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분대장 달았을 때, 소대에 새로 부임한 소대장이 육사출신이었습니다.
아주 지적인 사람으로 딱 봐서는 도저히 군인이라고 할만한 스타일이 아니었죠.
그런데 .. 육사출신들이 그렇 듯, 가끔 또라이 짓을 하는데, 한번은 전술훈련 중에 K2소총에 장착된
유탄발사기로 유탄(실유탄)을 쏘아올린 후 돌격해야하는 상황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유탄을 제가 발사했는데 불발탄으로 땅에 떨어져도 터지질 않더군요.
소대장이 그냥 터졌다 생각하고 가자! 그래서 소대원이 우글우글 가는데..
갑자기 소대장이 멈추더니 불발난 유탄을 들고오더라구요??
불발탄 회수해야된다면서 그 유탄을 건빵주머니에 집어넣고 또 뛰어가려하길래
"소대장님 그거 너무 위험한 거 아닙니까?" 했더니만 교전수칙에 불발탄도 회수해야한다면서 ㅡ ㅡ;;
아니 그건.. 불발탄 전문 회수반이 회수하는 거 아니냐고 븅신아!!!!! 라고 마음속으로만 외치고...
소대장 바로 뒤를 따라가는 저까지 가슴이 얼마나 쫄리던지.........
가급적 거리를 두려할 때마다 기똥차게 눈치채고는 빨리 안오냐고 윽박지르는 소대장이
정말 원망스럽더군요. 아무튼 정말 무서웠는데 저새끼(소대장)는 괜찮나???
무식한건가... 용감한건가... 아무튼 정말 지금 생각해봐도 무서웠네요.
그 소대장 그 이후에도 몇 번 대담한 짓거리 하다가 갑자기 공부해서 시험치더니
사단장 보좌관인가? 그쪽으로 가버리더군요 -ㅅ-
"불발된 유탄을 주머니에 넣고 훈련하다 터져"라고 장식했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