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호텔 근처에 있는 밀집해있는 트랜스젠더바에서 떠들고 웃는 소리에 잠을 좀 설쳤는데..
9시에 일어나니 목소리가 안나온다..
식당에서 주문할 때 빼놓고는 어차피 누구랑 말할 일도 없으니
양치질하고 마지막으로 욕조목욕!!
목욕하고 나오면서 세면대에 어질러놓은 왁스랑 면도크림등등을 챙긴 후
렌즈착용하고 12시까지 체크아웃이라서
그동안 입었던 땀에 쩔은 세탁물들 따로 비닐에 담아서 크로스백에 넣고
백팩에는 노트북이랑 샌들이랑 기타등등 짐을 다 꾸림
트렁크가 없어서 내가 이 고생을...
시간이 남아서 어제 새벽에 올린 마이피 글 확인하고
대충 시간 떼우며 오늘 뭐 입을까 고민하다
코디 결정! 옷입고 사진촬영
오늘의 코디 : 루즈핏 PK 화이트 티셔츠 + 블랙 스트레이트 진 + 조던 1 + 오레오 뉴에라
사진도 다 찍었으니 아침으로 어제 포장해서 온 멜팅몽키 치즈샌드위치를 먹었는데
멜팅몽키에서 사온 치즈 샌드위치 사진이 하나도 없음
그 이유는..
하..이걸 어제 먹었으면 더 빡쳤을 듯..
이딴 걸로 가게 앞에 '그냥지나치면 안되는 집'이라고 슬로건을 걸어놨겠다..
그냥 지나쳐!! 이게 뭐야?!!
아오 내가 이걸 먹으려고 어제 그 길을 올라가서 20분 넘게 대기했다는 사실에 깊이 빡친다..
타임머신타고 어제로 돌아간다면 대기표 뽑고
'과연 어떤 맛일까 맛있겠지?' 하며 설레임에 기다리는 나를 달려가서 신고 있었던 샌들로 패버렸을 듯.. (물론 지극히 개인적인 평가입니다. 맛있는 분들은 맛있었겠지요..)
빡침을 진정시키며 어제 호텔로 들어오면서 사서 냉장고에 넣어놓은 이온음료를 마시고
편도선 약을 먹은뒤
같이 사다놓고 안마신 캔맥주 발견..
캔맥주를 가방에 넣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버릴 수도 없으니 별 수 있나 마셔마셔
다들 그렇게 캔맥을 마시죠! 아침부터 캔맥주 먹기는 또 처음일세 허허허
이태원 투어 피날레를 뭘로 장식할까 고민하다 괜히 일식이 땡서
순식간에 일식으로 결정!
일식 괜찮은 곳을 알아보다가
슬슬 체크아웃 시간이 되서 짐 두개를 메고 로비로 나와 키 반납하면서
'편히 잘 쉬었다 갑니다' 하고 호텔을 나섬
이제 이태원 떠나니까 안가봤던 길을 가보고 싶었기에
그 동안 다녔던 길의 정 반대 길로 고고
오르막길을 걸어올라가다보니 잠시 뒤에 나타난 이태원 랜드라고 써있는 건물 발견
이름만 보고 쇼핑몰인 줄 알았는데 사우나인지 찜질방인지 그런 건물이었음..
이태원 랜드 바로 앞에는 나무로 된 계단이 있는데 그걸 보면서..
'여기서 무적풍화륜 쓰면 끝내주게 멋지겠다' 하고 생각하는 나는 역시 정상은 아니듯..
계단을 내려오고 한참 걸었는데 검색해본 일식집이 안보여서
아까 글 다시 보니까 2013년에 작성된 글..
안보이는 걸로 보아 사라졌을 가능성이 농후하니까
다시 검색..
핫도그 가게 앞에 있던 그림인데 이건 귀여워서 찍음 ㅋ
저 고릴라 밑에 발판이 있는데 거기 서있으면
고릴라가 말을 하는데..
*실제로 이따위로 말해서 어이가 아리마셍..
뭐 임마?! 너 나 언제봤다고 시비냐?
검색해보니 다행히 근처에 꽤 평이 괜찮은 일식집이 있어서 고고!
횡단보도 건너편에 바로 보임
들어가자마자..사람이..우와..??
아직 12시도 안됐는데 꽉 차있었음
하지만 혼자 밥먹으러 다니면서 가장 좋은것은..
자리가 아무리 꽉차도 1인 식사할 자리는 언제든지 있어서 기다릴 필요가 없는 하이패스!
남아있는 자리는 요리사님들 바로 앞자리라서 초밥 만드는 과정이 보이는 자리..
요리사님은..일식 요리사신데..목덜미에 태극기 박아놓으셨는데..뭔가 좀 웃겼음..
메뉴판을 보다 런치셋트는 그닥 안땡겨서
이태원 투어의 피날레니까 참치를 먹을까 했지만
가격도 있고..그건 또 너무 오버인 것 같아서
오늘의 초밥+냉모밀로 결정
식전 음식으로 미소 된장국이랑 게살 죽이 나왔는데
죽맛이 되게 심심함..아무 맛도 안났음
잠시 뒤에 냉모밀 등장
그냥 먹을 수는 없지! 일식이니 사케를 먹으려다
내가 술을 못하는걸 내 스스로도 잘 아니까 약하디 약한 매화수 주문
보통 냉모밀은 판에 면이 나오고 쯔유따로 나와서
쯔유는 취향대로 갈아넣은 무와 고추냉이를 타서 먹는데
여기는 아에 다 셋팅되서 하나로 되어서 나옴..
맛은 딱 제가 좋아하는 맛이어서 더이상 첨가할 것도 없었음
면발도 되게 쫄깃쫄깃하고 아주 좋음
광화문 냉모밀 맛집 버금갈 정도?
냉모밀을 다 먹으니
오늘의 초밥 등장이요!
올ㅋ 박력
초밥위의 사시미는 밥에 비해 길고 큼
밥은 여타의 초밥집과는 다르게 조금 작은 양..
밥의 상태는 찰지다기보다는 약간 질은 밥? 근데 끈기가 없어서 사시미랑 밥이랑 분리가 자주 됨
초밥과 함께 서비스로 우동등장..
아니 우동이 서비스로 나오는 줄 알았으면 냉모밀 안 먹었지 이 양반들아..
하지만 우동을 좋아하니까 아무말 없이 후르륵후르륵
우동도 맛있지만 우동안의 튀김도 눅눅하지않고 바삭바삭했음
여러가지 초밥중에 새우 초밥은 진짜 맛있었음 새우도 크고 뭘로 간을 맞춘지는 모르겠는데
맛있다라고 밖에 표현이..
계란초밥은 밥위에 카스테라를 올려서 먹은 느낌 엄청 달긴한데 내 스타일은 아님..
난 원래 계란초밥을 별로 안좋아해서 그럴지 모르겠지만..
연어 롤은 위에 소스맛이 강해서 맛이 애매했고 연어알 롤은 그저 그런 평범한 맛..
나온 초밥을 다 먹어갈 때 쯤 와 배부르다 했는데
방심은 금물!
오늘의 초밥 2탄+서비스 초밥 등장!!
뭐??!?!?! 나 배불러가는데??!? 이건 반칙이지!!
오늘의 초밥 2탄도 지금 다 먹을 수 있을까 의심되는데 서비스 초밥이라니..???
이대로 가단 다 못먹을 것 같고 천천히 소화시키며 먹어야겠다 싶어서 속도 조절..
관자 롤은 고추냉이를 많이 넣었나..코끝이 찌잉..눈물 찔끔..
인상깊었던 것 중 하나가
일식집에 가면 초밥을 먹을 때마다 입안에 있는 초밥 맛들을 제거하라고
나오는 락교와 생강절임들이 있는데
여기 생강절임은 그동안 먹었던 생강절임들이랑 차원이 다르게
정말 얇게 썰어져있으며 약간 큰 크기지만 굉장히 맛있었음 생강절임일 맛있다고 표현하는게 웃긴건 아는데
진짜 맛있었음..보통 초밥 먹고 생갈절임 먹고 다시 초밥 먹는 순인데
초밥 생강절임 생강절임 생강절임 초밥 이런 순으로 먹음..
락교는 뭐 그저그런 맛..
오늘의 초밥 2탄에 나와있는 보리새우? 그 초밥은 정말 뿜을 정도로 짰음..
그것도 모르고 고추냉이+간장을 찍었으니 짠맛 장난이 아니었음..
장어초밥은 달달할 줄 알았는데 이것도 짜!!!
바로 앞에서 초밥 만들고 계시면서 간장찍어먹는거 보면 말 좀 해주지 ㅠㅠ
서비스 초밥과 오늘의 초밥2탄과는 큰 차이는 없는데..
서비스 초밥에 나온 연어알롤은 다 터져서 나옴..밥에 끈기가 이상하게 없다니까..
사람이 워낙 많으니 너무 서둘러서 만들어서 그런가..
양이 많아서 겨우겨우 술이랑 같이 마셔가면서 다 먹었는데
너무 배불러서 헉헉거림..
밥이 작은 이유는 이런 이유 때문인가..
계산을 하고 나오기전에 화장실에 들렸는데
내 지금까지 평생 술 취해도 얼굴 빨개진 적이 없는데..
얼굴이 벌겋게 취기가 올라서 빨개지려고 하는 모습에 놀람..
날도 덥고 아침 캔맥+점심 매화수 때문인듯..
더 취기가 오르면 큰일나기전에 빠르게 버스에 타서 앉아서
노래를 재생하자마자 혁오밴드의 위잉위잉이 나오는데..
그 순간 남들은 애인이랑 휴가보내거나 같이 맛집투어 다니는데
혼자 대낮부터 술 취해서 집에 가고 잘하는 짓이다~하는 생각에 자괴감+자기혐오 폭발!!
귀가하자마자 누울까 하다가 어지르고 나온 방청소하고 책상위의 작업하다 팽개친 것들 정리하다보니까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걸리면서 자연스럽게 술이 깨서
아직 마무리 못한 작업 시작..
이렇게 휴가는 마무리~
글을 쓰다보니 아까 취기가 올라서 급하게 이태원을 벗어나느라
나가사키 카스테라 안사왔다는걸 깨달았다 망할!!
집앞에서 타는 버스가 이태원까지 한방에 가긴하는데 내일가서 사올까..
빠른 시일내로
이원복 쉐프님의 동파육(동파육은 무조건 예약해야됨)
리버사이드 호텔의 북경오리를 먹으러 가볼까 계획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