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 20대 초반 즈음에 많이 화제가 되던 단어이기도 했고,
성장 과정에서 여러가지 상황을 겪어나가며 내가 다치지 않기 위해 어느 정도 무심한 성격이 되기도 했기 때문일 것이다.
어쨌거나 저쨌거나 20대 중반.. 군대 다녀와서 얼마의 시간 정도까진 내가 소시오패스라고 굳게 믿고 살았던 적도 있었다.
소시오패스는 어느정도 경계가 애매한 말이기도 하거니와 정식 병명으로 규정된 병명이 아니지만
난 지금도 나와 아주 가까운 사람들 외 다른 사람들, 소위 내 울타리 밖의 사람들의 일에는 아주... 많이 무신경하다.
사회적으로 많은 인명이나 재산의 피해가 있던 일들도 안타깝네... 혹은 저거 어쩌나 정도의 감정만 나올 뿐
피해를 입은 분들에게 진심으로 공감하여 눈물을 흘린다거나 하는 감정은 전혀 느끼지 못한다.
물론 주변인들과의 대화나 사회 생활에서는 많이 안타까워 하는 척, 많이 생각하는 척 하며
정상인처럼 보이려 당연한 노력을 하면서 산다.
사이코패스의 경우지만 미드의 덱스터처럼 사회적 생활을 위해 어느정도 양심을 연기하며 사는 것이다.
그랬던 내가 요즘 눈물이 아주 많아졌다.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정확히 알 수가 없다.
시술을 해도 차도가 없는 내 목디스크 때문인지
최근 연주를 시작한, 원래는 발랄한 악기지만 내가 치면 우울한 악기가 되는 우쿨렐레 때문인지
(생각해보니 이건 원인보다는 결과인 것 같다)
아니면 최근의 인간 관계에 대한 고뇌 때문인지, 요즘 일이 잘 풀리지 않기 때문인지
그것도 아니라면 이미 오래 지난 일이지만 정상적으로 부모님을 보내드리지 못한 후회인건지 모르겠다.
확실한것은 눈물의 시작은 어벤져스였다는거다.
어벤져스의 후반부 클라이막스 부분이 시작하면서부터 장례식과 은퇴등을 보며 많이도 훌쩍거렸다.
훌쩍거린 사람이 나만 있던 것은 아니었으나 확실히 난 남들보다 많이 훌쩍거렸다.
평일 낮이었지만 개봉 다름날이라 자리가 거의 들어차 빈자리가 없었고 내 양 옆의 자리에도 모두 사람이 있어서
크게 엉엉 소리내서 울고 싶은 마음이었으나 그러지 못한것이 아쉬웠다.
그 다음은 어바웃 타임이었다.
별 기대 없이 봤는데 빌 나이의 ㅇ아버지 역살에 완전히 몰입하여 빌 나이와 아들이 마지막 탁구 친 장면과 그 다음 장면에서..
이번엔 울진 않았지만, 아주 찡한 기분을 느끼며 거의 울뻔했다.
그리고 우쿨렐레로 칠 멜로디를 따기위해 퇴근길에 김진호의 가족사진을 차에서 듣다가 따라 부르게 되었는데...
세번째 반복될 때였을까 갑자기 눈물이 터지며 감정을 주체할 수 없을 지경이 되어 길 옆에 차를 세우고 크게 소리내어 엉엉 울었다.
어벤져스도 한번 더 보고, 어바웃 타임도 한번 더 보았는데 똑같은 부분에서 똑같이 울었다.
내가 이렇게 감정을 격하게 느끼는 놈이 아니었는데..
최근엔 부성과 관련된 자극을 받으면 어김없이 터진다.
이렇게 격하게 터지진 않았었지만, 예전에 드래곤 길들이기 1에서 아들이 아빠에게 마침내 인정받는 장면에서도
찡해졌던 적이 있긴 했는데.. 요즘처럼 이렇게 격하진 않았다.
살아계실 때 서로 찾지도 않던 부모님이 이제 와서 그리운 건지
그렇게 보낸 것에 대한 때 늦은 후회인건지
다른 사람들에 비하면 특별히 힘들것도 없는 내 삶이지만,
다른사람에 비해서 힘들지 않다고 해서 힘들지않거나 심리적으로 부침을 겪지 않는것이 아닌 내 삶 때문인건지
힘들고 부침을 겪는 삶이지만 내 어꺠에 얹어져 있는 것들 떄문에 도망칠 수도 없는 출구없는 인생 때문인건지
무엇 때문인지 정확히 모르겠다.
어쩌면 저 모두 때문일지도 모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