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이 나쁜 건 알고, 일단 전 길빵 같은 거 안하고 최대한 남에게 피해 안주는 흡연자란 거 부터 강조합니다.
흡연은 무조건 흡연 구역에서만 하고, 많이 피지도 않습니다.
왜 이 이야길 먼저 하냐면 괜히 또 담배 문제로 마이피가 뒤덥히길 원하지 않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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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절에 집에 국기 걸고 나서 심심하고 집에 에어컨도 없고 내 전용으로 쓰던 선풍기도 갑자기 멈춰 버려서
커피숍이나 갔습니다.
출근하는 날이면 끝나고 매일 가는 커피숍이 있는데, 사는 데 근처엔 흡연실 있는 커피숍이 없어서
시내 쪽의 대학가 앞에 있는 탐앤탐스까지 갔죠.
근데 거긴 살면서 두 번째 방문인데, 처음 갔을 때 몰랐던 게 있더군요.
예전에 성냥 공장이 죄다 문 닫고 하나 남았단 기사를 봤던 기억이 있는데요. 물론 정확한 기억은 아닙니다.
여튼 특이하게 거기엔 성냥이 비치 되어 있더라고요.
매일 라이터로만 피다가 한 번도 성냥으로 펴본 적이 없어서 호기심에 하나 집어와 봤죠.
어디선가 봤던 건데, 대충 이런 대사였습니다. 역시 정확하진 않습니다.
"시가는 라이터로 불을 붙이면 안 돼. 성냥불로 붙여야지. 은은하게 타오르는 불에 대고 천천히 흔들어 붙이는 거야."
물론 제 담배가 시가는 아니고 그냥 던힐 1mg이지만, 성냥으로 불을 붙이면 뭔가 다를까 했습니다.
결과는 이거 뿅가죽네.
불을 붙이고 빠는데, 처음에 성냥 특유의 나무타는 향이 들어오는데 무척이나,
뭐라고할까 달다고 할까 은은하다고 할까,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딱 장작 땔 때의 향기가 퍼지더라고요.
이 성냥 덕분에 앉은 자리에서 하지도 않는 줄담배를 계속 폈네요.
첫 목넘김도 좋고 항상 던힐 특유의 많이 피면 나오는 가래도 없고요.
플라시보 효과일 가능성이 크지만, 그래도 나쁘지 않아요.
그래서 흡연자 분들 중 성냥을 구하게 된다면 한 번 그걸로 담배불을 붙여보세요.
신세계가 열립니다.
어젠 성냥 한 갑을 들고 와서 계속 그걸로 피는데, 다음에 또 탐앤탐스 갈 일이 있으면 두 세 개 집어오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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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흡연은 적당히, 안 하면 좋은 거 아는데 그래도 그냥 취향이라 생각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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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맛이다름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