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경주지진 때, 의정부에 있었는데 진동이 느껴지더군요.
한국에서 지진의 진동을 느낀 게 아마 이게 두번 째인 걸로 기억합니다.
함께 있던 사람은 대피해야된다고 소란떨었지만(이게 정상이지요) 전 어느정도
불감증이 있었던터라.. 있어봐있어봐 하다가 가만 있었습니다.
루리웹에도 경험하신 분 꽤 계시겠지마는 저는 일본 후쿠시마 동일본대지진을
현장...이라고 하기엔 진원지로부터 좀 떨어진 도쿄 시부야에서 경험을 했습니다.
당시 시부야에 사무실을 내고 자영업중이었는데, 오후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사무실이 3층이었는데 예사롭지 않은 진동이 느껴지기 시작하더니
정말 무지불식간에 테레비, 캐비넷 등등..오만 물건들이 떨어지기 시작하며
몸을 제대로 지탱하지 못할정도로 흔들리면서 일본가서 처음으로 지진으로
죽을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정말 자연앞에서 인간이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이 그냥
기도하며 잦아들기만을 기다리는 수 밖에 없었어요. 막상 잦아들어도
어디로 어떻게 대피해야할지.. 막막하더군요. 넘어져서 반쯤 금이간 액정
테레비를 세워서 뉴스를 보니 둥둥 떠다니는 집들하며... 모든 교통수단이
마비되어서 사람들은 걸어서 집으로 가던지 대피소에 피신하던지 하는
모습들이 보이더군요.
지금 다시 생각해봐도 심장이 벌렁벌렁 거립니다.
전 그때 결국 표가 없어서 귀국을 못했습니다. 한달 후에나 티켓이 가능하다하여
생존을 위해 자동차와 오도바이에 기름을 채워두고 비상식량과 물을 기회가
생길 때마다 비축을 해두었죠. 방사능 때문에 나갔다 들어오면 입었던 옷은
봉지에 담아두고.. (나중에 밝혀진 바로는 뻘짓이었다합니다)
아무튼. 참 ... 제 인생에 이런 경험은 다신 없을 거 같습니다.
어제, 경주 지진 때.. 불감증으로 가만히 있으면서 일본 대지진 때를 생각하면서
무리도 아니지. 한국은. 그런 경험이 없고 지진도 많지 않은 나라이니
대비에 부족함이 많은 것도 당연한 것이지... 앞으로 차차
해결해야할 문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
한국도 이제 지진이나 자연재해에 더이상 안전하지 않으니까요.
동경에선 티켓도 그렇고 출입국사무소에 중국인들이 3천명가량 몰리면서 마비가 됐엇는데
저는 신칸센타고 오사카로 가서 오사카에서 여유있게 티켓과 재입국 심사받고 한국갔다가 좀 잠잠해진뒤 다시 왔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