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풀니스.
초예측이 2019년 마지막 완독일줄 알았는데, 책 편지 삼일만에(읽은건 이틀)만에 다 읽어버렸다. 이 책은 굉장히 많이 팔린 책이고, 많이 알려진 책인데, 이놈에 반골 기질 덕분에 또 늦게 읽고 말았다. 사놓고도 읽기까진 아주 한참 걸리기도 했고.
이 책은 ‘세상은 보기보다 살만하다. 네 생각보다는 그래도 괜찮은 곳이다.’ 라는 것을 알려주기 위한 책이고 처음부터 끝까지 샛길로 빠지지 않고 그 부분에만 집중해서 알려준다. 여러가지 수치로 세상은 그럭저럭 살 만한 곳이고 더 살 만한 곳이 되고있다. 라는 내용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 수치 라는 것이… 같은 수치를 놓고도 다양한 보기에 따라 다양한 해석이 나올 수 있지만 이 책에 쓰인 해석에 반문을 할 여지는 그리 크게 있어 보이지는 않는다.
책 제목이 작가가 새로 만든 단어라고는 하지만 느낌을 전달 받는데는 큰 무리가 없다. 이것을 한국어로 번역하려면 조금 어려움이 따르지만… 이 책에서는 사실충실성 이라는 단어로 번역했다. 그리 짧지않고, 접한 어휘가 비교적 적지 않다고 자부할 수 있는 나도 처음 듣는 단어다. 어색하다. 영어를 한국어로 해석하거나 번역할 때 이렇게 좀 어색한 단어가 종종 나오지만, 이 단어는 독보적으로 어색하다. Factfulness 음.. 그냥 사실에충실한 것? 사실들? 무슨 단어를 갖다 붙여봐도 어색하다. 역시 번역은 아무나 하는건 아닌가보다.
이 책은 독보적으로 쇼킹한 머리말으로 시작한다. 보통 책에서 나오는 한 두페이지짜리 머리말과는 아주 결이 다르다. 아주 흥미로운 열 세가지 질문으로 시작하는데 나는 이 문제 중 두문제만 맞췄다. 정답률이 아주 퐌타스틱하다. 열 세 문제 모두 삼지선다문제였으니 책에서 여러 번 나오는 대로 침팬지도 네문제에서 다섯문제는 맞출 문제를 나는 겨우 두 문제 맞췄다. 이 전에 읽은 왜 세계의 절반은 아직도 굶주리는가 의 영향을 받았다고 자위해보지만 여튼 결과는… 나는 두 문제 맞췄다. 침팬지의 절반 수준이었다. 내가 이렇게까지 조진 시험 결과가 있었나 한번 생각해본다. 문제아였던 내가 불수능으로 겁나 심각했던 우리 때 수능도 이렇게 조지지는 않았었다. 난 심각한 문제아였지만 그래도 맞힌게 틀린것보단 많았었는데….
이 책에서 다루는 주 대상은 우리나라나 구미 지역들이 아닌 제 3세계, 혹은 개발도상국이라고 하는 나라들이다. 평균적인 삶의 질이 낮은 나라들. 그 나라들의 삶이 우리가 생각하는것만큼 나쁘지 않다는 것이 주 내용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그 나라들은 60년대, 70년대의 모습이며 지금과는 아주 많이 다르다는 그런 내용. 우리나라같이 발전된 나라에 사는 많은 사람들이 그들을 과소평가하고있고, 그네들의 삶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만큼 나쁘지는 않으며, 이런 잘못되고 편협한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 우리 자신에게, 혹은 다른 사람들에게 위험할 수 도 있다는 그런 내용으로 책을 채우고 있다. 이런 좋은 책에 대해 책 내용을 가지고 내가 왈가왈부 한다는 것도 사실 웃기는 일이기도 하고… 각종 수치와 통계로 이야기하는 작가에게 반문을 할 여지는 그리 크지 않다. 통계를 보는 시각에 대해서는 상당부분 동의하기도 하고.
열두시 안에 글을 올리고 싶었는데 좀 늦었다. 나는 독후감 쓴 기준으로 완독했네 마네 정하니까 이 책은 2020년 첫 완독으로 이름을 올리게 되겠다. 세상에 대한 시각을 조금은 넓혀준 재미있는 책이었고 읽어보지 않은 사람은 일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