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뻘건곰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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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져온 괴담
]
껌 ~ 31 ~ (0)
2010/06/22 PM 06:44
......
......
- 여...보세요.
“나야.”
-자, 자기야?
“응. 몸은 좀 어떤 것 같...?”
- 꺼, 껌. 껌! 껌 좀!
“은영아...”
- 제, 제발. 껌 좀 줘. 나, 나 미칠 것 같아. 나, 나.
“곧 갈 거니까. 조금만, 조금만 참아.”
- 모, 못참겠어. 나, 나, 꺼, 껌. 껌 좀. 제발. 제발.
“은비는 아무 이상 없지?”
- 제발, 제발...
“진정해!”
- 제, 제발, 제...
- 딸칵.
......
......
- 아. 아. 한 번 더 알립니다. 후평동 일대에 심한 안개가 껴 있으니 통행에 각별한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이상 동사무소였습니다.
......
......
비탈길로 들어섰다.
손전등에 의지해서 길을 찾는 것은 보통 힘든 일이 아니었다.
거기에 산길인데다, 이곳엔 단 한 번만 왔을 뿐이었다.
- 바스락, 바스락.
그나마 낙엽소리가 아니면 산길이라는 것도 모를 정도였다.
잔가지나 돌 같은 장애물들을 효과적으로 피하기도 힘들어, 걸음 속도가 무척이나 느렸다.
그러니까 이 빌어먹을 안개 때문에 말이다.
기억하기론 비탈길에서 조금만 더 들어가면 갈래 길이 나온다.
그 곳에서 외진 곳과, 등산로로 나뉘었는데 그 가게는 분명 외진 곳에 있었다.
그런데 이렇게 시야가 막혀서야 구분이나 가능할까.
나는 잠시 걸음을 멈추고 근처에 있던 바위에 걸쳐 앉았다.
그리고 시계라도 볼 양으로 핸드폰 슬라이드를 열었다.
아홉 시 십오 분.
안개 낀 산길을 오밤중에 거니는 내 신세가 왠지 한스럽다.
물끄러미 핸드폰 액정을 바라보다가 메뉴를 눌러 보았다.
여러 가지 메뉴가 나오고 그 중 내 눈에 띈 것은 ‘메시지 보관함’이었다.
[오늘도 야근이야?
11/05 20:30 러브]
[미안해 일 하는줄
몰랐어
11/05 20:10 러브]
[전화 왜 끊어?
11/05 20:06 러브]
여자 친구로 추정되는 사람과 문자를 주고받은 모양이다.
[전화 좀 받아
11/05 19:50 러브]
[내가 잘못 했어
그런데 너가 오해
한거라고
11/05 19:30 러브]
[남자가 자꾸 소심하
게 그럴래?
11/05 19:28 러브]
밑으로 몇 개의 문자를 더 읽어보니 여자 친구가 확실한 것 같았다.
내용으로 보아 한창 사랑싸움 중이었던 것 같다.
문득 연애시절에 아내와 다퉜던 기억이 떠오른다.
우리는 주위 사람들 모두가 인정하는 닭살 커플이었지만, 가끔씩 심하게 다툴 때도 있었다.
그 중 대부분은 내 까탈스러운 입 맛 때문에 일어난 일이었는데,
결혼 후에도 가끔씩 마찰이 일어나는 이유가 되기도 했다.
어쨌든 나는 관음증이 발동한 변태 성욕자마냥 나머지 문자들도 빠르게 훑어나갔다.
[아직도 화났어?
11/05 18:00 러브]
[안 끝났어?
11/05 18:50 러브]
[니 여자친구도 생각
해야지? 명심해
11/05 18:40 개새끼]
아는 사람이 여자친구뿐이 아닐까 라고 생각했던 것도 잠시.
문득 이질적인 문자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니 여자친구도 생각
해야지? 명심해
11/05 18:40 개새끼]
뭔가 느낌이 이상하다.
[SK뷰 아파트 201동
1003호 맞지?
11/05 18:37 개새끼]
[말 들어 살려준 은
혜도 모르고 여자친
구 예쁘더라?
11/05 18:34 개새끼]
[안하겠다고?
11/05 18:34 개새끼]
[김대리한테 그걸 삼
키게 해 방법은 너가
알아서 생각하고
11/05 18:32 개새끼]
누군지 알 것 같았다.
정황상, 직감상, 이건 틀림없는 오주임이었다.
필중에게 뭔가를 요구했지만, 그것을 거절하자 여자 친구를 들먹이며 협박을 한 것 같다.
어떻게 하면 인간이 이렇게 최악으로 변할 수가 있는 거지?
[그건 알 거 없어 너
만 괜찮으면 됐잖아
11/05 18:30 개새끼]
........
[쓸쓸해?ㅋㅋ
11/05 15:20 개새끼]
뭔가 중요한 내용이겠지만 도통 알 수가 없었다.
필중의 보낸 메시지를 볼 수 있으면 좋았겠지만 저장 해 두지 않은 것 같다.
중간에 ‘김대리’라는 말이 나온 걸로 봐서는 나와도 연관이 있는 것 같다.
대체 필중은 오주임에게 무슨 일을 당한 걸까.
.......
.......
아까보다 부쩍 심하게 추위가 느껴진다.
안개가 조금은 거치길 바랐는데 오히려 더 심해진 느낌이다.
그러나 더 이상 지체하고 있을 시간은 없다.
어차피 길은 두 개 뿐이다.
그러니까 확률은 반반.
자리에서 일어나 앞을 향해 손전등을 비췄다.
잠시 머뭇하는 것도 잠시, 친숙한 오른쪽 길로 몸을 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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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그러 갑니당..
마이피에서 괴담검색하다 찾아왔습니..
마쭈나가님 복 받으쒜연
델피나드 섭으로 옮겼음....정말..
새해복 많이 받으소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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