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뒤, 조가 나를 데리고 미스 해비셤을 만나러 가는 날이었다.
나름 공들여 외출복을 차려입은 조의 모습은 보는 것만으로 고역이었다.
조는 이런 날에는 예복을 입어야 한다는 신념이라도 갖고 있는 모양이었다.
하지만 나는 그에게 작업복이 더 잘 어룰린다고 솔직히 말할 수 없었다.
체형이 적나라하게 드러날 만큼 꼭 끼는 옷이며, 뒤쪽 깃을 잔뜩
세우는 바람에 목덜미의 머리카락이 깃털처럼 곤두서서 우스꽝스럽기
짝이 없는 모습을 연출하는 것이 사실은 나를 위해서임을
잘 알기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