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동사니 마이피

네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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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소설] 오크는 악이다 (0) 2017/01/09 PM 11:26

오크는 악이다. 그들의 녹색 피부는 악마의 자손이라는 증거요. 날카로운 이빨은 본능에 몸을 맡긴 짐승의 상징이었다. 인간의 피와살을 즐기고 파괴를 멈출 줄 모르는 괴물이다. 그러니 마땅히 죽어여 하고 이는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분면 그러하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가르침을 받아왔고 줄곧 그렇게믿었다. 오크는 내게 의심할 여지 없는 괴물이었다. 그런데……

 

 

주위를 둘러보았다. 불꽃이 일어나고 검은 연기가 주위를 가득 메꿨다. 전투의 흔적들이 곳곳에 있었다. 집은 파괴었고 오크들의 시체가 즐비하고있었다. 개중에는 어린 오크를 끌어 안고 있는 오크도 있었다. 조심스레다가가 오크의 시체를 살펴보았다. 소리를 지르듯이 입을 벌리고 얼굴에는 눈물 자국이 선명했다. 이것은 전투가 아니다. 전투라는 것은 전사들의 싸움이다. 목숨을 걸고 지키고자 하는 바를 위해 나아가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은……

 

 

고개를 돌려보았지만 이들 중 누구 하나 무기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 하다못해 돌멩이 하나, 짧은 막대기라도 쥐고 있지 않았다. 이들은모두 하나 같이 맨손으로 죽었다. 서로의 손을 잡고 하늘을 향해 울부짖었다. 눈물을 흘리며 눈 앞에서 소중한 이가 사라지는 순간에 절망했다.

 

 

오크는 악의 근원이라고 했다만 나는 알 수 없었다. 정말로 이들이악의 근원일까? 의문이 들었다. 이들도 가족을 소중히 여겼다. 서로를 아끼고 지키기 위해 희생하였다. 하지만 우리는 그런 이들을어떻게 했나? 처참하게 죽이고 이들을 짓밟았다. 이것은 전투가아니다. 그들 중 누구도 우리에게 대항하지 않았다. 아니대항하지 못했다. 처절하게 우리의 검에, 우리의 손에 죽었다. 이건 명백한 학살이다.

 

 

고개를 숙이던 중 뒤쪽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조심스레 발걸음을옮겨보았다. 무너진 건물 잔해 사이로 오크가 보였다. 아직어린 놈이었다. 놈은 다른 오크의 손을 붙잡고 있었다.

 

 

“엄마, 엄마!”

 

 

놈이 소리쳤다. 제 얼굴에 피가 묻는 것도 모르고 계속 울부짖었다. 두 눈가에서 눈물이 뚝뚝 흘러내렸다. 놈은 시체 곁을 떠나지 않았다. 숨죽여 울고 또 울었다. 그 소리가 내 귓가를 때렸다. 내 심장을 부여잡고 뒷걸음질치게 만들었다. 그때였다. ‘우직’하는 소리가 울리자 놈이 나를 바라보았다.

 

 

놈과 나는 서로를 바라보았다. 놈은 이를 갈며 나를 노려보았다. 나는 애써 그 눈빛을 피했다. 한손으로는 검을 잡았다. 분명 놈을 쉽게 죽일 수는 있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좀처럼 팔이움직이지 않았다. 아니 움직이고 싶지 않았다.

 

 

“어째서?”

 

 

먼저 입을 연 것은 놈이었다. 지 어미의 손을 붙잡고는 내게 소리쳤다.

 

 

“어째서! 어째서 우리에게이런 짓을 한 거야?”

 

 

대장은 오크가 악의 근원이라 했다. 그 누구도 그 사실에 의문을 품지않았다. 그래서 우리는 검을 들고 오크를 베어버렸다. 이빨을뽑고 전리품으로 삼았다. 악마의 후예를 죽였다는 것에 미소를 지었다.하지만 정말 그런 것일까?”

 

 

“우린 아무 잘못도 없는데 어째서냐고!”

 

 

놈이 흐느끼자 정신이 아찔해졌다. 그 모습은 우리와 다를 바 없었다. 등 뒤로 소름이 끼쳤다. 손에 힘이 풀리고 쥐고 있던 검이 바닥으로떨어졌다. 얼른 그 자리를 벗어나고 싶었다. 하지만 놈의울음소리 탓에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한시라도 빨리 도망가고 싶었지만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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