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지나면 봄이 오는것이 당연하듯이
날이 따뜻해지자 당연하게도 꽃이 핀다.
코로나 덕에 꽃놀이를 가기는 어렵지만
이런 사정과는 상관없이 당연히 꽃이 피었다.
자기의 아름다운 모습을 과시하듯이.
일년에 단 보름 내외 흐드러지는 것들이
그 기다림에 걸맞게도 참 아름답다.
그 아름다움이 나에게는 참 덧없게 느껴진다.
단 보름 내외의 아름다움을 위해 살아가는 것들이
그 보름동안 만발하기 위해 일년의 대부분을
그저 감내하며 살아가는 것이 허무하다.
흐드러진다는 말도, 덧없다는 말도
이보다 더 어울리는 것이 있을까 싶다.
나도, 우리도
그렇게 흐드러질 때가 있었다.
꽃을 보듯 너를 볼 때가 있었다.
덧없다.