여자]는 계속해서 괴성을 질렀다.
나는 어머니의 팔안에서 계속 떨고만 있었는데, 아버지가 돌아왔다.
아버지는 나한테,
아버지 [범인이 잡혔다. 산에서 본 사람이랑 동일인물인지 확인하고 싶다는데...괜찮겠니?]
물론 전혀 괜찮지 않지만, 이걸로 끝날 수 있단 생각에
나 [...응...]
이러헥 대답했다.
그리고 현관 밖으로 나갔다. 밖에선 아직도
[젠장!! 너까지!! 너까지 나를 괴롭히는 거냐아아!!]
[중년 여자]가 굉장히 큰 소리로 들려서 온몸이 부들 부들 떨렸다.
그러자 아버지가 나의 어깨를 감싸 안아주었다.
밖에는 두 명의 경관에게 붙잡힌 [중년 여자]가 있었다.
나는 처음엔 너무 무서워 고개를 들 수 없었지만 아버지가 내등을 살짝 밀어줘서
비로소 고개를 들어 여자를 바라볼 수 있었다.
경관 두 사람에게 어깨를 잡힌 중년 여자는 땅바닥에 얼굴을 댄 채 나를 노려보고 봤다.
험하게 날뛴 듯 머리카락이 흩어진데다 눈에는 핏발이 섰고 들개마냥 침을 흘리고 있었다.
중년 여자 [너...!! 너는 대체 얼마나 나를 괴롭힐 생각인 거냐아아아!]
여자는 나를 향해 영문 모를 소리를 늘어놓았다.
중년 여자를 붙잡고 있던 경관이,
경관 [산에서 본 사람이 이 아줌마 맞지?]
나는 중년 여자의 광기에 밀려 말도 못한 채 고개를 끄덕였다.
경관은 바로 수갑을 채우며 말했다.
경관 [당신을 방화 미수 혐의 체포합니다.]
수갑이 채워진 다음에도 중년 여자는 괴성을 지르며 저항했지만,
경관 두 사람에게 떠밀려 경찰차로 연행됐다.
그리고 경관 중 한명이 우리에게 사정을 설명해줬다.
경관[댁 근처를 순찰하던 중 현관 앞에서 사람 그림자를 발견했는데
방금 저 여자였습니다. 현관 앞에 앉아서 라이터로 불을 붙이려 하고 있더군요.
현관앞에 헌신문 놔두셨죠?]
어머니 [예...? 아니...그런 건 안 놔두는데요.]
경관 [그럼 이것도 저 여자가 준비한 건가.]
경관이 바라본 곳에는 두꺼운 신문지 다발이 있었다.
분명 우리집에서 보는 신문사의 것은 아니었다.
경관 [응?]
경관이 신문 틈에서 뭔가를 찾아냈다.
그건 나무판이었다.
거기에는 [xxx 화재로 사망] 이라고 내 이름이 쓰여져 있었다.
나는 전신에 소름이 돋았다.
내 이름도 알고 있었어.
만약 경찰이 순찰을 안했다면....
그 생각에 조금 정신이 몽롱해졌다.
어머니는 나를 껴안으면서 울었다.
경찰은 잠시동안 입을 다물고 있다가,
『사실은 저 여자... 정신적으로 조금 이상이 있어서........
○○에 살고 있는데 동네에서도 문제가 꽤 있어서.... 뭐 동정하는 얘기들도 들리긴 합니다만...』
라며 중년 여자에 대해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경찰『저 여자, 1년 전에 교통사고로 남편과 아들을 잃었어요.
그 이후로 정서불안이랑 정신분열증에 걸려서... 동네 사람들이랑 다투는 일도 많아서요...
산에서 발견된【여자 아이의 사진】은 2년 전 교통사고에서.. 사진 속의 여자 아이가
도로로 뛰어드는 바람에 급하게 핸들을 돌렸는데 벽에 차가 부딪혀서 남편이랑 아들이 동시에 세상을 떠났거든요...
뛰어든 여자 아이는 다행히도 상처 하나 안 입고 살아 남았는데... 그 후로 계속 그 여자 아이 집에도 찾아가고 있어요.
하지만 사고가 사고였던만큼 여자 아이 측에서는 경찰에 신고는 안 하고 있고요...
그 여자 아이를 상당히 원망하고 있는 것 같아요.』
나는 그 이야기를 듣고, 동정심은 전혀 생기지 않았다.
오히려【중년 여자】의 강한 집념이 오싹하게 전해져 왔다.
무엇보다도 경찰도 인정하고 있는
『정서불안 정신분열증』
그렇다면 바로 석방되는 것은 아닌가 ?
석방된 후, 나는 또『중년 여자』의 존재에 무서워 하며 살아갈 수 밖에 없는 것인가 ?
경찰의 이야기를 듣고, 나에게는『안도감』보다『절망감』이 마음 속에 퍼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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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그러 갑니당..
마이피에서 괴담검색하다 찾아왔습니..
마쭈나가님 복 받으쒜연
델피나드 섭으로 옮겼음....정말..
새해복 많이 받으소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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