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링크에 쓴 썸타는 중인 여자 이야기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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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이브 전날인 23일. 같이 퇴근하면서 은근슬쩍, 나름 매우 자연스럽게 이브날과 크리스마스 때 뭐하는 지 물어봤죠.
아무 일도 없답니다. 여기까진 속으로 환호성을 불렀죠.
그리고 난 왜 그때 바로 데이트 신청을 하지 않았는가....
다음날, 밤새 고민하여 데이트 신청을 하기로 마음 먹고 크리스마스 당일에 출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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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단 둘이 있을 타이밍을 보다가 다른 여직원이 걔한테 이브 날인데 뭐하냐 슬쩍 묻더군요.
그 여직원은 단순히 자기는 콘서트 간단 걸 자랑하기 위해서 물어본 거였습니다. 만나자마자 나한테도 그랬거든요.
근데 썸타는 여자 왈, 할 거 없어서 같이 솔로인 친구랑 우울하게 영화 보기로 했어요.
뭐...라고?
그렇게 나는 미리 예매했던 이브 당일 핫한 타임 때 영화표를 조용히 취소했습니다.
그래도 내일이 있어! 크리스마스 당일이 있잖아! 하면서 같이 버스 정류장까지 퇴근하며 물었습니다.
나 : 아, 이거 크리스마스 때 영화관에서 일하는 친구가 (실제로 일하는 친구가 있어서 몇 번 언급함) 표를 줬내.
내가 여자친구랑 깨진 줄 모르고 준 거 같은데, 이거 어쩌지. 곤란하네. 그냥 같이 영화나 볼까?
썸녀 : 어? 내일 (크리스마스) 아무 약속도 안 잡혀서 그냥 부모님하고 친오빠하고 가족 외식하기로 했는데....
나 : 그래? 어차피 영화 시간대도 점심 땐데 괜찮지 않아? 저녁 땐 나도 친구들이랑 약속이 있어. ㅋ
썸녀 : 그게, 외식이 점심 때인데요.
나 : (이미 저녁 약속이 있다고 feat 넣은 걸 후회하다가) 어, 그래? 뭐 어쩔 수 없지. 그냥 표는 돌려줘야겠다. 잘 들어가.
썸녀 : 잠깐요. 약속 취소할까요? 호빗이나 변호인 보고 싶긴한데.
나 : 아냐아냐. 가족끼리 약속한 건데 뭐하러 취소해. (이미 혓바닥은 내 의지를 초월해 지껄임) 추운데 조심히 들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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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태 고백 받아 사귀기만 하고 해보는 게 처음이라 엉망진창이었습니다. 나란 놈 모자란 놈.
이미 속마음 다 들킨 거 같아서 그냥 사귀자 고백을 해야겠고.
카톡 따위로 전하고 싶지 않으니 그냥 말로 던져야죠.
주변 사람들은 둘이 서로 좋아하는 거 같은데 남자새끼가 고백을 왜 안 하냐 하고.
찌가 흔들리는데 낚시대만 멍하니 쳐다보니 답답하다 하고.
일단 내일은 내가 휴가니 월요일에.....
만난지 1년.
이성으로 보인지 한 달 반.
썸녀의 근로계약기간이 끝나기까지 앞으로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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덤으로 이 사실을 고등학교 친구들에게 말하자
그녀석들 왈, ㅋㅋㅋ ㅂㅅ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 카톡 창은 ㅋ 으로 도배되었습니다. OTL
안 그래도 나이차도 좀 있고 하도 동안에 작은 애라서 로리콘이란 별명까지 생겼었는데, 이젠 [ㅂㅅㅋ] 이 되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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