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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지마 친추 사절
그냥 친추 안 해도 보는데 지장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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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 : 2012/08/19 (일) 21:49:59.76 ID : F62GzVcx0
아내가 해주는 밥은 예전부터 심각했지만 이번엔 더 쩔었어.
요리술로만 밥을 하거나
카레에 미림(일본 요리술)을 조낸 쳐 넣어서 물기 많은 카레를 만들지 않나
더위 먹지않도록 중화냉면을 만들어주었는데 국물이 박카스였거나
그래도 나는 참으면서 아내의 요리를 먹었었지
아내를 위해서
나 "음~ 마시쪙 ㅋㅋㅋㅋㅋ"
라고 무리하게 기분 업시키면서
하지만 오늘은 그게 안 됬어.
오징어 먹물 파스타를
서예에서 쓰는 먹물로 만들었다는 게
2 :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 : 2012/08/19 (일) 21:50:42.44 ID : zBdziOrE0
오징어이무니다.
3 :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 : 2012/08/19 (일) 21:51:05.48 ID : SW/FWEs60
아니, 이건 웃지 못하겠음
못 웃겠다고
5 :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 : 2012/08/19 (일) 21:51:41.78 ID : iwLaKUuG0
스미(먹물)마센데시타 - 죄송합니다.
6 :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 : 2012/08/19 (일) 21:51:48.18 ID : F62GzVcx0
나는 아내의 밥이 맛없다는 걸 들키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기본적으로 밥을 먹을 때는 굉장히 기분 업한 상태에서 먹지.
그래서 오늘도
나 "오늘은 무엇을 만드는 거?"
아내 "오징어 먹물 파스타야 ㅋㅋㅋ"
이 때 부엌에서 서예용 먹물이 있다는 걸 알아차렸지만 나는 설마 아내가 그럴리가 없겠지라고 아무말도 하지 않았어.
아내 "진짜 대박으로 맛있게 만들께!"
정말 대박이였어.
8 :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 : 2012/08/19 (일) 21:54:19.69 ID : F62GzVcx0
그리고 나는 떨면서 식탁에 앉았어.
그리고 나온 건 평범한 오징어 먹물 파스타.
설마 이렇게 예쁜 칠흑색인 파스타로가 날 속이진 않겠지라고 생각했었지.
나의 특기인 기분을 업시키기를 유감없이 발휘하면서
나 "우와와 ㅋㅋ 맛있을 것 같다ㅋㅋㅋㅋ"
이 때 나는 정말 맛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어.
드디어 제대로 된 밥이 나왔습니다고 감동했지
나 "잘 먹겠습니다 ㅎㅎㅎ"
그 때 내 혀에 혁명이 일어났어
10 :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 : 2012/08/19 (일) 21:54:35.02 ID : JavMDAgE0
보통 요리 서투른 사람은 자기가 만든거 먹어보지 않나?
12 :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 : 2012/08/19 (일) 21:55:05.39 ID : qJVgv + pl0
사랑스러운 신부 잖아
너도 꽤 보통 놈이 아니야.
13 :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 : 2012/08/19 (일) 21:55:15.98 ID : qZPFLhte0
먹물은 사람 먹는 게 아니야ㅋㅋㅋㅋ
18 :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 : 2012/08/19 (일) 21:58:14.87 ID : F62GzVcx0
나는 크게 끄덕이며
나 "음 흐흐흐흐 (절망)"
아내 "마시쪙? ㅋㅋㅋ"
나 "절묘한 맛이야 (절망)"
라고 엄지 손가락을 세웠지.
그리고 또 한입을 먹을려고 했을 때
나 "음 우웨엨
토했어 레알
20 :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 : 2012/08/19 (일) 22:00:31.43 ID : aT8MB3BRO
잘 생각해보면 머리가 이상하네.
>> 1도 너의 아내도 둘다
23 :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 : 2012/08/19 (일) 22:01:54.39 ID : F62GzVcx0
나 "켁 켁 켁!!"
아내 "어 어 어?"
나는 여기에서 아내에게 물었어
나 "아 목구녕에 잘못 들어갔나봐 ㅋㅋㅋ
그런데 아내님? 여기에 뭘 넣으셨어요? "
아내 "어? 먹물이야"
나 "먹물? 무슨 먹물?"
아내 "서예용"
30 :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 : 2012/08/19 (일) 22:04:31.40 ID : F62GzVcx0
그 이후에 일어난 일에 대해선 꽤 생략하겠지만
나는 지금까지의 식생활에 대한 불만을 다 털어놨지.
아내는 울었고
나는 가만히 닥치고 있었지
그리고 아내는 그대로 집을 나갔어.
아마 친구 집이나 갔겠지
밥이 맛없다는 건 어떻게 해야되냐?
좀 가르켜줘라
50 :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 : 2012/08/19 (일) 22:10:07.92 ID : uGfa8W6p0
>> 30
그러니깐 장모에게 말해
아내가 하는 밥에 대해서 아십니까?
괜히 요리교실이나 가는 것보단, 백배 낫단다.
38 :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 : 2012/08/19 (일) 22:05:55.96 ID : AkK8lppg0
이혼하고 싶어서 일부러 이상하고 맛없는 밥을 만드는 여자도 있으니까
44 :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 : 2012/08/19 (일) 22:07:03.09 ID : F62GzVcx0
>> 38
아 그럴 수도 있겠네.
39 :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 : 2012/08/19 (일) 22:06:01.59 ID : fNU8i/ve0
일단 니 아내가 집에 나갔으니
우리들은 기분 좋아.
48 :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 : 2012/08/19 (일) 22:07:56.48 ID : jiBB6FBV0
결혼하고 처음으로 아내가 미트소스를 만들었지.
"어땠어?"라고 물어보길래 정직하게 "맛있었다 "고 말해놓고
,
개선사항을 메모장에 써서 한 항목씩 읽어내려갔지
· 재료는 전부 다지고 만들어라
· 고기는 다진 쇠고기이외로는 있을 수 없다
· 셀러리가 없다면 미트 소스를 만들지마
· 재료는 제대로 볶은 다음에 끓여라
· 흰 거 아니면 빨강이라도 좋으니까 와인으로 냄새 지워라
· 토마토는 통조림이라도 좋으니까 이탈리안 토마토이외엔 쓰지마라
· 로리에 정도는 넣고 쓴맛이 나기 전에 건져라
· 마지막엔 버터정도 넣어라
· 케찹을 넣지마라. 맛이 케첩 맛밖에 안 난다.
· 왜 맵게했냐?
· 미트소스를 1.4mm의 스파게티에 썼는지 이유를 대라
· 이 녹색 통에 들어있는 파르메산 치즈를 버리고 와라
· 앞으로 이걸 스파게티의 미트소스라고 부르는 것은 내가 용서하지 않겠다.
아내는 울고 친정으로 가 버렸지. 과연 내가 나쁜 건가?
51 :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 : 2012/08/19 (일) 22:10:19.91 ID : RLtJmSaQO
아내의 밥이 맛 없으면 같이 만들 수 밖에 없다.
만들어 달라고 하는 게 잘못된거
60 :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 : 2012/08/19 (일) 22:16:53.41 ID : D2Qog + fn0
보통은 아내도 자신이 만든건 먹어볼꺼야.
그러면 맛이 없다는 걸 알겠지.
그렇지 않으면 일부러일 수도?
52 :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 : 2012/08/19 (일) 22:11:26.97 ID : lddmA1R80
맛이 없는 걸 맛이 없다고 말하지 않는 건 배려가 아니란다.
발상이 엄청난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음식에서 나는 향만 생각해도 우욱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