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일입니다.
저도 가게를 하고 있는데, 어머니도 작은 가게를 하고 계십니다.
어제 오전에 어머니 가게에 배민으로 30개 단체 주문이 들어왔는데 밥이 좀 모잘라서
양해를 구하고 새밥으로 맛있게 해서 서비스까지 넣어서 보냈는데, 손님에게 연락이 와서
밥 속에 볼트가 들어있다고 환불을 해달라더군요.
그리고 지금 당장 와서 가지고 가라는데 얼마나 윽박을 질렀는지
어머님이 굉장히 맨탈이 강하신 분이신데도 무서워서 못가겠다고 저보고 가달라고 하셔서
제가 갔습니다. 가서 죄송하다 그러고 문제의 볼트 들어있는 음식을 봤는데,
작은 볼트가 아니라 차에나 들어갈법한 손가락 보다 더 길고 굵은 볼트더라구요??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게 어머니 가게에서 나온 거 같지가 않았습니다.
자동차 부품에나 들어갈법한 엄청나게 큰 볼트인데, 주먹만한 주먹밥 하나에
저런게 들어가있는 걸 포장하면서 몰랐을 리가 없습니다. 그리고 더 의심스러운 건,
볼트에 이물질이 하나도 안묻어있었습니다. 주먹밥 속에 토핑이 많은데 김치나
고추가루 하나 안뭍어있더군요.
또 결정적으로 의심들었던 건, 거기가 무슨 자동차단지 내의 사무실이었는데,
처음에 갔을 때는 문제의 볼트를 보여주지 않았습니다. 음식도 사무실 밖에서 주길래
볼트 확인을 하고 회수를 해야한다고 사무실에 같이 들어갔더니, 사무실 한켠에 피자가 잔뜩
배달되어 있더군요.
제가 생각하기에, 실수로 주문이 겹쳐서 주먹밥을 환불 받으려고 한 게 아닐까?
아무튼 이거 먹다가 이라도 다쳤으면 어쨌을거냐면서 윽박지르길래
일단은 죄송하다하고 가지고 어머니 가게로 가서 혹시나해서 보온밥솥랑 밥솥을
다 확인해보고 주방, 홀, 카운터 다 확인해봐도 볼트가 빠진 곳이 없었고 그 이전에 저렇게 큰 볼트를
사용하는 곳 자체가 없었습니다. 배민에서 연락와서 취소해도되냐고하길래 일단 환불은 해드렸는데,
이건 아무리봐도 어머니가 실수하신 게 아니었습니다.
어머니가 가게를 5년 넘게 하시는데, 한번도 이런 일이 없었고,
가끔 진상은 있어도 이렇게까지 하냐면서 너무 속상해하시는 모습을 보니까 가슴이 아프더군요.
본사에 연락해봐도 그냥 환불해주는게 좋다면서 제대로 대응도 안해주고.
하루종일 속상해하시길래 그만 잊으시라고... ㅜㅜ
저도 가게 하면서 진상들이나 말도안되는 클레임으로 환불+보상 요구받은 적 꽤 있었고,
대부분 본사 지침에 따라서 손님 원하는대로 해드렸습니다. 저는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는데,
어머님이 너무 속상해하시니까 마음이 안좋네요. 너무 억울하다고 하시는데, 에효......
본사에서는 아주 상습적인 클레이머 아닌 이상에는 해주라는 식입니다.
우리가 잘못을 했든안했든 그 손님이 사진찍어서 올리고 공론화시키면 전체매장이 피해보니까
그냥 해주라는 식입니다. 아니 그럼 지들이 좀 부담해주던가 =ㅅ=...
정말 대한민국은 손님이 갑입니다 ㅜㅜ
거기는 뭐 프렌차이즈도 아니고 지역 맛집이라 관광객도 많이 와서 좀 다른거 같긴 한데...
그리고 주인 덩치도 컸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