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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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과 예측] 연예인과 정신병 (1) 2012/09/26 AM 05:56
이번에 정형돈이 출현한 힐링캠프를 보며,
이전부터 봐왔던 문제인 연예인과 정신병에 대해서 좀 깊게 생각해봤습니다.
왜 많은 연예인이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고 괴로워 하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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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크게 보자면 세 가지 이유라고 봅니다.
하나는 혼잣말이고, 하나는 과로이죠. 다른 하나는 성공으로 인해 이후의 몰락을 걱정하는 것 때문도 있고요.

연예인은 허울 좋은 직업입니다.
우선 그에 대해 이야기하기 전에 제 경험에 대해 썰을 풀어보자면,
전 반 년 정도 드라마 스탭으로 일했습니다.
거기서 보면서 느낀 게, 배우들이 왜 어마어마한 게런티를 받는지 어느 정도 이해했단 것이죠.

모 드라마 촬영 때, 전 새벽 5시에 일어나서 다음날 새벽 1~3시까지 야외촬영하는 걸 3일간 반복했죠.
언제나 제대로 씻지 못해 부시시한 상태로 나가서 정신을 잡고 버티는 게 전부였죠.
거기다가 이틀 간의 세트 촬영도 함께 했고요.

근데 새벽에 나가면 언제나 주, 조연 배우들이 완벽한 메이크업게 헤어 셋팅, 의상까지 맞춰서 스탭들과 같은 시간에 나옵니다.
딱보면 스탭들보다 훨씬 빨리 일어나서 출근했단 걸 알 수 있죠.
주연의 경우엔 주 5일간의 촬영 중 거의 전부 나옵니다. 조연이라도 3~4일은 나오죠.
거기다가 가장 신기했던 게 5~10분 동안 떠드는 대사들을 자신의 것은 물론 상대방의 대사까지 외워서 옵니다.
거의 잠도 안자고 나온다는 거죠.

거기다 만약 드라마가 연장되거나 스토리가 변경되면 그야말로 종일 쪽대본으로 촬영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카인과 아벨이란 드라마가 쪽대본과 촉박한 촬영으로 여러면에서 문제가 된 적이 있었죠.
딱 이틀간 땜빵으로 지원 나갔을 때 보니, 이건 뭐 배우는 대본을 거의 슬쩍 보는 정도에서 바로 촬영에 들어가곤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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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튼 많은 배우나 진행자, 혹은 게스트들이 떠드는 건 반 이상이 혼잣말에 가깝습니다.
특히 진행하는 사람의 경우엔 카메라를 보며 혼자서 이것저것 설명하고 재미난 농담도 하며, 원맨쇼처럼 놀죠.
배우들 또한 상대역 없이 혼자서 중얼거리는 씬도 많고, 상대역이 있다고해도 주로 사람이 아닌 카메라 렌즈를 보거나 의식하며 대사합니다.
혼자 대본을 외울 때도 다들 혼자서 중얼거리고요.

전 정신적으로 가장 위험한 짓이 혼잣말이라고 생각해요.
혼자서 중얼중얼거리다보면, 진짜로 정체성의 혼란이나 심리적 압박감을 느끼게 되거든요.
혼잣말은 굉장히 위험한 일로, 나중에는 진짜로 스스로는 속으로 생각한다고 해도 버릇으로 인해 입으로 튀어나오는 증세도 발생합니다.

방송이란 것이 이렇게 혼잣말을 많이 하는 직종이고,
그것이 많아질수록 정신적으로는 피폐해지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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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로 또한 무시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거 몇 달 정도만 고생하고 나중에 푹 쉬면 되잖아, 라고 말하곤 하죠.
하지만 현직에서 일하다보면 그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아무리 많은 돈이 들어온다고 해도, 다들 '미친 듯이 푹 자고 싶다'라고 생각하죠.
배우들보다 2~3시간 더 자는 제가 그렇게 느낄 정도면 과연 배우들은 어떻겠어요.

거기다 자신 한 명을 위해서 움직이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거의 대기업에서 프로젝트 하나 뛰는 수준에 가까울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다보니 압박감으로 인해 아픈 소리 한 번 하기 쉽지도 않죠.

그래서 많은 배우들이 진통제나 수면제, 피로회복제 등에 만성으로 중독에 가깝게 복용하고 있습니다.
이건 제가 직접 본 건 아니지만, 과거 최진실 사건 때나 여타 연예인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부각되는 부분이기도 하죠.

그리고 우리나라 방송 시스템이 굉장히 열악합니다.
여기서 열악하단 건 돈이나 기술력을 이야기하는 게 아닙니다.
아무리 기술력이 좋고 투자가 많이 된다고 해도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
스케쥴이죠.

우리는 타국과는 달리 시즌제 운영이 아닌 속전속결 촬영입니다.
대본이 1회부터 최종화까지 나오기도 전에 이미 촬영에 들어가고, 인기가 있으면 연장 방송도 허다하죠.
제작사 입장에서도 투자가 이뤄지는 순간 빨리 회수해서 돌려줘야 하기에 이렇게 부당하게 움직일 수 밖에 없고요.

그러면 복합적 이유로 많은 연예인들은 카메라 앞에선 상시 웃고 즐거워 하면서도 카메라만 꺼지면 한숨 푹푹 쉬거나
지친 듯 주저 않아 쉬는 경우가 많습니다.
과로 또한 정신병을 유발하는 중요한 요소로, 쉽게 봐선 안된다고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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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나 연예인이나, 특히 예능 쪽의 경우엔 집안이 유복하지 많은 사람이 굉장히 많습니다.
정형돈이 이번에 힐링 캠프에 나와서 이야기하는 것을 봤을 때, 가정환경으로 취업 전선을 택했단 게 딱 보이죠.
본인도 분명 대학에 가고 공부하고 싶었을 텐데 말이죠.
그리고 우리가 TV에서 보고 이름을 들으면 바로 알 수 있는 연예인은, 그야말로 연예인이란 이름을 가진 모든 사람들 중 단 5% 정도에 불과할 겁니다.

사극 촬영을 나가면 총 방송 분 중에 딱 한회 출현해서 대사 한 줄 받는 단역 배우라 할지라도 참여하는 모든 엑스트라 중 거의 1~3% 수준입니다. 나머진 그냥 서있거나 뛰거나 하는 수준이죠. 카메라 렌즈에 정면으로 잡혀서 칼 맞고 쓰러지는 역이라고 해도, 운이 좋은 경우가 아니라면 그 바닥에서 오랫동안 구른 사람입니다.

배우란 직업에 연극 쪽까지 합치면 더 심하죠.
많은 연예인들은 자신이 성공하기까지 과정을 거치며 동기나 후배나 선배들 중 사라지는 존재들을 수도 없이 봤을 겁니다.
그 중엔 떴다가 사라지는 스타도 있고, 이름 석자 알리지 못하고 사라지는 사람이 부지기수죠.
그것을 전후 사정까지 다 파악하고 성공한 연예인들은 어쩔 수 없이, 내가 얼마나 갈 수 있을까, 라는 고민에 빠지게 됩니다.
거기에 루머 한 줄, 기사 한 줄에 생사를 박탈 당할 수준이니 이거 태풍 앞의 촛불이나 다름이 없죠.

가난한 과거의 가정 환경 또한 한 몫을 합니다.
가난했던 과거가 있기에 지금의 유복한 환경을 유지하는 데에 신경 쓰는 부분이 많죠.
거기에 인기가 없어지면 바로 수입원이 없어지는 연예인들의 수입 구조상 더더욱 그렇고요.
많은 연예인이 부업과 재태크에 매달리는 것도 그러한 이유 때문이라 봅니다.
음악을 하는 예능인이나 배우들도, 직접 작사작곡을 해서 히트하면 어느 정도 안정된 수입원이 들어오니깐 그렇기도 하고요.

당장 내일 프로그램이나 드라마가 없어질지도 모르고 개편으로 쥐도새도 모르고 사라질 수도 있고, 한 작품 후 다음 작품이 안 들어오는 경우도 많죠.
그렇게 수입에 대한 불안 요소가 많다보니 어쩔 수 없이 그런 스트레스들이 생기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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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가장 미련한 짓이, TV에서 나오는 배우나 예능인을 보고선
'저건 나도 하겠다'라고 말하는 겁니다. 예능에서 놀고 떠드는 모습, 몇 달 고생하고 편히 쉬는 모습만 보고 부러워 하는 건

'에베레스트는 나도 오르겠다'라고 생각하는 거와 비슷하다고 봅니다.
그 자리에까지 올라기는 과정은 전부 생략해버리고, 정상에 올라선 단 한 순간만 바라보고는 말하는 것이죠.
정형돈 이전에 실패한 수백명의 정형돈이 있는거고, 유재석이란 정상 아래에는 사라져간 수많은 예능인이 산처럼 쌓여 있습니다.

그 배우나 예능인이 건방지고 자기 분수를 모르고 고마워하지 않고 노력하지 않는다면 그건 비판받을 만한 일입니다.
하지만 단지 인기가 있다고 돈 많이 번다는 사실만으로 그들의 성공을 매도하는 건, 정말로 빙산의 일각만 보고 말하는 것이죠.
그들이 정상에 오르기까지의 고통과 희생, 그리고 계속되는 스트레스를 무시하고선
'그게 뭐가 힘들다고 앓는 소리를 해.'라는 건 진짜로 아니라고 봅니다.

정형돈 또한 겸손하게도 자신이 그렇게 비춰질 걸 예상하고 조심스러워 했죠.
다른 좋은 연예인들도 항상 그렇게 말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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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첫번째 이유인 혼잣말의 경우엔 방송인이라면 어쩔 수 없이 감내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봅니다.
어쩌겠습니까. 좋은 작품, 좋은 방송을 위해선 고칠 수 없는 부분이니까요.


세번째 이유 또한 본인이 노력하고 성공가도를 이어가는 수 밖에 없고요.
악플이나 악의적 기사에 대해선 아직까지 제대로된 제도적 방어책이 세워지지 않아서 아쉽지만 딱히 대책이 없는 부분이기도 하고요.
본인이 스스로 실수하지 않고 잘 해내는 수 밖엔 없겠죠.


단, 두 번째 이유인 과로에 대해선 앞으로 방송체계에 대한 대대적 개편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진짜로 이 부분은 너무나도 부당할 정도로 투자자가 '갑'인 상황이거든요.
좋은 질의 작품과 무리한 스케쥴을 해결하기 위해선 사전 촬영제가 좀 더 적극적으로 활용되야 한다고 봅니다.
많은 투자자들의 의견이, 투자해서 사전 촬영 다 했다가 망하면 누가 책임지냐, 인데.

그전에 저는 '투자자들이 무의미한 투자를 하고 싶지 않으면 작품을 고르는 안목을 좀 가져봐라.'라고 답하게 싶네요.
자신들이 발전을 할 생각도 않고 그저 돈만 주면 다 되겠네라는 안일한 마인드부터 때려 고쳤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유명한 배우들이 출연하면 무조건 성공하겠지, 라고 막연히 생각하는 것도 좀 그만 두었음 좋겠거요.
유명인은 좋은 양념이 될 수는 있어도 절대로 작품의 좋은 재료가 되진 않는 법이거든요.

여튼 우리가 아는 것 이상으로 많은 연예인들이 정신적으로 많은 고통을 받고 있고
그에 대한 많은 개선이 이뤄졌음 좋겠단 생각이 듭니다.
돈이 모든 걸 해결해주지는 않으니까요. 오히려 그들의 입장에선 그런 돈보다 한 순간의 꿀잠이 더 달콤할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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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튼 오늘 일하는데 술 취해서 혼자서 쉼없이 중얼중거리다 나간 손님을 보고 생각나서 써봅니다.
진짜로 혼잣말은 너무 많이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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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스탭으로 일했던 이야기를 좀 더 풀어보자면,
2주에 한 번씩은 꼭 성대한 회식을 해서 살이 무지 쪘던 경험이 있네요.
진짜로 연예계에 주당이 많다는 건 거짓말이 아닙니다.
아마 다들 촉박하고 어려운 환경에서 스트레스를 이겨내려다보니 술을 많이 마시는 것 같습니다.
자신이 연예인의 신분으로 방송에다 대놓고 '나 술 잘마심 ㅋㅋㅋ'하는 건 진짜라고 봐야죠.

그리고 연예인들을 별로 관심 가지지 않는 편이라서, 많은 미인들 사이에서도 덤덤하게 지냈던 기억이 있네요.
그 흔한 싸인 한 장 없고, 증명할거라곤 제가 일했던 방송의 스탭롤에 이름 들어간 것 밖엔 없네요.
지금도 아쉬운 게, 모 드라마 촬영 때 김서형 누님이 촬영 끝 쫑파티 때 스탭들에게 사진 찍어주겠다고 돌아가며 찍는데 안 찍은 거.
제가 만난 연예인들 중 털털하고 스탭들 잘 챙겨줘서 호감이었는데 말이죠. 왜 안 찍었을까;;;;;
물론 그때의 드라마는 점 찍는 그거;;;;

그리고 지금은 망한 박중훈 쇼 촬영 끝나고 시간 남아서 같이 일했던 고참 스탭 형들과 소녀시대 공연하는 거 바로 옆에서 봤던 거.
여튼 제가 여태 일했던 많은 아르바이트 중 중 가장 파랑만장했던 시간이었네요.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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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자랑으로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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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 무당 팔자 라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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