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 알바를 위해 버스 정류장으로 가고 있었습니다.
버스 어플을 보니 정류장 도착 3분 전이라고 뜨더군요. 그래서 열심히 뛰어갔습니다.
근데 정작 1분만에 정류장 도착하니 좀 늦게 오더라고요. 3분 전이라더니 한 5분 지나 온 것 같았는데
뭐 그럴 수 있지 하며 괜히 뛰었다고 생각하고 버스를 탔습니다.
근데 버스 앞에 카드 찍는데서 남자가 서가지고 뭐라고 중얼 거리더군요.
카드 찍는 걸 막고 있어서 짱나서 있는데, 뒤에 제가 있는 걸 눈치채고 비키더군요.
제성홥뉘다.
아 술 취했구만. 그리고 생까고 자리에 앉으러 갔습니다.
근데 이상하게 사람들이 죄다 앞에만 몰려 앉아 있더군요.
중간에 내리는 문을 기준으로 앞쪽 좌석으로만요.
뭐지? 하고 이상하다 생각하고 뒤로 가는데,
갑자기 역한 냄새와 함께
토사물 범벅이 된 뒷 좌석이 보이더군요.
바퀴 튀어나와 올라온 좌석에 토를 해놨는데, 그게 상당한 양이었고
악취가 심하게 났습니다.
얼마나 토했는진 모르겠지만, 토한 액체가 흘러서 세 좌석 앞까지 흘러갈 정도였죠.
'이래서 앞으로 앉았구만'
그리고 앞에서 주정하는 사내를 봤습니다.
버스 기사가 꺼지라는 듯 소리치고 술취한 사내는 죄송하다고 꾸벅꾸벅 거렸습니다.
아무래도 진짜 내리라고 할 만큼 폐를 끼쳐놔서 공감은 갔습니다.
대신 버스가 술 먹은 승객에게 내리라고 실랑이 하는 탓에 가뜩 늦게 온 버스가 결국 5분 더 정류장에 서있다가 출발했습니다.
결국 술 먹은 승객은 내렸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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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간만에 10분 일찍 나왔더니 괴상한 광경을 목격했네요.
평소처럼 나왔으면 그 타이밍에 버스 탈 일도 없었는데.
그리고 전 그냥 뒤쪽에는 앉기 싫고, 앉을만한 앞 좌석은 다 차있어서 그냥 서서 옴.
그게 오늘, 정확하게 어제 밤 11시 일이었습니다.
날이 지났으니 어제가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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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제에는 여자친구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여친의 학교 후배이자, 제 동기인 녀석이 술 먹고 다짜고짜 여자친구네 집에 찾아와서 재워달라고 했답니다.
여자친구는 당연히 안 된다고 했고요.
저와 여자친구에 대해서 좀 더 말하자면, 비밀 연애 중입니다.
아무래도 둘 다 나이도 있고, 그리고 학교 사람들이 수근거리는 게 무척이나 싫었거든요.
여자친구는 집안 사정으로 일하다가 굉장히 늦게 복학했고, 저 또한 여자를 돌 보기처럼 한다는 이미지가 본의 아니게 박혀버려서요.
(왜 그런 이미지가 생겼는지는 나중에 또 썰을 풀어보겠습니다.)
둘 다 학교에서 뭔가 독특한 사람이란 이미지가 있는데, 그 둘이 사귄다고 하면 주위에서 쑥떡거릴 게 뻔해서 그냥 비밀로 사귑니다.
어짜피 사귄 시점도 제가 졸업할 때 쯤이어서 딱히 학교 사람들에게 사귄다고 말할 필요도 없었고요.
여튼 여자친구가 워낙 인맥도 넓고 남을 잘 챙기는, 엄마 스타일이라서
이 녀석이 생각도 없이 찾아온 겁니다. 지가 술 마신 곳에서 무척이나 가까운 집이었기도 하겠죠.
술 취해서 재워달라고 떼 쓰기에 등짝 스매쉬 때리고 택시 잡아서 택시 아저씨에게 아무 모텔에나 내려달라 하고 돈 쥐어 보냈답니다.
그리고 제게 전화해서 피 같은 돈 5만원 나갔다고 하더군요.
여튼 부모님이랑 같이 지내는 사람 집 앞에서 추하게 뭐하는 건지.
그냥 통성명만 하고 전혀 친하지 않은 동기, 정확하겐 복학생이라서 만나서 따지기도 뭐하고.
따지고 싶어도 그랬다간 사귀는 게 드러나니 싫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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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튼 이틀 연속으로 술 관련해서 짜증나는 일이 생기니;;;;
결론은 술 마셨으면 곱게 집에 가고, 그 전에 우선 술은 적당히 마십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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