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광주에서 20년 넘게 살아왔습니다. 그만큼 애착도 강하고 왠만하면 광주를 떠나고싶지않을정도로요.
정든 마음의 고향이라고 하고싶습니다. 학창시절 5월 18일만 되면 아침마다 5.18에 대한 관련자료를 보여줍니다.
어른들에게는 남일도 아니고 내가족 내친구들에게 일어난일이니까요. 민주화운동을 하다가 생긴 유혈사태는 끔찍하다는것을 영원히 잊지않을겁니다.
오랜만에 나오게된 5.18 민주화운동을 소재로한 택시운전사는 어렵게 광주에 잠입한 기자의 눈으로 영화를 전개시키는게 아니라
그 기자를 광주까지 데려다준 택시운전사의 입장에서 영화를 전개시킵니다. 사실 변호인과 비슷한점이 많습니다.
한가정의 가장일뿐이고 데모하는 대학생들에게 학자금 아깝게 공부는 안하고 데모질이라며 핀잔을 주고 열심히 살아가는 그저 한 사람일뿐이지요.
그런 그가 5월 그날의 광주를 보게되면서 일어나는 일이 바로 택시운전사의 스토리입니다. 굉장히 아픈역사를 굳이 신파적으로 풀어놓지않는것도
변호인과 일맥상통합니다. 개인적으로 최루계 영화는 굉장히 싫어하는편인데 아픈역사를 너무 눈물짓게 그려내지 않아서 더욱 좋았습니다.
오히려 조금은 덤덤해보이기까지합니다. 5월의 광주를 굉장히 잘그려냈다고 보여집니다. 실제로 부모님 두분다 전남출신이고 간접적으로 광주에
사단이 났다는걸 알고 계셨다고 합니다. 전남인데도 불구하고 그랬으면 그날의 광주시민들은 슬픈하루를 보냈을테죠.
일단 영화는 무난하게 뽑혔고,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아갈것은 바로 송강호의 연기입니다. 광주로 오고나서 참상을 보고도 딸이 혼자있을 생각에
돌아가는 그저 나약한 가장이지만 용기를 내어 광주로 돌아가는 양심있는 소시민 택시운전사의 연기를 그야말로 최고의 연기를 보여줍니다.
매번 송강호는 캐릭터가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는 생각도 들기 망정민데 그 연기력을 보고있자니 정말... 동시대에 같이 숨쉬는게 정말 다행이다.
그 연기를 계속하여 볼수있다는것은 엄청난 행운이다라고 말하고싶습니다. 특히 감정선에 쉽게 몰입하고 연기를 보고있으니 어디내놔도 부끄럽지
않는 명배우구나란 생각만듭니다. 송강호씨 연기보는데에만 집중해도 굉장히 잘만들어진 작품이랄까요??
실거주라서 그런지 조금 광주 사투리는 좀... 그랬습니다만 연기력에 흠집을 잡을수있는 배우들은 없습니다. 다만 너무 수동적으로 움직인게
힌츠페터역의 토마스 크레취만이 아닌가 싶은데 기자가 메인이 아니라서 크게 거슬리지않았습니다. 틈틈히 5.18 관련주제의 컨텐츠가 나와서
참 다행이기도 하고 아직은 미결된 아픈역사인데 제발 광주사람들의 한을 풀어주었으면 하는 바램이 많이 드는 영화였습니다.
그만큼 국내 국사교육이 제대로되어있지 않다는점이겠죠
영화끝나고 물어오는 동생들에게 전 자세히 대답해줄수가 없었구요.
그냥 개괄적인 내용정도나...
영화보면서 너무 아쉬웠던건 감독의 장치인지 모르겠지만
518을 모르는 관객들 입장에선 광주에서 왜 그런일이 벌어졌는가에 대해
힌트가 너무없었습니다. 물론 끝나고나서 그 참상에 대해 직접 알아보는것도 관객의 몫이겠지만 요샌 일베같은
곳에서 질 나쁜 정보 습득도 쉽다보니 과연 다들 깨시민이 되어줄지 걱정이되더군요.
물론 영화자체는 아주 좋았습니다 :)
옛날에 보았던 화려한휴가의 다른 시점에서의 영화라 생각하니 더더욱 몰입이 됐고 송강호씨, 유해진씨 등등 배우들의 모습이 너무 빛나던 영화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