뻘건곰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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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져온 괴담] 들러붙은 여자 ~ 5 ~ (0) 2010/06/24 PM 12:46


여사장은 내 얼굴을 보자마자 혀를 찼다.




"또, 쓸데없는 놈을 데려왔군..."



작은 소리였지만, 확실히 그렇게 말했다.

노골적으로 반기지 않는 모습이었다.


"사장님, 아니, 저기, 그게. 어... 그러니까......"


젊은 남자가 횡설수설하는 사이, 여사장은 젊은 남자를 매섭게 쏘아보며 서류를 책상에 내던졌다.


"너 말이야! 우리는 자선사업을 하고 있는게 아니야!!

이런 돈도 없는 놈을 데려오면, 어떻게 먹고 살겠다는거야!!"


확실히 여장부다운 이미지 그대로의 꾸중이다.


"아니, 그렇지만, 사장님도 보면 알잖아요!? 이 사람 이대로두면 죽는다구요!!


"이 바보가!!! 오지랖도 정도껏 하라고!!!!!"


고개를 떨구는 젊은 남자. 아무래도 이 녀석은 진심으로 나를 돕고 싶어 하는 것 같았다.

고마운 이야기지만, 나는 타인에게 폐를 끼치면서까지 도움을 구할 생각은 없다.

나는 발길을 돌려 사무실을 나오려고 했다. 그러자 여사장이 나를 불러세웠다.


"기다려 봐. 청년노숙자씨.

이녀석이 말한 것처럼, 당신은 이대로라면 죽어. 어쩔셈이지?"


"아까부터 어째서 내가 죽는다고, 그렇게 단정지어 말하는겁니까?

뭔가 확신할 수 있는게 있는겁니까?

나는 확실히 막다른 골목에 몰려있습니다.

그리고 당신이 말한대로 땡전한푼 없지만,

이 젊은이에게 폐를 끼칠 생각도 없으니 이만 돌아가겠습니다."


여사장이 담배에 불을 붙이고, 연기를 뱉어냈다.


"타인에게 폐를 끼치지 않으려는 자세는 마음에 드는군.

그러면 그 나름이라도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될 생각 없어?"


"무슨 말입니까?"


"방법이 있다는 얘기지."


"서, 설마. 사장님.........."


젊은남자의 얼굴이 새파래졌다.


"당신, 아까 나한테 무슨 확신이 있어서, 자신이 죽는다고 말하는거냐고 물었었지?"


나는 끄덕였다.


"당신, 아무래도 성가신거에 홀렸어.
목을 맨, 더러운 원피스를 입은 여자... 짐작가는거 있지?"




나는 놀랐다. 그 여자의 얘기를 지금까지 아무한테도 한 적 없다.


"후~응. 놀랐나보네.

뭐, 나도 본업은 탐정이지만, 부업으로 영과 관련된 일도 하고 있어.

그건 그렇고 그 반응 좋은데. 응, 좋아해, 그런 얼굴."


나는 생각했다. 본업이 탐정이고 부업이 영능력자? 정말 이상했다.

여기 있어도 괜찮은걸까? 하지만 그 미친 여자의 일을 맞췄다. 그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 미친 여자가 영혼이었나? 내 착각이었던건 아닐까?


"아까, 말했던 좋은 방법이란건..?"


여사장이 쓴웃음을 지었다.


"아무도 좋은 방법이라고는 하지 않았어. 그저 방법이 있다고 했을 뿐."


"그럼, 그 방법이란건."


"나한테 제령을 받으려면 최저 200만엔은 들어. 당신한테, 그만한 돈은 없어.

하지만, 저기 젊은이가 한다면 얘기는 달라지지.

저 녀석은 영능력자로써는 아직 미숙하거든.

그러니까, 저 녀석의 실습을 겸해서 제령을 하게 해준다면... 돈은 들지 않아.

반대로 이쪽에서 사례금을 지불하지. 단, 몸의 보증은 해줄 수 없어. 일절."


그렇게 말한 여사장은 미소를 지으며 담배를 비벼 껐다.

그 얘기를 들은 젊은 남자는,

머리를 움켜쥐고 하늘을 바라보며 "오 마이 갓......." 이라고 중얼거렸다.


"저기, 사장님. 나더러 어쩌란 거예요?!"


젊은 남자의 질문에 여사장은 "뭐라~!?" 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지금부터 클라이언트와 문진!

(문진 : 의사가 환자에게 환자 자신과 가족의 병력 및 발병 시기, 경과 따위를 묻는 일. )

그 후에 제령방법을 검토하고, 계획서를 쓰고, 내일까지 나한테 제출하도록! 알았지?!"


"ㄴ, 네! 아니, 그치만, 저, 그........."


"됐으니까 얼른 일 시작하라고, 멍청이!!"


여사장은 격양된 목소리로 우리들을 내쫓았고, 우리들은 사무실을 빠져나왔다.

그 후, 우리들은 찻집으로 들어갔다.


"좋은 가게죠? 여기 사장님 가게예요"


젊은 남자가 그렇게 말하며 익숙한 태도로 자리에 앉았다.

자리는 개인실처럼 되어 있어서 주위의 얘기가 들리지 않는다.

두 사람 다 커피를 주문했고, 젊은 남자가 노트북을 꺼냈다.


"그럼, 형님. 지금부터 문진을 시작하겠습니다. 준비 되셨습니까?"


"신경쓰이는게 있는데..."


"뭔가요?"


"그쪽말야. 조금 전까지 반말이더니, 갑자기 존댓말을 쓰고 있어. 어째서지?"


"형님이 정식으로 저의 클라이언트가 되셨기 때문입니다.

사실은 사장님이 해주길 바랐지만, 어쩔 수 없네요.

제가 실습으로 형님의 제령을 한다면, 회사에서 인재육성비로 예산이 나옵니다.

형님에게도 사례금으로 2만엔이 지불됩니다.

어찌보면, 금전적으로는, 이것이 최선의 방법이겠네요.

단지, 제가 정말로 미숙하기 때문에 일절, 몸의 보증을 해 드릴 수 없습니다.

하지만, 전력을 다하겠습니다. 어설프게 손을 대면, 저도 죽게되니까요."


그렇게 말하면서 존은 상냥한 미소를 지었다.


"뭘 말하고 싶은지 대충 알겠어. 단지 나는 영이라든가 그런 것은 잘 몰라.

솔직히, 이번 미친 여자의 일도, 나의 정신 질환에 의한 환상이나 착각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니까 갑자기 영이라든가, 그런 얘길 들어도 갈피를 못 잡겠어."


"역시 그렇군요. 그럼. 잠시 영혼에 대해서 설명하겠습니다.

믿는 것도, 믿지 않는 것도, 형님의 자유입니다."


나는 작게 끄덕였다. 그와 동시에 조금 슬퍼졌다.

나는 바로 얼마전까지도 평범한 샐러리맨이었다.

그랬던게 지금은 영이니 뭐니, 이상한 것과 얽혀버렸다.


"먼저, 우리들이 클라이언트에게 영에 대해 설명할 대, PC를 예로 듭니다."


"PC?"


"네, PC. 지금형님의 상태는 바이러스에 걸린 PC입니다.

PC는 형님. 바이러스는 악령. 즉, 형님이 말씀하신 미친 여자입니다."


"응. 새로운 비유로군."


"악령이 붙는다. 자주 듣게되는 프레이즈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인간의 어디에 붙는다는건지 아시겠어요?"


나는 말없이 커피를 마셨다.


"뇌예요. 악령은 인간의 뇌를 해킹해서 붙는겁니다.

그리고 뇌 안에서 자신의 바이러스를 뿌리내리고, 뇌를 지배하는 것으로

그 인간의 내면으로부터 환각이나 착각을 일을켜, 정신이나 육체를 파괴해가는 겁니다.

개인의 뇌안에서 발생한 것이니, 다른 사람들이 인식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일반적인 영이라면 인간이 태어날때부터 갖고 있는 방화벽 = 수호령을 돌파하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드물게 강력한 해킹능력을 가진 악령도 있습니다.

우리들 영능력자는 바이러스 = 악령과 같게 사람의 뇌안으로 침입할 수 있습니다.

영능력 = 해킹능력 입니다.

우리들의 일은 악령 = 바이러스에 걸린 인간의 뇌에 들어가서, 구제 = 제령 하는 것입니다."


뭐가 뭔지 모르겠다.

혹시 나는 관련되면 안되는 세계에 발을 들인건가?

불안한 마음으로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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