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뻘건곰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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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져온 괴담
]
의대생과 채팅녀 ~ 完 ~ (2)
2010/06/23 PM 02:21
복도를 걷는데, 자꾸 다리가 휘청거린다. 누가 하이힐이란 걸 만든 거야! 그러고 보면, 여자들은 참 대단하다. 이런 걸 신고 잘도 걸어다니니...
하이힐 뿐 만이 아니다. 키는 비슷했지만, 이 여자의 코트와 치마가 나에게는 맞지가 않았다. 하기야, 남자와 여자는 어깨, 골반의 뼈의 모습이 현저히 다르다.
하지만, 겨울이라는 계절이 그걸 막아줄 것이다. 코트로 감싼 몸을 보고, 남자니 여자니 관찰해 내기는 쉽지 않다. 1층으로 내려 왔다.
심장이 뛰기 시작한다.
쌕 안에 있는 것들은 터지지 않을까. 혹시, 넘어지기라도 해서 가발이 떨어지면 어쩌지, 갑자기 옷이 투두둑 하며 뜯어지면 ...
아니야. 불길한 생각은 하면 안 돼.
프런트 앞을 지날 때, 빨간 머리가 고개를 내민다.
'저, 몇 호 손님이시죠?'
심장이 금새 폭발할 듯 뛴다. 대답을 하면 눈치를 채버릴 것이다. 내가 여자 목소리를 낼 수 있을까? 한 번 해 봐?...
'아, 203호 손님이시죠?'
녀석은 다행히 기억을 하고 있었다. 난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룸키는요?'
난 조심스레 오른손으로 계단 위를 가리켰다. 이 가리킴의 의미를 알아야 할텐데...
'남자 분이 가지고 나오실 거지요? 예, 그럼 안녕히 가십시오.'
녀석은 다행히 손짓의 의미를 알아채 주었다. 허둥대지 않고 천천히 프런트를 지나, 현관을 향해 걸었다.
차가운 공기가 너무나 상쾌하게 나를 반겨주었다.
나는 내 애마가 있는 곳을 향해 갔다. 그리고, 차안에다 쌕과 코트,
그리고, 하이힐을 던져 넣었다. 그리고, 프런트에서 보이지 않는 쪽으로 여관의 뒤로 돌아갔다.
울퉁불퉁한 벽돌을 잡고, 등반을 시작했다.
시간이 없어, 시간이.
하지만, 겨울의 한기에 얼어붙은 벽돌들은 너무나 차가웠고, 난 한 번도 등반 따위를 해 본적이 없었다.
겨우, 창틀을 잡았고, 있는 힘을 다 내보았지만, 아까 쓰레기 봉투를 돌리느라 힘이 너무 빠져버렸다. 시간을 길게 끌면 안 된다.
아직은 새벽녘이라서 어둠에 쌓여있지만, 혹시 누군가가 이 장면을 본다면, 경찰에 신고를 하게 될 지도 모른다.
엄마, 힘을 줘요. 정화야, 힘을 줘.
쿵하고 머리를 찧으며 방으로 들어왔다. 우선, 청테이프를 뜯어내며, 가발을 벗었다. 투두둑. 이런, 젠장.
너무 따갑다.
다음은 귀걸이. 귀가 찢어지는 듯 아팠지만, 어쨌든 귀걸이 두 개도 무사히 빼냈다. 그리고, 난 입고 있는 옷 위로 내 옷을 겹쳐 입었다.
겨울이라서, 정말 다행이다. 여름의 가벼운 옷차림으로는 절대 이런 트릭을 사용하지 못할 것이다.
화장도 지우고, 가발이랑 귀걸이, 이 따위 것들은 무스탕 안 주머니에 쑤셔 넣었다. 완벽하게 다시 남자로 변신한 나는 떨리는 마음으로 가방을 집어 들고 룸을 나왔다.
프런트가 보였다. 여기만 빠져나가면 완전한 탈출이다.
룸키를 프런트에 놓았다.
'수고하세요.'
내 목소리가 떨리고 있었다. 하지만, 빨간 머리는 아무렇지도 않다는듯, 룸키를 받았다.
'다음에 또 오세요.'
다음엔 절대 안 올 거야. 이제 저 현관을 빠져나가면 다음엔 절대 안 올 거야.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었다. 현관을 응시하고 있는 나의 눈에 험상궂게 생긴 남자가 갑자기 나타났다.
우리는 격렬히 부딪쳤고, 난 가방을 놓쳤다. 가방이 공중에 뜬 그 1초도 안 되는 순간이 나에게는 10년처럼 느껴졌다.
저 가방이 땅바닥에 떨어져서 쓰레기 봉지가 터진다면... 그러면, 나의 눈물겨운 노력도 모두 허사가 된다.
탁!
나와 부딪친 남자가 공중에서 가방을 낚아채 주었다. 그리고, 징그러운 웃음을 띄며 그것을 나에게 건네주었다.
'어이구, 이거 죄송합니다.'
그 남자는 나를 순식간에 지옥으로 끌고 내려갔다가 다시 천국으로 올려주었다. 가방을 든 나는 종종걸음으로 현관을 빠져나왔다.
내 애마에 올라타자마자, 시동을 걸고 모텔을 빠져나왔다. 성공이다!
나의 완벽한 계획과 엄마와 정화의 정신적인 도움으로 자칫 망가질 뻔한 내 인생을 지켜냈다.
눈물이 났다. 오늘 밤 나는 시체를 분해했고, 인육을 먹어야 했고, 귀를 뚫어야 했고, 두피를 써야했다. 저 모텔 안에서 일어난 일은 아무도 모를 것이다.
쓰레기 봉투에 담겨져 있는 시체는 어디 야산에라도 버려버리면 그만이다. 워낙 산산이 분해를 해 놔서, 신원확인조차 어려울 것이다.
나의 모텔 탈출작전은 완벽한 성공이었다.
'저 사람, 왜 저렇게 허둥지둥 나가냐?'
'이런데 오는 사람들이 다 그렇죠, 뭐.'
'그건, 그렇고 오늘은 돈 될만한 상품이 좀 있었어?'
'말도 마요, 나이 많은 아저씨, 아줌마들만 버글거렸다니까요.'
'에이, 오늘도 공쳤네.'
'아, 방금 나간 저 남자 손님이랑 같이 온 여자가 끝내 주더라구요. 키도 훤칠한 게, 재미있게 찍혔을 거예요.'
'너도 아직 못 봤어?'
'예. 좀 바빠서요. 근데, 저 사람들 룸이 없어서 203호에 묵게 했거든요. 203호에는 카메라가 모자라서 욕실에만 설치를 했잖아요. 그게 좀 아쉽네요.'
'괜찮아, 괜찮아. 그런 거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으니까. 어서 한 번 확인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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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니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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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6/23 PM 02:27
껌 마저 올려주세요~
Didier Drog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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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10/06/23 PM 04:53
으 앜 끝이 허무하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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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그러 갑니당..
마이피에서 괴담검색하다 찾아왔습니..
마쭈나가님 복 받으쒜연
델피나드 섭으로 옮겼음....정말..
새해복 많이 받으소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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