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집회를 다녀왔다.
이런 집회가 있다는걸 알게되면 보통 참가하는 편이나
이번에는 집회가 있다는걸 아는게 많이 늦어
지난 5일과 12일 두 번만 참여했다.
주최측의 모든 주장에 동의하는것은 아니고,
내 생각과 맞지않는 발언들도 여럿 있었으나
그저 점 하나. 목소리 하나 보태기 위해 다녀왔다.
나는 이런 집회에 다녀올 때 마다 몇번씩 가슴속에서 찡-함을 느끼게 된다.
집회장소로 가는 도중 한 방향으로 걷는 사람들의 뒷모습을 볼 때.
나와 생각이 비슷한 사람들이 그렇게나 많이 모여있는 것을 볼 때
구호를 목청껏 외치는 몇 사람의 모습을 볼 때
가슴속에서 찡함이나 뭔가 울컥하게되는 것을 느낀다.
내가 군대 훈련소에서 잠시 의무대신세를 진 적이 있었는데
그때 만났던 굉장히 유쾌했던 기간병 하나가 했던 말이 있다
(기간병이라는 표현이 맞나...? 어쨌든 난 훈련병이었고 그 사람은 조교였다.)
너가 군생활하면서 나같은 사람 만날 수 있을거 같아? 잘해 임마
그의 말대로 그 같은 사람을 군 생활 도중엔 만나지 못했다.
군생활 뿐만이 아니라 지금까지도... 그 사람 같은 사람은 만난적이 없다.
반쯤 아저씨같은 사이로 지내고 의무대의 군기는 세지 않았지만
난 의무대 안에서 먹이사슬의 최 하위에있는 훈련병이었고 그는 기간병이었다.
다른 여러 사람과 잘 지내는 모습이나 유쾌한 모습은 내게 많은 귀감이 되었고
나는 '내가 저 사람같은 사람을 만날 수는 없겠지만 내가 저 사람 같은사람이 돼서
다른사람들이 저 사람같은 사람을 만나게 하자' 라고 생각하게된다.
그리고 그렇게 살았다...... 고 생각한다. 적어도 그렇게 살려 했다.
내 주변 사람들은 다르게 생각할 수도있겠지만, 그러기 힘들 때도 많았지만
나는 어쨋든 그 사람같이 항상 유쾌하게 지내려 했다.
목청껏 구호를 외치는 사람들을 보며,
오랫만에 그 사람이 생각났다.
다른사람들이 목청껏 소리치는 모습을 보며
내 안에서 뭔가 끓어오르는것과 전율같은 떨림을 느꼈다.
다른 누군가도 날 보며 이런... 벅차오르는 감정을 느끼게 하려
나도 목청껏 소리 질렀다. 더욱 더 크게 소리 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