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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정말 오래, 많이 입은 옷. (6) 2019/11/04 PM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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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겐 정말 오래 입고, 많이 입은 옷이 있다.

원래 옷을 잘 사지 않고 한번 산 옷을 헤질때까지,

남들이보기 민망해 질 때까지 입는 편이지만

(난 얼굴이 두꺼워 나보다는 내 옆에 있는 사람이 민망해 지는 편이다)

이 옷은 특히.. 정말 특별하게 많이 입었다.

 

06년인것 같다.

연신내의 어디였을거다. 그때 당시 던킨도너츠 옆... 일거고. 브랜드는 생각나지 않는다. 

명품은 아니고 그냥.... 중저가 브랜드였던 듯. 간판이 초록색이었나? 파란색이었나... 

여튼 그랬다. 그때 당시 여자친구가(연애초기였던, 지금은 와이프)내가 일을 시작할 때 즈음 

실내에서 춥지말라고 내 손을 끌고 가 반 강제로 사준 옷이다

(그래봤자 그 돈의 출처를 따라가 보면 결국 내 돈이겠지만).

 

십년이 넘도록 매년 10월말, 11월초쯤 쌀쌀해 지면 드라이 맡기고,

겨울이 끝날때까지 꾸역꾸역 입는다.

원래 탱탱하던애가 지금은 탱탱하지도 않고, 많이 늘어나서

몸에도 맞지 않아 불편한 느낌도 있다. 특히 팔이 늘어난 것이 체감된다.

그래도 어김없이, 올해도 꺼내 입었다.

 

검소하다...는 느낌과는 조금 다른것이다.

사실 저런 옷을 사는게 어렵지도 않고.... 돈이 없는것도 아니고 쇼핑할 시간이 

없는것도 아니다(귀찮기는 하지만). 이젠 좀 갖다 버리라는 와이프의 성화도

잠잠해진지 오래 됐다. 그저 인제 추워지니 그 옷 준비해달라는 말 한마디면 됐다. 

바로 알아들었다. 옷이 탄성을 잃어 예전만큼 몸에 잘 맞지도 않고 원래 길이보다 

많이 늘어나 사실 이 옷을 입은 내 모습은 보기에 그리 흡족하지 않다

(흡족하지 않은 것이 꼭 이 옷 때문이라고 말하기는 사실 조금 어렵지만). 

 

왜 이 옷에 집착하듯이 이렇게 입는건지 사실 잘 모르겠다.

새 옷을 사 입는것은 어렵지 않은 일인데, 굳이 그러고 싶지가 않다.

내가 이 옷에 집착한다는 사실을 자각하면서부터 더 집착하듯이 찾아 입는다.

아마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내년에도 이 옷을 찾아 입을 것이다.

숨쉬듯이 당연하게. 무심하게 다시 얘기하게 될 것이다.

쌀쌀해지는데, 그 옷좀 준비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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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namania    친구신청

그러고보니 올해로 25년된 군용 깔깔이를 어김없이꺼내 입었네요. 집에서 플스켜놓고 의자에 쭈구리고 게임할때 이거보다 좋은 동계복장이없는듯....

놀아본오빠    친구신청

25년이요? 집에서만 입으시긴 하지만.... 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 대단하십니다

Citizenk    친구신청

저는 슬레진져 티셔츠를 선물받은적이 있는데 몇년을 입었는데도 헤지지도않고 거의 처음상태처럼 유지하고 오래 입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러다가 그 티셔츠 입다가 머리부분 구멍이 작아서 억지로 입다가 튿어져서 나중엔 결국 버렷어요. 옷자체는 정말 오래가고 색도 안빠지고 ..그래서 다시 슬레진져 알아보니까 지금 한국에 파는 슬레진져는 국내에서 만들고 디자인도 좀 오리지날하고 틀리고요. 내구성도 좀 다르다고 하더라구요.

놀아본오빠    친구신청

오 슬레진져....... 적어놔야겠습니다.... ㅎㅎ

돌이돌이    친구신청

그냥 한번 입는거 꾸준히 입는.. 저하고 비슷한 유형인데

틀린건 제 와이프는 자기가 보기 질린다고 끌고가서 새옷 사 입히고, 좋아서 방심한 틈에 갖다 버림;;

놀아본오빠    친구신청

ㅋㅋㅋ 안됩니다 내 옷을 어딜버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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