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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보며 나를본다] 지리의 힘 (0) 2021/03/11 AM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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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은진 좀 됐는데 어쩌다보니(하루 이틀 미루다보니) 독후감이 좀 늦었다. 


지리의 힘은 뭐 누가 특별히 줄줄이 읊지 않아도 누구나 알고 있다. 총 균 쇠를 통해 알려진 것처럼 지금같은 강대국과 개발도상국의 모습이 만들어진 것도 지리 때문이고 우리나라가 다른 위치에있는 나라들과는 다르게 하드 난이도로 스타트하여 삶을 살고 있는것도 지리 때문이다. 우리나라가 유럽에 있었다면 지금과는 크게 나라의 상황도, 개인의 삶도 달랐을게 분명하다. 혹은 그냥 대국도 소국도 아닌 그 나라만 없어져도 삶이 꽤 펼 것 같기도 하고… 뭐 여튼 그건 실제로 일어날순 없는 일이다. 하지만 생각하는걸 멈추긴 어렵다. 굉장히 즐거운 생각... 중국이 대충 열개 정도로 나눠지는... 사드 보복, 판호, 동북공정이나 파오차이같은 개소리 없는 즐거운 생각. 또 우리가 저 멀리 있는 이라크나 이집트, 칠레 같은 나라와 으르렁 대지 않고, 일본과 중국, 북한과 으르렁 대는 것도 , 복잡한 역사를 가지고 있는 것도 당연히 지리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보면 미국이 20세기에 세계 패권을 쥘 수 있던 것도 지리적인 위치 때문이고, 사우디를 비롯한 중동 국가들이 뚜렷한 국가경쟁력을 갖추지 못하고도 잘 먹고 잘 사는것도 지리.. 땅 속에 묻혀있는 검은 황금 때문이다. 이 빌어먹을 검은 황금은 다시 리터당 60달러를 돌파하여 하늘 높은줄 모르고 치솟고 있고,.... 현재 인플레이션 압력의 주된 이유가 되어 내 주식이 못 올라가는데 한 몫 크게 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 프랑스와 영국, 인도와 파키스탄, 이스라엘과 시리아가 역사적으로 혹은 지금까지도 서로를 극도로 미워하며 틈만 나면 헐뜯고 상대를 밟고 싶어하는 것도 지리 때문이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크림 반도를 집어 삼킨것도 지리 때문이다. 최근의 일로는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의 문제가 있겠고. 그건 다른 이유도 많아서 콕 찝어 지리의 문제였다 라고 말 하긴 어렵지만 여튼 그 지역의 지리적 특성도 크게 한 몫한게 분명하다.

 

제목인 '지리의 힘'이 말의 뉘앙스 자체는 왠지 긍정적인, 뽐내는 힘의 이미지지만 원래의 제목은 'prisoner of geography'. '지리에 갇힌 사람들'. 완전히 반대의 뉘앙스. 미생의 장그래의 표현이 떠오른다. 에스키모들이었나... 여튼 페쇄적인 문화를 가진 사람들을 보고 '문화에 갇힌 사람들'이라는 표현을 쓴 적이 있었는데 그떄 당시 등장인물의 말에 공감하여 나도 굉장히 신선한 표현이라고 생각했다. 그 표현과 비슷한 느낌으로 와닿는 표현을 봐서 매우 반가웠다. 책의 영어 제목을 본 후에는 그 전과 비교하여 책의 느낌이 완전히 다르게 느껴진다. 책의 절반 정도를 읽고 나서 그걸 발견했는데, 그 전까지 읽은 내용이 머리속에서 휘리릭 떠오르며 뭔가 뒤통수를 맞은것 같은느낌. 정신이 확 드는 그런 느낌이 들었다. 그게 그 내용이었구나. 그런 의도로 쓰인 거였구나. 영어제목이 표지에 써있기는 하지만 책을 다 읽을 때 까지 그걸 깨닫지 못하고 그냥 읽는 사람도 많을 것 같은데, 읽을 사람은 꼭 이걸 알고 읽었으면 좋겠다. 책이 완전히 달라진다. 마케팅 목적 혹은 풀간한 책들과의 통일성을 위해 이렇게 제목을 정했겠지만…. 원래 제목과 아예 이렇게 반대되는 제목으로 지었어야 했나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책은 총 열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각 장마다 하나 혹은 두개의 지역(혹은 나라)가 나온다. 각 장마다 한 권을 할애해서 말을 해도 충분할 이야기인데, 열 개의 장으로 쪼개다 보니 각 장의 이야기가 너무 축약된 느낌을 받기도 한다. 그러나 모든 것엔 장단점이 있는데, 축약되다보니 이야기의 진행이 빨라서 답답하지않게 진도를 쭉쭉 빼며 읽을 수 있다. 다른 나라이야기를 볼 땐 그러려니 하고 봤었는데, 우리나라 이야기를 보다 보니 사소한 부분이 사실과 다른 부분이 조금 있어서 다른 나라를 볼 때에도 어느정도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겠거니 생각하며 봤다. 책 자체는 술술 읽히는 편이나 왠지 책 자체에서 꽤 멀어져서 1/3쯤 읽다가 책을 손에서 놨다가 다시 집었는데, 술술 잘 읽혀서 몇 시간만에 다 읽었다. 전체적으로 굉장히 흥미있는 내용의 책이었다.  러시아 편만 읽어도 값어치는 충분히 넘치게 다 하는 느낌. 아주 재미있게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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