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처음 길이 무도에 나왔을 때, 길이 웃기고 안 웃기고를 떠나서 가장 큰 문제로 느껴진게
'이 사람 무한도전 과거에 뭐했는지에 대해 거의 모르네.'
란 거 였습니다. 무도가 오랫동안 방송된 프로그램이어서 과거에 있던 사건을 끄집어 내서 상황극을 만드는 경우가 많죠.
굴비 게이트부터 홍철이 주사 트라우마 등등.
그때마다 길은 '이거 뭔데?'. '그랬어?'라며 무한도전 과거에 대한 숙지가 전혀 없이 지금까지 무도 멤버들 사이에서 조금은 겉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슈퍼7 콘서트 또한 이런 무도 과거 행적에 대해 전혀 모르는 길이 기존에 자신이 공연하던 일반적인 방식으로 진행하다 틀어진 사건이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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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콘서트는 과거 동안 무료 콘서트로 진행되어 왔죠. 가요제도 그렇고 크리스마스 콘서트가 그랬죠. 길이 과거에 무료로 공연해왔다는 걸 모른 상태에서 진행했던 것 같습니다. 거기다 사실 수퍼7 콘서트에서 음악을 기대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어요. 리쌍인 길을 빼면 뮤지션이 아닌 예능인이니까요. 그래서 처음 콘서트를 한다고 발표했을 때, 음악 콘서트기보단 그냥 토크나 꽁트 콘서트에 가까울 거라고 생각했고요.
길이 콘서트를 진행하며 과거 무도 행적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다고 느끼는 부분이 몇 있습니다.
왜 올림픽 체조경기장일까, 무도의 공식 성지는 여의도 공원인데 말이죠. 거기가 공연이나 콘서트를 열 수 없는 장소도 아니고, 게다가 오히려 올림픽 경기장에서 공연하면 당연히 비용이 훨씬 비싸지죠. 진짜로 '음악만' 하는 공연이었고, 리쌍 혼자서 여는 콘서트였다면 올림픽 체조경기장이 이해되지만 무도 멤버들로 거기서 열 필요는 없었다고 봅니다.
그리고 리쌍 컴퍼니 쪽은 음악만 해왔기 때문에, 공연을 음악 중심으로 잡아버렸어요. 애초에 슈퍼7 콘서트에 오는 사람들은 음악에 거는 기대는 별로 안 될테고 과거 무도 콘서트들 처럼 "TV서 하던 무도를 라이브로 보는 느낌"을 기대했을 텐데 말이죠.
즉, 지금 사태가 일어난 가장 큰 문제는
'리쌍 컴퍼니 쪽에선 무도 멤버들로 음악 공연'을 의도하고 기획했으나
정작 표를 구매하려던 사람들이 기대한 건 '무도 멤버들의 토크나 꽁트'였던 거죠.
리쌍 컴퍼니 쪽은 음악 공연의 성지라고 부를 수 있는 올림픽 경기장을 택했죠. 많은 뮤지션들이 거기서 공연했던 경험이 있어서 음악 콘서트라면 개최하기 무척 수월한 장소니까요. 그리고 모든 기획을 '음악' 중심으로 했을 겁니다.
그러니 실상 슈퍼7 콘서트를 기대한 사람들은 여의도 공원에서 과거 나꼼수나 각종 토크 콘서트와 같은 걸 기대했을 겁니다. 음향 시스템이나 무대 구성 따위는 신경도 안 썼을 거에요. 그저 무도 멤버들이 나와서 재미난 이야기하고 상황극 몇 개 보여주고, 거기에 덤으로 중간중간 노래 몇 개 부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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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쌍 컴퍼니와 시청자들의 소통 단절도 문제였죠.
만약 슈퍼7 콘서트에 대해 발표한다면
1. 콘서트 개최에 대한 사실 공지
2. 유료 공연이며 수익금에 대한 처분을 미리 선공지. 금액은 후 공지
3. 장소와 금액을 공지하며, 콘서트의 성격에 대해서 '음악 중심으로 열 것이라고' 발표
란 순서로 했다면 지금과 같은 일이 없었을 겁니다.
그러나 리쌍 컴퍼니 쪽은
1. 콘서트 개최 사실 발표
2. 금액과 장소 공개
3. 수익금은 기부 및 관객들에게 선물로 돌릴 것이다. (이 부분은 결국 공연이 취소되며 나중에 밝혀진 부분)
란 순서로 해버렸죠. 지금까지 무도에서 뭔가 프로젝트를 하면서 발표하는 순서랑은 완전 다른 순서였습니다.
무도에선 달력을 만든다고 하면 가격 및 예매를 하기 전에 미리 '기부할 겁니다'라고 말해왔죠.
쌀을 만들면서도 먼저 기부한다고 밝혔고, 무도 음반 내면서도 그랬죠. 뭘 하면서 가장 먼저 공개 하던 게 '기부 할거다'란 거였습니다.
그런 무도의 지난 행보를 모른 상태에서 리쌍 컴퍼니는 그냥 일반적인 음악 공연 방식으로 진행합니다.
먼저 금액과 장소를 공개하고, 예매 끝난 후에 '기부할 겁니다'라고 발표하면 사람들이 감동 받겠지? 란 식으로 예상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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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로 무한도전이 과거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신경도 안 쓰고 만든 프로그램이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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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취소 잘 되었다'고 봅니다.
솔직히 과거 무도 콘서트들도 그렇고 멤버들 스스로 말하기를
'녹화장은 재미 없어요. 집에서 편집된 거 보세요.'라고 합니다.
분명 이 공연은 개최 되었다고 해도 무도 팬들에게나 일반 관객들에게 실망만 주었을 거라고 봅니다.
왜냐면, 공연의 중심이 '음악'에 맞춰졌기 때문이죠. 관객들은 아마 토크 콘서트를 기대하고 갔다가 음악만 듣고 왔을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길의 탈퇴 만은 반대합니다.
길이 지금 무한도전에서 하는 역활이 있고, 그를 통해서 재미를 창출하고 있습니다.
다들 길이 병풍이나 하는 일이 없다고 하지만, 길이 없으면 박명수나 노홍철이 공격하며 상황극 주고 받을 상대가 한 명 줄어들고
특히나 정형돈과 둘이서 합작으로 만들어온 재미가 많은데 그게 사라지면 안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길이 탈퇴한다고 선언한게 이해도 가기는 하는게,
예능을 하면서 스스로도 많이 '음악인/예능인' 사이에서 고민해온 흔적이 많이 있었기는 하죠.
그래도 저는 길이 주는 재미가 있기 때문에 탈퇴는 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다만 앞으로는 '무도 소 줄다리기 때부터 복습도 좀 하고 무한도전이 어떤 방식으로 일을 진행하는 지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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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줄 결론
1. 슈퍼7 콘서트는 음악 콘서트란 생각으로 리쌍 컴퍼니에서 기획함
2. 하지만 팬들이 기대한 건 음악 콘서트 형식이 아닌 토크/꽁트 콘서트 였기에 불만이 생김.
3. 거기다 리쌍 컴퍼니 측에서 과거 무한도전이 어떤 형식으로 공연을 준비하고 발표했는지에 대한 숙지도가 떨어져서 트러블이 커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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