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전 정도에 전역했습니다.
공군이여서 딱 2년.
군대에서 많은 일들이 일어났습니다.
대학 졸업하고 3개월 쉬다가 거친 파도 같은 사회에 나가기 전에 2년 군대에서 쉬다 오자라는 생각을 가지고 갔는데.
더 피폐해진 것 같습니다.
처음에 제가 자대배치를 받았을 때 나이 어린 선임들이 대부분이여서 내가 막내니깐 젊게 행동해야지 라는 생각으로 살고
아 어쩔 수 없구나 하면서 사적인 심부름과 레스링, 맞기도 했었습니다.
참느라 힘들었습니다. 동기, 맞후임, 맞선임 없었으면 아마 많이 힘들었을 겁니다.
제가 이병일 때 병장들은 일 안 하는 시대였는데
김 일병 사건 일어나고 선진병영이라는 것 때문에 기훈단에서도 제대로 군기도 없고 군대 편히 놀려고 들어 온 후임들 덕분에 병장 되서까지도 꽤 일했습니다.
폭력 없이 후임의 잘못한 점에 대해서 이야기를 후임들이랑 좀 많이 했는데, 그 것 때문에 설문지에 이름 적힌 적도 있습니다.
공군 헌병이여서 매일 밤 자다가 일어나 근무를 서고 가만히 4시간 이상 서 있었고
다른 사람이 근무를 잘못 섰는데 비번시간에 다른 전우랑 빨간 페인트로 소화전 칠하고 있던 저도 같이 연대책임으로 휴가 제한된 적도 있습니다.
매달 17만원(병장 기준) 받으면서 살기 힘들었습니다.
게임이나 책 사고 싶은 거 살려고 B.X도 안 가고
버티고 버텼습니다.
결국엔 17만원으로 사고 싶은 거 다 못 사고 놓치고
일본대학 친구들은 200만원 벌 때 17만원 받아서 쪼개서 아이스크림 사서 냉동고에 넣어놓으면 700만원 버는 간부놈이 쳐먹었습니다.
그러면서 밖에선 돈에 쪼잔하게 안 살았는데 돈에 쪼잔하게 구는 자신을 바라보면서
왜 내가 시급 300원밖에 안 되는 존재가 되었는지 나는 쓰레기인가 암울해졌습니다.
내 자신을 아무것도 모르는 놈들(간부)이 너는 어떻게 살래?라고 해서
일본어랑 프로그래밍, 그림 조금 그린다고 하니
(일본에서 고등학교 나오고 일본애들이랑 같이 일본 수능 봐서 대학 들어갔는데)
일본어랑 컴퓨터는 요즘애들 다 할 줄 아는 거고 라면서
9급 공무원 붙은 것도 아닌 자식 자랑하면서 남 깔보지를 않나
어린 94년생 하사가 너 어떻게 밖에서 돈 벌거냐? 건방진 *끼라고 비아냥거렸습니다.
단체 생활하면서 남 뒷치닥거리하느라 힘들었습니다.
화장실 대변기 똥 싸고 안 내리고
먹은 거 안 치우고
고등학교 3년 한국사람들이랑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지긋지긋하다고 느꼈던 저였지만
2년 더 애기들이랑 살면서 암 걸리는 줄 알았습니다.
솔직히 군대에서 배운 건 없습니다.
다 잃었습니다.
건강, 자신감, 꿈, 애국심 등등
하지만 다 끝입니다.
전역했습니다.
이기적인 단체생활도
다 끝입니다.
일도 제대로 안 하면서 내가 낸 세금으로 사는 간부들의 헐뜯는 소리도
다 끝입니다.
2년 자기계발 한다고 간 공군이였지만 결국엔 자기 계발보단 사역이나 하고 아무때나 일어나서 가만히 서있는 허수아비도 끝입니다.
군대를 안 갔다고 여권 연장 안 해줬지만 더 이상 그런 걱정 없어 다행입니다.
한국에서의 강제적인 삶
끝입니다.
일본으로 다시 가서 천천히 취직 준비나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