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혹 이런 SSUL 시리즈가 올라오는 추세에 편승하여...
저도 음슴체로 쓰겠습니다.
예전에 친구 찾기 사이트를 통해 초등학교 여자 동창한테 먼저 연락이 옴.
내가 어렸을 때 존내 괴롭히던 애라 기억에 남았나 봄.
날짜도 기억나네 크리스마스 다음 날인 12월 26일이었음.
어찌어찌 몇번 쪽지 주고 받다가 대학로에서 만나기로 함.
대학로에서 만나 병맥주를 한병씩 까면서 도란도란 얘기함.
당시 얘는 사당 근방에서 살고 나는 안산에서 살 때였음.
병맥 까고 할 일이 없어서 이리저리 거닐다
영화를 보러 가기로 함.
근데 대학로에서 가까운 영화관이 거의 없음.
있어도 살짝 걸어야 함.
그래서 가기로 한 곳이 DVD 방이었음.
나 그때 진짜 여자한테 관심 없을 때였음.
군대도 가기 전이었고 실제로 처음 여자 사귄 게 전역하고 2년인가 지났을 때였으니까...
그래서 얌전하게 영화만 봤음.
영화 제목도 기억 남. 무서운 영화...
몇편인지는 모르겠는데 암튼 베드씬도 있었고
베드씬 마지막엔 정액을 암시하는 하얀 액체가 존나 고압으로 천장으로 쏴지면서
여자가 천장으로 날아가 대자로 쳐박히는 장면도 있었음 ㅋㅋㅋ
암만 동창이라지만 거의 10년만에 봐서 본다는 게 저딴 영화라니 ㅋㅋㅋ
그러고나서 시간이 좀 애매해서 헤어지려는데
애가 갑자기 내 자취방을 구경하고 싶다고 함.
당시 내가 살던 곳이 책상 두개 놓고 남자 둘이 누으면 공간 하나 없는 그런 열악한 방에서
선배 형이랑 둘이 살고 있었음 ㅋㅋㅋ
자취방이 아니라 그냥 고시원 수준이고 밥은 따로 해결하는 그런 방식...
그래서 내가 말렸는데 한사코 구경하고 싶다고 함.
사당 사는 애가 안산까지...
그래서 나도 모르겠다 올테면 와라 싶어서 그냥 델꼬 감.
가는 길에 선배형한테 성별 여자인 친구가 놀러옵니다... 라고 했더니
'잘해봐라 ㅎㅎ'이런 답변이 오면서 그 뒤로 약 5일간 연락 두절 ㅋㅋㅋ
(원래 바람 같던 분이라 방 자체도 거의 나 혼자 쓰던 중이긴 했음)
대학 앞에서 자취하던 때인데
날도 날이고 시간도 시간이라 역에서 학교까지 운행하던 셔틀도 끊긴 때였음.
택시도 안 올 것 같아서 그냥 걸어감.
걸어서 3~40분 정도 되는 거리.
거기 걸어가면서 영화 러브스토리에 나오는 눈밭에서 뒹구는 그런 비슷한 지랄 같은 연출도 있었음.
누워서 뒹굴거리는 것 까진 아니지만 애가 눈을 발로 차면서 걷다가 미끄러져서 자빠질뻔 했는데
나한테 안긴다던지 뭐 그딴 식의 자잘한 해프닝...
모든 상황과 정황과 의도까지 명확한데도 나는 그 때까지도 정말로
'방을 구경하고 싶다'가 진짜 그 애의 목표인 줄 알았음.
그래서 그 집에서 진짜로 정말로 3일간 만화책 보고, 게임하고 그렇게 쳐놀다가 애 보냄.
애도 3일간 눈치만 주다가 안 되겠는지 3일째 되는 날 그냥 집에 갔음.
그 뒤로 연락 안 됨.
이후로 군대 갔을 때 훈련소에서 동기들이
친구 여동생을 건드렸네, 여동생 친구를 건드렸네
뭐 그딴 얘기 하길래 나도 이 얘기 꺼냈다가
자대 배치 받을 때까지 두고두고 병신 취급 당함.
한줄 요약
- 기회는 잡아야 찬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