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마냥 좋은 기분이 아닙니다.
처분받아서 나가기 1주일 전에 체육활동으로 축구하다가
2명의 분대장님과 공중볼 다툼을 했는데(레알 싸운거 말고 스포츠 차원에서)
하필 저 포함한 셋 모두가 발목 들어올려서 충돌. 근데 저는 그 가운데에 있어서
한발은 복숭아뼈 아래쪽으로...또 다른 한 발은 새끼발가락 쪽으로 충돌해서
인대가 늘어났습니다;; 당일 바로 지구병원 가서 처방약에 반깁스 1주일을 받았지만
쉽게 나아지지 않고 피멍이 보여서 1주일 되던 때에 재진 받았더니 군의관 하는말이...
'삼각인대가 일부 손상되었거나 파열되었을 수도 있으니 한 주 더 반깁스하자.
그래도 이쪽 인대는 자연회복이 가능하니까 따로 걱정은 하지마' 라고...
사실, 그거때문에 공익으로 옮겨진 건 아니었죠. 몇년전부터 앓던 불안장애 및 신체형 장애(스트레스성)로
인해 훈련소 내에 머무르면서 여러번 심의를 거친 끝에 공익되었다지만
이미 마음의 병은 오래되어 나을줄을 모르고 거기에 반깁스 한 채로 훈련소 떠났으니
나가도 영 좋지는 않습니다. 이래 말하면 배부른 소리 한다 말하실 수 있겠지만
진짜 문제는 훈련소 나와서 집으로 향하는 길에서 어머니와의 대화였습니다.
군대 다닌지 한 달하고 2주(엄밀히 말하면 12일은 정상적인 과정, 나머지는 그린캠프 비슷한 곳에서 생활) 되었다고
제가 소위 이른바 철들었다고 어머니가 착각하신 거 같습니다. 군대 만기전역해도 철들 사람만 철들고
안되는 사람은 어떤 군에 가건 철들지 않는데...
고속버스 타기 전에 하신 말이 "공무원 시험 준비할 수 있겠지? 주말반부터 시작해보는거야.
솔직히 너는 그쪽이 제일 맞지, 다른 사기업 가면 넌 오래못가"
저와 같이 훈련소를 떠나던 다른 동기들은 나오자마자 편의점으로 가서 라면이나 그동안 못피운 담배 사서
쌓인거 풀고 그랬는데 저는 그거보다도 사소한(?) 콜라 한 캔도 어머니가 못마시게 했습니다.
안그래도 공무원시험 얘기 나와서 짜증이 났는데 이제 나이 25이라고 진로계획이나 미래설계
얘기들을 30분 가까이 쏟아부으니 없던 정신질환 생길거 같을 기세입니다.
아, 하나 더 생각났습니다.
제가 몇년째 정신과 약을 복용중인데 군대 갔다왔다고 이젠 약 먹지 말고
마인드 컨트롤로 극복하라 하셨습니다.
OH GOD...WHY...
집에 있는데도 여간 편안한 기분이 잘 안납니다. 흐으...이게
제 어제 마지막 현역인 날에 겪었던 일이었습니다.
제 신세, 처량합니다.
그런 경우도 있군요,. !_!
공익생활 잘 하시는 것만,.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