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혼자 공부할 시간을 얻게 되어, 도서관엘 다녀왔다.
예전 중딩때 가고 그 뒤론 기억이 없으니 15~6년만에 가는데 아마 맞지 싶다
도보10분~15분 되는 아주 가까운 거리에 하안도서관이 있는데 그동안 전혀 몰랐다.
목적은 영어 공부였으나, 아주 오랫만에 갔고, 회원카드도 만든 김에 책도 한권 빌렸다.
집에선 이쁜 방해꾼 덕분에 도저히 공부할만한 환경이 조성이 안되어서.. ㅎㅎ 도피할 겸 다녀왔는데
예상보다 매우 좋았다. 예전에는 도서관 자리 맡아놓고 사라지는 사람도 많았는데..
일단 자리를 전산으로 처리하여 책처럼 자리를 대여하고, 반납하는 방식이다(물론 비용은 발생하지 않음)
그리고.. 도서관 주변에 유흥시설이 없다. 중딩때도 도서관간다고 뻥치고 밑에 피씨방가고.. 만화책 빌려다보고
그랬었는데.. 뭐 그런건 일절 어렵겠더라.
토요일 아침에 감기걸린 아들이 병원을 가는김에 나도 차를 얻어타고 다녀왔고, 일요일엔 저녁 먹고..
아들이랑 목욕 한 후 7시반쯤 출발해서 다녀왔다.
참 사람이 많았다. 나랑 비슷한 또래인 사람들도있었고, 나보다 훨씬 연배가 높으신 분들이 더 많았던것 같다.
나는 작년 추석이었나... 여름즈음이었나.. 여튼 그떄 부터 게임을 줄이고 책을 보기 시작했는데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사람들을 보니 내가 웬지 매우 뒤쳐져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사실 이런 생각하는 자체가 좋지 않은 일이지만...
내가 그동안 비교적 생산적이지 못하게 쓴 시간을 후회한다는것은 아니다. 그 동안의 나도 좋았고
지금 무언가 생산적인 행위를 하고 있는 나는 더 좋다.
그 시간이 있었기에 지금 이렇게 생산적인 활동을 할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오늘 아침에 친구들과 얘기를 하던중에 친구가 이런말을 했다. "얼마 못할줄 알았는데, 한달넘었지? 열심히 하네"
이러길래 나는 지레 찔려서 열심히가 뭐냐고. '열심히' 라는건 뭔가 진짜 고된 노력을해서 더이상의 노력은 못하겠다
이럴떄 쓰는 말 아니냐고 되물었다. 되돌아보면 33년동안 살아온 나는 무언가를 열심히 해본적이 없는것 같다.
뭔가 프로젝트를 할떄 하루 이틀이나 빡씨게 했긴 했겠지. 그게 열심히 한 것인가?
그냥 일을 기간 내에 처리하려다보니 그렇게 한 것이다. 열심히 한게 아니고 그냥 일을 한 거지.
학창시절에 공부는 물론이고 청년이 되어서 일을 할 떄도 마찬가지. 집안일도 마찬가지.
인간관계는 말할것도 없고, 노는것 또한 열심히 한적이 없다. 그냥 흘러가는대로, 뭔가 열심히 하는것 없이
되는대로 살아왔는데... 그렇게 흘러보낸 시간을 아깝게생각하거나 후회하는것은 아니지만,
뭔가 열심히 하는 것 없이, 그냥 흘러가는대로 살았던 것은 조금 후회된다.
특히 뭔가 목적의식없이 무의미하게 시간을 보내고, 밥먹는것 마냥 당연하게 온라인 게임에 접속해서
그리 재미있게 시간을 보냈던 것도 아니고. 특히 롤하면서 빡쳤던 행동들 반성한다...
앞으로는 좀 더 생산적으로 시간을 쓰고, 노는것도 열심히. 좀 더 즐겁게 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